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로만 남았던 '출정식'... 손흥민이 벼르고 있는 이유

김명석 기자  |  2022.09.23 05:45
지난 2018년 6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 보스니아전에서 패스를 시도하고 있는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지난 2018년 6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 보스니아전에서 패스를 시도하고 있는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지금까지 출정식은 좋지 않게 흘러갔던 것 같아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에게 지난 두 번의 월드컵 '출정식'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 팬들 앞에서 마지막으로 '믿음'을 보여줘야 했을 경기, 손흥민이 경험한 출정식은 모두 패배의 쓴맛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출정식 튀니지전에서 한국은 0-1로 졌다. 당시 손흥민은 68분을 뛰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4년 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 역시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1-3으로 완패했다. 풀타임을 뛰었던 손흥민과 선수단은 또다시 국내 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두 차례 월드컵 모두 한국은 조별리그 탈락에 그쳤다.

손흥민에게 23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코스타리카전, 그리고 27일 카메룬전 의미가 특별한 이유다. 물론 벤투호는 이번 2연전 외에 월드컵 직전에도 국내 출정식이 계획돼 있긴 하지만, 그땐 유럽파가 소집될 수 없다 보니 손흥민 등 유럽파들에겐 이번 2연전이 월드컵 출정식 의미를 갖는다. 벤투호의 유럽파 비중을 고려하면 최정예로 치르는 진정한 출정식이 될 전망이다.

손흥민도 "어쩌면 이번 경기들이 월드컵 출정식이 될 수도 있는데, 그동안 출정식은 좋지 않게 흘러갔던 게 사실"이라면서 "출정식이라는 게 좋은 마음으로 월드컵에 가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번엔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마침 기세가 좋다. 새 시즌 개막 후 8경기 연속 침묵을 지키며 팬들의 걱정이 컸지만, 그는 대표팀 소집 직전 해트트릭(3골)을 터뜨리며 날아올랐다. 한 번 흐름을 타면 무섭게 골을 넣는 게 손흥민의 강점이기도 한 데다, 마침 대표팀 경기에서도 최근 3경기에서 2골을 넣을 만큼 흐름이 좋다 보니 손흥민의 골을 기대하는 시선도 많다.

장거리 비행으로 인한 피로나 시차 적응 등의 아쉬움은 있으나 예년보다 대표팀 합류 시기도 빨랐고 경기일도 하루 늦었던 만큼 조금이라도 회복할 여유도 생겼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도 당연히 손흥민의 선발을 예고했다. 공격진에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큼 어느 역할을 맡길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만 남았을 뿐이다.

새로운 지원군도 생겼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무대에서 어시스트 공동 선두에 올라 있는 이강인(21·마요르카)이다. 1년 6개월 만에 재승선한 이강인은 미드필드 지역이나 심지어 손흥민과 투톱을 이뤄 손흥민을 전폭 지원할 수 있다. 이강인의 패스를 손흥민이 골로 연결하는 장면은 많은 축구 팬들이 기대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손흥민의 출사표 역시 앞선 평가전들과는 사뭇 다르다. 월드컵 출정식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엔 조금 더 특별하게 팬들을 찾아뵙고 싶다. 하나가 된 모습을 보여줘서 월드컵에 나가서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팬분들과 국민들께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출정식을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가 담긴 출사표다.

손흥민이 지난 6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이 지난 6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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