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개막] SK 이미래 치어리더 "적금깨고 알바뛰는 팀원도 있었어요"

심혜진 기자  |  2020.05.05 09:55
이미래 치어리더./사진=SK 와이번스 이미래 치어리더./사진=SK 와이번스
KBO리그 개막을 누구보다 기다려온 사람들이 있다. 한국 무대를 처음 밟은 외국인선수, 프로 데뷔를 앞둔 신인, 야구에 목마른 팬들, 그리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은 치어리더까지…. 스타뉴스는 개막이 더욱 반가운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① LG 외국인 타자 라모스 ② KT 신인 투수 소형준 ③ 야구 팬들 ④ SK 치어리더 이미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스포츠 중단과 개막 연기로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 중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 바로 응원단이다. 개막 준비로 바쁜 SK 와이번스 치어리더 이미래(30)씨를 통해 그동안의 심경을 들어봤다.

이미래씨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엄청 오래 기다렸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3~4개월이 흘렀다. 답이 없는 여정이었는데, 개막 날짜가 나오는 순간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감격스러움을 전했다.

개막이 확정되기 전까지 생활 패턴은 단조롭기만 했다. 그는 "처음에 (코로나19가) 엄청 심해졌을 때는 집에만 있었다. 팀 생활이기 때문에 한 명의 환자가 나오면 전체적으로 피해가 간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자가격리 생활을 하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아무래도 몸을 쓰는 직업이다 보니 가만히 있을 수 없고, 몸 관리를 알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홈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 그 후 확진자가 줄어들었을 때는 마스크를 쓰고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는 선에서 등산을 다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응원단은 고스란히 피해를 안게 됐다. 일자리를 하루아침에 잃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겨울에 프로배구 코트를 누볐는데 처음엔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다가 그대로 시즌이 종료되고 말았다.

그는 "정말 갑작스럽게 끝났다. 아마 1월 초 한 경기만 하고 끝났을 것이다. 처음엔 엄청 당황스러웠다. 상황을 알고 난 뒤에 이해는 했는데 시즌 마무리를 완벽하게 못해 조금 아쉬웠다. 하다 만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생계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씨는 "금전적인 부분이 힘들었다. 치어리더는 고정적으로 급여가 나오지 않고, 하는 만큼 나오는 직업이다. 팀원 중에서는 적금을 깬 친구도 있었다. 또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도 있었다. 피팅 모델, 카페 아르바이트 등 많았다"고 전했다.

IC02우여곡절 끝에 개막이 확정됐다. 4월 21일 이사회를 통해 어린이날인 5월 5일에 개막하기로 결정했다. 이미래씨는 "개막 날짜가 나오는 순간 찡했다.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왔다갔다한 치어리더들이 많았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 아니었나. 수입이 나오질 않으니 마냥 기다릴 수도 없었다. 그러다 개막 날짜가 나오는데,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드디어 일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이씨를 비롯한 SK 응원단은 5일 개막일부터 응원단상에 오른다. 다만 당분간은 무관중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팬들과는 중계와 구단 자체 SNS 등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다. 이씨는 "아마 완전 다른 분위기일 것이다. 대신 유튜브 등 SNS 채널로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 더 열심히 현장감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팬들에게 인사말도 전했다. 이미래씨는 "스포츠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없어지는 날까지 팬분들 모두 건강 잘 챙기시고, 좋은 모습으로 경기장에서 함께 응원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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