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9회 2사 만루 정도, 아직 한가하지 않다" [총재 인터뷰②]

김우종 기자  |  2022.09.12 12:24
스타뉴스와 인터뷰하는 허구연 KBO 총재. /사진=김우종 기자 스타뉴스와 인터뷰하는 허구연 KBO 총재. /사진=김우종 기자
허구연(71)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취임한지도 어느새 5개월여가 지났다. 지난 3월 29일 야구인 출신 최초 KBO 수장이라는 기대감 속에 출발한 허 총재는 스스로 "실무형 총재"라 칭하며 전임자들보다 부지런히 현장을 누비고 소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구인들은 허 총재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스타뉴스는 프로야구 감독과 코치, 선수, 구단 프런트, 해설위원, 팬 등이 총재에게 희망하는 점들을 모은 뒤 허 총재에게 직접 그에 대한 답변을 들어봤다. /스포츠국

① 총재에게 바란다... "144경기, 너무 많아요" 감독·선수 이구동성

② 허구연 총재 "경기수 많다는 것 동의, PS도 2024년부터 새 방식 검토"

③ "이제 겨우 9회 2사 만루 정도, 아직 한가하지 않다"

"글쎄요..., 이제 9회 2사 만루 정도 됐을까요?"

허구연 총재는 지난 3월 취임식에서 한국야구를 '9회 1사 만루'의 위기 상황에 비유했다.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라는 한 구단 프런트의 질문을 전하자 허 총재는 잠시 생각한 뒤 "2사 만루 정도"라고 답했다. 지난 5개월여 동안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둬 이제 경기 종료까지 아웃카운트가 2개에서 1개로 줄어들었다는 자평으로 해석됐다.

그러면서도 허 총재는 "(한국야구는) 아직도 심각하다. 한가하게 지낼 상황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구단마다 의견 차이가 크지만 10개 구단 통합 마케팅도 하루 빨리 성사시켜 각 팀이 적자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총재는 취임 후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잇달아 만나 각 지역 야구 인프라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과거 정치인이나 기업인 총재들은 정치 색깔이나 기업의 이해관계 때문에 지자체장이나 공무원들을 만나는 데 부담이 컸다"며 "나는 그런 점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실무형 총재'로서 활동하는 데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달 말에는 미국 출장도 다녀왔다. LA 다저스와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까지 메이저리그 3개 구단을 방문해 팀 최고 경영자들을 만났다.

세 팀 모두 2024 시즌 KBO 리그 개막전의 미국 현지 개최에 대해 매우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허 총재는 "솔직히 처음에 미국을 가기 전에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런데 의외로 세 구단 모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적극적으로 KBO 리그 개막전 개최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허구연(오른쪽) KBO 총재와 LA 에인절스 존 카피노 사장. /사진=KBO 제공 허구연(오른쪽) KBO 총재와 LA 에인절스 존 카피노 사장. /사진=KBO 제공
허 총재가 꿈꾸는 건 단순히 미국에서 야구 경기만 여는 게 아니다. KBO 리그 개막전을 현지 교민들의 축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또 야구단 모기업들의 미국 내 홍보와 선수들의 기술 향상이나 의식 전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O리그 개막전의 미국 개최로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가"라는 30대 남성 팬의 질문에 허 총재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가 느끼는 게 많아야 한다. 만약 미국서 열리는 개막전에 참가하면 여러 가지를 느낄 것이다. 선수들의 생각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저스에는 코리아 헤리티지 데이가 있다. 개막전을 2연전 정도로 추진하면서 '한국의 날'로 만들고 싶다. 단순히 야구 두 경기만 하는 게 아니다. 예술과 문화, K-팝이 어우러진 판을 벌리자는 것이다. (미국인들에게) 한국야구의 응원 문화가 어떤지도 보여주고 싶다"고 들뜬 마음을 내비쳤다.

최근 KBO 리그는 위기설이 나온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e스포츠와 영상 시청 등 여가를 보내는 수많은 방법들이 KBO 리그의 경쟁 상대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 KBO리그의 경쟁력은 무엇인가"라는 20대 여성 팬의 질문에 허 총재는 "미국과 일본도 야구 팬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한국은 야구장에서 경기를 보면서 '치맥(치킨+맥주)' 등의 식사를 할 수 있다. 입장료도 비싼 편이 아니다. 그런 응원 문화를 잘 융합해 운용해야 한다"며 "관중석 역시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단순 관전 위주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기력 향상은 물론, 스피드업도 계속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퓨처스리그 활성화(해설위원)와 구단별 독립팀 운영 제안(구단 프런트)에 대해 허 총재는 "구단의 거시적인 안목이 중요하다"며 "현재 우리 독립리그 팀은 선수가 회비를 내고 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각 지방자치단체를 다니며 독립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또 미국 마이너리그 싱글A 팀도 자체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처럼 우리도 자생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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