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잘 대처" 방송 전문가 15명 중 10명 긍정적③[포스트코로나]

[코로나19 그 후-방송]

윤성열 기자  |  2020.05.13 13:30
/사진=TV조선, KBS, MBC에브리원, tvN, SBS /사진=TV조선, KBS, MBC에브리원, tvN, SBS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는 방송가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2월 23일 국가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의 '심각' 단계 격상에 따른 정부의 지침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 됨에 따라 방송가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추가 확진자는 지난달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방송가에 미치는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스타뉴스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방송사PD, 엔터테인먼트사·홍보사 대표 등 15명에게 물었다. '코로나19가 방송가에 많은 변화를 줬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80%(12명)는 '그렇다'고 답했다.

밀접 접촉과 이동 반경에 제약이 생기고 프로그램 성격에 따라 콘셉트 변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제작 환경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다. 홍보, 마케팅 전략도 온라인 제작발표회, 화상 인터뷰 등 언택트(Untact) 기술을 활용한 방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SBS 정우진PD는 "방송 제작 환경에 어마어마한 변화를 줬다"며 "해외로 나가는 프로그램이 전면 취소되거나 국내 프로그램으로 변경됐고, 관객 있는 프로그램의 관객 유무, 야외 예능의 스튜디오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MBC 에브리원 조범 센터장은 "광고 등 방송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체감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향 후 제작 환경의 변화도 클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방송가 대응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아주 잘했다'(20%)와 '잘했다'(46.7%)는 응답이 66.7%에 달했다. 15명 중 10명이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 코로나19 초기부터 무관객 녹화, 해외 촬영 중단 등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나머지 33.3%(5명)는 '보통이다'를 선택했다.

KBS 김영도 프로듀서는 "시청자 및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방송 내용이 되도록 제작진들이 많이 고민했다"고 자평했다. 와이트리 노윤애 대표는 "방송가에서는 한 사람이라도 나올 경우 그 파급이 엄청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에 심혈을 많이 기울였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변화된 방송가 시스템이 지속 될 것인가'에 대해선 53.3%('그렇다')와 46.7%('그렇지 않다')로 의견이 갈렸다. 눈컴퍼니 성현수 대표는 "코로나19가 문화적인 부분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고 생각한다"며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한 사람들의 마음의 벽을 허물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쉘위토크 심영 대표는 "기존 제작 환경에 익숙해져 있고, 지금은 불가피한 상황이기에, 코로나19가 나아지면 기존의 방식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줄어들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TV 시청률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60%(9명)는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MBC 이윤화PD는 "보통 입학을 하고 외출이 본격화되는 3~4월이 시청률 춘궁기라고 하는데 그 흐름을 비껴갔다"고 평가했다. 3HW 이현 대표는 "물론 재미없는 콘텐츠에는 여전히 채널이 고정되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콘텐츠에는 더욱 붐업이 일어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0%(6명)였다. 더 틱톡 권영주 대표는 "예전에 TV만 있던 시대였다면 당연히 올랐겠지만, 지금은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시청률에 영향이 가더라도 미미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는 예능 트렌드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줬다. '정글의 법칙', '더 짠내투어', '삼시세끼', '어서와~한국은 처음이지?', '현지에서 먹힐까?', '비긴어게인' 등 여행을 콘셉트로 한 예능 프로그램들은 불가피하게 촬영을 중단하거나 포맷을 변경해야 했다. 방청객을 동원해야 하는 음악 프로그램도 다각도로 변화를 꾀하며 코로나19를 대처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향 후 예능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73.3%(11명)은 '그렇다'고 답했다.

KBS 김영도 프로듀서는 "여행이나 지역민과의 교감이 필요한 프로그램은 기획 단계에서 코로나19 장기 사태를 의식하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집단 관중 혹은 단체가 필요한 콘셉트의 프로그램도 상당히 고민하면서 기획 및 제작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 관계자는 "당분간은 제작 여건의 제약 때문에 그럴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여행 트렌드가 바뀐다거나, 온라인 소통을 이용한 오디션 진행 방식 등이 생겨나는 등 새로운 포맷들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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