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하우스 대역전' 대체 '무엇'을 역전하고 있나요?

이수연 방송 작가  |  2022.05.27 14:02
하우스 대역전 / 사진=SBS 하우스 대역전 / 사진=SBS
어른들이 말했다. '배부르고 등 따시면 그게 행복이라고!'. 맞다. 굶지 않고, 두 다리 쭉 펴고 살 수 있기만 해도 행복하지. 그러나 생각해보면 요즘은 또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물가는 끊임없이 상승하고 있고, 두 다리 쭉 펴고 살 수 있는 '내집' 또한 마련하는 게 서민들에게 녹록치 않은 일이니 말이다. 그러다보니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부동산'은 관심 중의 관심사다. 집값 상승 및 하락, 세금, 학군 등등 살고 싶은 집의 조건들이 무수히 많다. 그러나 원하는 대로 다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집값이 무섭게 상승하니 살고 싶은 동네에 살고 싶은 집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이런 심리에 대한 작용 때문일까?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집'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과거에도 이게 대한 방송 프로그램들은 있었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과거엔 '인테리어'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최근엔 '집 마련, 건축' 등으로 시선이 옮겨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MBC의 '구해줘 홈즈' 같은 경우엔 예산에 맞춘 괜찮은 집을 구해주는 것이 핵심이며, 지금은 종영했으나 Jtbc의 '서울엔 우리 집이 없다'는 비슷하게 규격화 된 아파트, 빌라들이 즐비한 서울을 벗어나 가족 구성원의 니즈(needs)에 맞춘 집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추어 SBS에서도 집에 관련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바로 '하우스 대역전'이다. 이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노후되어 위험하거나 거주하기에 불편한 집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리모델링해서 대변신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낡은 집의 가치를 상승시키겠다는 것이다. 콘셉트 좋다. 요즘처럼 '내집'에 대한 관심이 많은 때에 딱 적격인 프로그램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첫 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몇 회 방송 된 프로그램을 보면 '어? 글쎄? 잘 모르겠다' 싶다. 구체적으로 말해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잘 모르겠다는 얘기다.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에 써 있는 내용은 분명한데, 실제 방송 내용은 그것과 매치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방송 된 몇 회차를 살펴 보자. 몇 년 동안 비워둬서 곳곳에 곰팡이 쓸고, 누수 되고,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의 주택도 있었고, 40여년이 지나 환기도 안 되고, 비좁은 작은 빌라도 있었다. 그래, 여기까지는 프로그램 콘셉트와 어느 정도 맞다고 볼 수 있겠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하우스 대역전'의 MC인 전진의 신혼집, 김지민의 부모님 집, 박군의 예비 하우스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물론 첫 회 역시 배우 오주은의 집이었다. 물론 리모델링이란 명분으로 이들의 집이 등장했다. 하지만 연예인 집 아닌가! 이들의 집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과연 이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맞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애초의 프로그램 콘셉트는 사라지고, 그저 누군가의 집을 리모델링하는 수준에서 끝나고 있다.

그렇다고 프로그램 제목처럼 '대역전'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아닌 듯하다. 낡은 집들이 드라마틱한 변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곰팡이, 누수 등의 불편한 곳을 잘 '시공'한 정도로 끝나니까 말이다. 노후 된 집들의 과감한 구조 변경이나 편의시설 확충 등을 통한 변신이 아닌데, 방송에선 꽤 큰 금액의 월세를 제시할 땐 살짝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저 월세 가격으로 굳이?, 하는 생각이 들만큼.

이런 생각이 드는 것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이미 기존에 '집'과 관련 된 무수히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고쳐진 집에 대한 눈'이 높아지면서 기대감 또한 상승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유튜브에 '인테리어, 집'이란 단어만 검색해도 '저비용, 고효율'로 고쳐진 멋진 집들이 수없이 쏟아진다. 이런 와중에 그리 적지도 않은 리모델링비를 들였는데, 그에 기대한 드르마틱한 변신이 없으니 시청자 입장에서 맥이 빠질 수밖에.

그러다보니 결론적으로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불분명해지고 말았다. 과거 MBC '러브하우스'처럼 너무 낡은 집을 고쳐주는 것도 아니고, SBS의 '좋은 아침'의 한 코너였던 '하우스'처럼 개성에 맞게 고쳐져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쌈박한(?) 인테리어를 보는 것도 아니요, 이도 저도 아닌 애매모호함, 그 언저리에 있다는 것이다.

자, '하우스 대역전'이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 그렇다면 더 늦게 전에 얼른 프로그램을 재정비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단순 '시공'을 벗어난 드라마틱한 효과를 눈에 보이게 하던지, 연예인 집 고치기를 빼던지, 아니면 고쳐주는 집이나 대상을 확실한 범주로 정리하던지 말이다. 그래야만 '시청률 대역전'까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 '하우스 대역전' 드라마틱한 역전이 없어서 아쉬운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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