김기태 마음, KT 아들 향한 뜨거운 '속정', 몸은 일본에 있지만...

울산=김우종 기자  |  2021.03.02 05:00
KT 김건형. KT 김건형.
"아버지께 오늘 경기 나간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가서 (잘)하고 오라 하시더라."


김기태(52) 전 KIA 감독은 현재 일본에 있다. 올 시즌부터 일본 프로야구 명문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2군 수석코치를 맡고 있다. 그리고 그의 아들 김건형(25)은 KT 위즈에서 눈도장을 받기 위해 겨우내 굵은 땀을 쏟았다.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떠나 남들보다 다소 늦게 야구를 시작한 김건형. 당장 주전으로 도약하는 건 아닐 지라도 KT 구단과 이강철 감독은 김건형에게 기대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

1일 울산 문수 야구장에서 두산과 연습경기를 앞둔 이강철 KT 감독은 "주전들은 몸을 만드는 게 먼저다. 시범경기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다"면서 "오늘은 최대한 백업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인 선수들 중에서 권동진과 김건형이 방망이 치는 모습을 좀 보고 싶다. 우리 투수가 아닌 상대 팀 투수들을 직접 상대하는 건 처음이다. (김)건형이는 외국서 운동을 했다. 훈련서 보여준 모습은 되게 좋았다. 치는 쪽에 재능이 있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김건형은 지난해 9월 KBO(한국야구위원회) 신인드래프트서 8라운드 전체 75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앞서 열린 트라이 아웃에 참가해 가능성을 보여줬고, KT가 그를 선택했다. 당시 이숭용 단장은 "타격에 재능을 보였다. 마인드도 좋다. 향후 팀에 보탬이 될 선수로 판단했다"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9월 9일 KBO 트라이아웃 당시 김건형의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지난해 9월 9일 KBO 트라이아웃 당시 김건형의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비록 몸은 일본에 있지만 아들을 향한 속정을 잊지 않은 '아버지' 김기태다. 이 감독한테 자주는 아니지만 연락을 할 때가 있다고. 이 감독은 "가끔 전화가 한 번씩 온다. (아들) 잘 하고 있냐고.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연관을 짓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김건형은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2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두산 투수 김민규를 상대로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하지만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는 모습이 돋보였다. 4회에는 박종기를 상대, 풀카운트까지 간 뒤 1루 강습 땅볼로 물러났다. 타구 스피드가 인상적일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그의 첫 안타는 6회에 나왔다. KT 투수는 이교훈. 김건형은 유리한 3-0 볼카운트에서 거침없이 4구째를 밀어쳐 좌측 담장 직격 2루타를 뽑아냈다. 슬라이딩을 시도한 뒤 일어서는 그를 향해 더그아웃에 있는 KT 동료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마주한 "경기장에 오기 전까지는 떨리는 마음이 컸다"면서 안타 상황에 대해 "유리한 볼카운트서 장타를 노리기 위해 적극적인 스윙을 하려고 했다. 때마침 결과가 괜찮아 기분 좋았다"며 웃었다.

그는 "유한준 선배를 본받고 싶다. 철저한 본인 관리로 오랫동안 건강하게 야구하는 모습을 배우고 싶다"면서 "김재환 선배 등 TV로 보던 선수들을 같은 구장서 직접 만나 신기했다"고 이야기했다.

추신수의 한국행에 대해 "존경하는 선수인데, 한국서 함께 뛸 수 있는 기회가 와 뜻깊은 것 같다"고 말한 그는 아버지에 대한 질문에 "안부 전화를 종종 드린다. 딱히 별다른 말씀은 하시지 않는다. 오늘 경기에 뛴다고 말씀드렸더니, 가서 (잘)하고 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멋쩍게 웃었다.

KT 김건형이 1일 두산과 연습경기에서 힘차게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KT 김건형이 1일 두산과 연습경기에서 힘차게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김기태 전 KIA 감독. /사진=뉴시스 김기태 전 KIA 감독.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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