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72] 조재진 "이강인 뽑히길... 경험 쌓아야 한국축구에 도움"

이원희 기자  |  2022.09.09 15:28
한국 축구대표팀 시절의 조재진. /사진=AFPBBNews=뉴스1 한국 축구대표팀 시절의 조재진. /사진=AFPBBNews=뉴스1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2018년 벤투호 출범 이후 이례적으로 사령탑 교체 없이 오롯이 4년을 준비한 대회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스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팀이라 국민적 관심도 크다. 스타뉴스는 오는 11월 20일 월드컵 개막 때까지 한국축구 레전드 및 전문가들의 월드컵 전망과 조언, 주목할 선수 등을 전하는 시리즈를 게재한다. /스포츠국


① 이천수 "16강 충분히 가능, 우루과이전에 사활 걸어야"

② 조재진 "이강인 뽑히길... 경험 쌓아야 한국축구에 도움"

"어느 대회를 나가더라도 첫 경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월드컵도 첫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고, 잘 치러야 합니다. 처음부터 원하는 승점을 안고 간다면 조별리그가 편하겠지만, 잘못되면 힘들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경기는 없다고 생각하고, 첫 경기에 모든 포커스를 맞춰야 합니다."

2006 독일 월드컵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조재진(41)은 벤투호의 조별리그 첫 경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바라는 '월드컵 16강'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조건 첫 단추를 잘 끼어야 한다는 것. H조의 한국은 첫 경기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한다. 다음으로 가나, 포르투갈과 차례로 맞붙는다.

현재 축구교실 대표를 맡으며 꿈나무를 양성 중인 조 대표는 8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 조가 무난하다고 하는데, 저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포르투갈, 우루과이는 워낙 잘하는 팀이고, 가나의 전력도 무시할 수 없다. 아프리카 팀들은 분위기를 타면 더 무서워진다. 분위기를 타게 해서는 안 된다. 초반부터 우리가 주도를 해야 한다"고 상대 전력을 평가했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16강 진출을 간절하게 원할 것이다. 국민들의 기대도 크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자기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려면 긴장을 하지 않아야 한다"며 "저는 올림픽(2004년), 월드컵(2006년) 모두 나갔지만, 월드컵은 올림픽하고는 긴장감이 완전히 다르다. 선수들도 사람이어서 긴장을 안 할 수 없겠지만, 이를 이겨낸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긴장감,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다. 조 대표는 "우리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부족할 수는 있어도, 근성과 승부욕은 다른 팀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정신력에서 체력이 나오기도 한다. 한 발 더 뛰어주고, 체력적으로 부딪혀주고, 몸싸움이 필요할 때 강하게 해준다면 분명 상대에게 위협이 될 것이다. 그래서 경험 많은 선수들이 필요하다. 상대 흐름을 끊어줄 때 끊어주고, 동료들을 리드하면서 분위기를 끌고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의 베테랑이라면, 역시 '캡틴' 손흥민(30·토트넘)을 꼽을 수 있다. 월드클래스 기량에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으로 팀 중심을 잡고 있다. 또 이미 두 번의 월드컵을 치렀기 때문에 팀 동료들에게 도움 줄 것이 많아 보인다. 조 대표 역시 "손흥민은 경험이 많은 선수다. 이 경험을 후배들에게 많이 전해줬으면 좋겠다. 주장 자리가 많이 힘들 것이다. 선수단을 이끈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을 건넸다.

'EPL 득점왕'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26·나폴리), 황의조(30), 황인범(26·이상 올림피아코스) 등 대표팀에는 해외파 선수들이 많다. 유럽 리그를 통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부딪히고 상대한 경험은 월드컵에서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특히 손흥민과 김민재는 세계 최고 선수들만 모인다는 '별들의 전쟁'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조 대표는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이 선수들을 보면 여유가 있다. 경기장에 나가면 긴장도 안 할 것 같다"고 웃으며 "공격쪽에서는 손흥민이 역할을 잘해줄 것이고, 수비에서는 김민재가 잘해주고 있다. 김민재는 일대일 수비 능력, 스피드, 커버링이 좋다"고 높이 평가했다.

황의조에게도 기대를 걸었다. 조 대표는 "황의조는 슈팅 능력과 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 좋은 선수다. 특히 공간으로 움직였을 경우 다른 선수들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황의조가 좌우로 많이 움직여줘야 손흥민의 침투가 가능하고, 팀 찬스도 나온다. 황의조가 많이 흔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강인(빨간색 유니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강인(빨간색 유니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월드컵 깜짝 스타로 기대되는 선수로는 '특급 유망주' 이강인(21·마요르카)을 꼽았다. 꽤 오랫동안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지만, 올 시즌 스페인 무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합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월드컵 엔트리가 23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난 점도 이강인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조 대표는 "월드컵 엔트리가 더 늘어났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강인이 한 번 뽑혔으면 한다. 능력이 있는 선수이고, 경기를 뛰든 안 뛰든 어린 친구들에게 기회를 한 번 주면서 경험을 쌓게하는 것이 한국 축구를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또 이강인이 요즘 잘한다. 경기도 많이 나가고 공격 포인트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강인은 개인 능력이 탁월한 선수다. 볼이 왔을 때 탈압박하는 능력은 천부적인 것이다. 또 넓은 시야에 정확한 킥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필요할 때 전방에 패스를 찔러줄 수 있다. 스피드가 떨어지고 수비가 부족하지만, 아직 성장 과정인 만큼 배우다 보면 능력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선수들의 부상 및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짚었다. 그는 "모두 프로이고 자기 몸 관리도 잘하는 선수들이다. 어느 시점에 보강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자기 루틴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리그 일정을 계속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체력이 떨어질 수도, 부상을 당할지도 모른다. 큰 대회를 앞두고 있으니 조심하면서 모든 컨디션을 월드컵에 맞춘다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을 보냈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조재진(오른쪽). /사진=AFPBBNews=뉴스1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조재진(오른쪽). /사진=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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