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게릿 콜, 그만큼 류현진을 의식했단 뜻이다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신화섭 기자  |  2021.04.03 05:35
류현진이 2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류현진이 2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2일(한국시간) 원정 뉴욕 양키스전 3-2 승


류현진 5⅓이닝 4피안타 2실점 승패 없음

뉴욕 양키스 선발 투수 게릿 콜(31)은 화가 많이 나 보였다. 콜이 누구인가. 휴스턴 소속이던 2019년 20승(5패)을 거두고 지난 해 9년간 3억 2400만 달러(약 3655억원)의 초대형 계약으로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다.

그런 콜이 2-1로 앞선 6회 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고 강판한 뒤 더그아웃에서 글러브를 내리쳤다. 정규시즌 개막전인 데다, 사실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약한 토론토를 상대하면서 승리투수 요건까지 날아갔으니 아쉬움이 클 법도 했다.

여기에 또 하나, 선발 맞대결을 펼친 류현진(34·토론토)을 그만큼 의식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류현진(4년 8000만 달러·약 902억원)보다 몸값이 훨씬 높지만 지난 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류현진은 3위, 콜은 4위였다.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의 위상이 그 정도로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날 성적도 두 투수 모두 5⅓이닝 2실점으로 똑같았다.

2일(한국시간) 토론토전 6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한 게릿 콜(아래).    /AFPBBNews=뉴스1 2일(한국시간) 토론토전 6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한 게릿 콜(아래). /AFPBBNews=뉴스1
류현진은 ‘천적’이라 불렸던 양키스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덜어낸 모습이었다. 볼 배합 변화가 주효했다. 타자들이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이나 커터를 생각하고 있었을 텐데, 91마일(약 146~147㎞) 안팎의 포심 패스트볼로 과감하게 승부를 걸었다. 그리 빠른 스피드는 아니지만 타자들의 허를 찌르며 이날 5개의 삼진 중 3개(1회 에런 저지, 1, 4회 에런 힉스)를 잡아냈다.

상대 타자들 중 DJ 러메이휴, 힉스, 장칼로 스탠턴, 히오 우르셸라 등은 무안타로 잘 막았으나 1-0으로 앞선 2회 말 7번 타자 게리 산체스에게 맞은 역전 투런 홈런 하나가 뼈아팠다. 산체스는 지난 2019년에도 류현진에게서 홈런을 뽑아낸 적이 있다. 원래 좌투수에게 강한 타자이기도 하다.

아울러 토론토가 2회 무사에서 3연속 안타를 치고도 1점밖에 내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양키스 강타선을 2실점으로 막아내 팀의 연장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토론토와 양키스는 세밀한 플레이에서 부족한 모습을 드러냈다. 2-2로 맞선 9회 말 토론토는 대주자 마이크 토치먼에게 2, 3루 도루를 연거푸 허용해 끝내기 패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토치먼은 이후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홈에서 횡사해 승리 기회를 날렸다.

토론토는 불펜진이 지난 해보다 나아진 듯하다. 그러나 유격수 보 비셋과 3루수 캐번 비지오의 수비는 여전히 불안해 보인다. 내야진이 안정돼야 좀더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 있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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