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뒤 웃던 일본, 올해는 단체 세리머니... 또 다른 한일전 '굴욕'

김명석 기자  |  2022.07.28 06:32
일본 축구대표팀 소마 유키가 27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일본 축구대표팀 소마 유키가 27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번엔 '도요타 참사'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지난해 3월 요코하마 참사에 이어 이번에도 0-3 완패를 당했다. 한일전에서 3골 차 이상으로 패한 건 이번이 4번째이자, 2경기 연속 3골 차 패배는 1954년 처음 한일전이 열린 이래 역사상 처음이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일본에 0-3으로 졌다. 전반부터 흔들리던 수비는 후반에만 내리 3골을 실점하며 무너졌고, 공격진 역시 90분 동안 단 1개의 유효슈팅에 그치는 빈공에 그쳤다.

지난해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A매치 친선경기에서도 0-3으로 졌던 한국은 이날 경기를 통해 당시의 설욕과 함께 대회 4회 연속 우승에도 도전했지만 그야말로 모든 것을 놓쳤다. 한일전 역사엔 또 다른 참사로 기록됐고, 3회 연속 지켜오던 동아시안컵 왕좌도 일본에 빼앗겼다.

한국축구에 생긴 상처는 처참한 경기력과 결과뿐만 아니었다. 이날 경기 중 일본 선수들의 단체 세리머니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벤치 선수들까지도 함께 나서서 환하게 웃으며 단체로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국가대표팀 경기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자 특히 무대가 한일전이라는 점에서 한국엔 굴욕적인 순간이기도 했다.

27일 한국전에서 골을 넣은 뒤 단체로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마치노 슈토(왼쪽) 등 일본 선수들. /사진=중계화면 캡처 27일 한국전에서 골을 넣은 뒤 단체로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마치노 슈토(왼쪽) 등 일본 선수들. /사진=중계화면 캡처
일본의 단체 세리머니는 후반 27분 마치노 슈토(쇼난 벨마레)의 세 번째 골이 터진 뒤 나왔다. 빠른 패스 플레이와 침투로 한국 수비를 무너뜨린 일본은 마치노의 슈팅으로 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이후 마치노는 두 손을 모아 특정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환하게 웃었다. 조끼를 입고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들도 일제히 나와 그와 같은 동작을 취하거나 마치노 등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사실상 승기를 굳히는 쐐기골이 나오자 올스타전에서 볼 수 있던 이례적인 단체 세리머니가 펼쳐진 것이다.

앞서 0-3으로 완패했던 지난해 3월 열린 한일전에서도 한국은 굴욕적인 순간들을 경험했다. 당시 일본은 전반을 2-0으로 앞서자 유럽파였던 가마다 다이치를 하프타임에 벤치로 불러들이고 에사카 아타루에게 A매치 데뷔 기회를 줬다. 후반에도 잇따라 주축 유럽파들을 잇따라 교체시켰다. 이 과정에서 교체된 선수들이 벤치에서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한일전 완승을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스코어만큼이나 한국 축구엔 굴욕적인 순간이었다.

나아가 올해는 단체로 골 세리머니까지 펼치는 모습까지 마주했으니, 한일전 역사에 남을 참사와 함께 한국축구 자존심에도 또 다른 상처가 남게 됐다. 벤투호 스스로 시종일관 무기력했던 끝에 마주한 굴욕적인 순간들이라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벤투 감독은 '두 번째' 한일전 0-3 패배 후 "우리는 실수가 많았고, 예상했던 대로 일본이 더 잘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던 27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 전광판.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이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던 27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 전광판. /사진=대한축구협회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