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구관이 명관? SBS 예능 명과 암 [2022 상반기 결산]

[★리포트] 2022 상반기 결산 - 방송

윤성열 기자  |  2022.06.28 15:27
/사진제공=SBS /사진제공=SBS
SBS는 여느 지상파처럼 장수 예능의 비중이 크다. '런닝맨'은 올해로 12년째 달리고 있고, 일요일 저녁 터줏대감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와 '결혼 관찰' 예능의 원조격인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은 각각 방송 6주년과 5주년을 앞두고 있다. '멀티테이너' 이승기의 제대 후 복귀작이었던 '집사부일체'도 어느덧 4년 5개월을 채웠다.


2022년 상반기를 돌아보면, SBS 장수 프로그램들은 여전히 단단한 고정 시청층을 유지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반면 올해 론칭한 신규 프로그램들은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장기화로 인한 소재 고갈과 식상함에 대한 우려는 과제로 남았다.

◆구관이 명관? '미우새'·'런닝맨'·'동상이몽2' 여전히 SBS 간판

'미우새'는 올해도 두 자릿수 시청률을 지키며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도 여전히 20%를 넘나든다. 신선함은 줄었지만, 예능 본연의 맛은 잃지 않았다. '미우새' 멤버들 간의 케미와 틀에 구애받지 않는 폭넓은 에피소드로 재미와 웃음을 선사했다. 몇몇 출연자들의 논란이 변수로 작용할 때도 한층 넓어진 '반고정' 출연자 인력 풀을 잘 활용해 유연하게 대처했다는 평가다. 거듭 논란이 된 이상민의 '빚쟁이'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필요해 보인다.

'런닝맨'은 무려 12년째 롱런하고 있다. SBS에서 가장 장수하고 있는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비록 3~4% 대로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이미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어 예능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남다르다. 지난해 발목 부상 등을 이유로 하차한 원년 멤버 이광수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멤버들 간의 케미가 조화롭고 매력적이다.

프로그램 특성상 게스트 의존도가 높은 '동상이몽2'와 '집사부일체'는 탁월한 섭외력으로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동상이몽2'에서는 자이언트핑크-한동훈, 임창정-서하얀, 손담비-이규혁 등 연예계에 주목받는 스타 부부들이 잇달아 출연해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임창정의 아내 서하얀은 '동상이몽2' 출연 후 전진의 아내 류이서, 박성광의 아내 이솔이처럼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얻었다. 시청률 정체는 다소 아쉽다. 3~5%대를 기록 중이다. 지난 5일 첫 선을 보인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도 밀린다.

'집사부일체'는 권일용, 김영하, 김응수, 배종옥, 추성훈, 정찬성, 최민정, 황대헌, 조수미 등 틀에 구애받지 않고 더욱 다양한 분야의 사부들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기존 멤버 유수빈이 하차하고 새 멤버 은지원이 합류하는 변화를 꾀했다. 사부에 따라 기복이 큰 예능이지만, 고정 멤버들 간의 케미에 사부들의 색깔을 덧입혀 다양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시청률 면에선 경쟁력이 떨어진다. KBS 2TV '1박 2일', MBC '복면가왕' 등 타사 간판 프로그램들이 선전하는 흐름 속 한때 2%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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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포맨' 火 심야 시간대 '선전'..'골때녀' 조작 논란 딛고 '순항'

방송 2년차인 '신발 벗고 돌싱포맨'(이하 '돌싱포맨')과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은 무난하게 제 몫을 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불타는 청춘' 등 지난해 연이어 종영한 SBS 대표 프로그램들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는 평이다.

'돌싱포맨'은 잦은 편성 변경과 결방 속에서도 예능 볼모지인 화요일 심야 시간대에 3~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김연자와 장윤정이 게스트로 출연한 27회 방송분은 8.2%로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미우새' 스핀오프 격인 '신발 벗고 돌싱포맨'은 자가복제라는 비판도 있지만 토크 중심의 포맷과 경쟁력 있는 게스트 섭외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2021 SBS 연예대상' 8관왕에 빛나는 '골때녀'는 편집 조작 논란으로 위기를 자초했으나 책임 프로듀서와 연출자를 교체하는 강수를 두면서 사태를 진정시켰다. 6~7%대로 수요일 예능 시청률 1위를 달리며 순항하고 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함께 수요일 가장 볼만한 예능으로 꼽힌다. 다만 지난 5월 11일 42회를 기점으로 시청률 하락세가 뚜렷한 점은 곱씹어 볼 일이다.

탄탄한 장수 프로그램과 지난해 새롭게 안착한 프로그램이 조화를 이룬 SBS 예능 라인업이 올 상반기도 선전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골프 예능의 범람 속에 등장한 '편먹고 072'도 시즌제로 안착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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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예능 '고전'..'판타스틱 패밀리'만 정규 안착

올해 론칭한 신규 예능 프로그램들은 높은 진입장벽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마피아 게임을 접목한 심리 추리 서바이벌로 관심을 모은 4부작 '검은 양 게임'은 밀도 높은 연출과 빠른 전개로 호평을 얻었으나, 비교적 짧은 회차로 시청자를 붙잡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시즌2 계획은 아직 없는 분위기다. 좀 더 실험적이고 참신한 콘텐츠들이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 때리는 외박'은 '골때녀' 출연자들끼리 함께 여행을 떠나는 스핀오프 프로그램. '골때녀' 클럽 선수들의 겹치기 출연이 시청자들을 식상하게 한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골때녀' 열혈 팬들 사이에서 재미와 힐링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정규 편성 여부는 미지수다. 8화부터 등장하는 FC 개벤져스 촬영분을 끝으로 종영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선보인 '싱포레스트'는 JTBC '비긴어게인'과 유사성 지적 속에 4부작으로 조용히 막을 내렸다.

그나마 'DNA 싱어-판타스틱 패밀리'(이하 '판타스틱 패밀리')만이 지난 2월 설 특집 파일럿 이후 정규 안착에 성공했다. SBS 대표작 '판타스틱 듀오' 시리즈를 잇는 '판타스틱 패밀리'는 알려지지 않은 스타의 가족, 이른바 'DNA 싱어'의 정체를 추리하는 예능. 방송 전부터 해외 포맷 수출이라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시청률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한때 2%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4%대로 반등했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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