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도영이 보면 저도..." 150㎞ 에이스, KIA 1차지명 성공신화 첫 주자 꿈꾼다

잠실=김동윤 기자  |  2022.07.16 06:39
상무 김기훈./사진=OSEN 상무 김기훈./사진=OSEN
KIA 타이거즈 1차 지명 성공 신화의 첫 주자가 될 수 있을까.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한층 성장한 김기훈(22)이 하루빨리 KIA 소속으로 마운드에 오르길 꿈꿨다.


김기훈은 광주수창초-무등중-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19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 그를 향한 기대치는 대단했다. 무등중 시절부터 전국구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고 동성고 재학 중에는 최고 시속 150㎞의 공을 던져 화제가 됐다. KIA 입단 전까지 김기훈은 어느 누구보다도 에이스라는 호칭이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기대했던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구속은 나오지 않고 제구는 불안했다. 1군에서 2년간 41경기 3승 10패 평균자책점 5.48, 131⅓이닝 107사사구(96볼넷 11몸에 맞는 볼) 88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그렇게 KIA의 1차 지명 잔혹사는 계속되는 듯했다.

많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선택한 상무 입대는 최고의 선택이 됐다. 상무 2년 차인 올해 김기훈은 10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2.08를 기록 중이다. 15일 2022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남부 올스타의 선발 투수로 등판한 김기훈은 3이닝 동안 36개의 공으로 안타와 볼넷 없이 4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퓨처스 올스타전 MVP 나승엽(20·상무)조차 "솔직히 (김)기훈 형이 MVP를 받을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완벽한 경기 내용이었다. 최고 구속도 전성기 시절에 근접한 시속 149㎞까지 나왔다.

경기 전 만난 김기훈은 상무 입대를 야구 인생에 있어 반환점으로 여겼다. 군 생활에 대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혼자 생각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앞으로 야구를 하는 데 있어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아프지 않고 투구 메커니즘의 변화나 밸런스가 안정적으로 잡힌 것은 소득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이 컸다. 김기훈은 "입대 후 가장 큰 변화는 마운드 위에서 자신 있는 투구를 할 수 있게 된 점이다. 그전에는 마운드에서 내 공을 자신 있게 던지지 못 던졌었다. 하지만 비시즌에 박희수 투수코치님과 많은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하나씩 잡아갔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또 민창호, 신익섭 트레이닝 코치님이 많이 케어해주셔서 아픈 데 없이 시즌을 잘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상무 김기훈./사진=김동윤 기자 상무 김기훈./사진=김동윤 기자


1년간 떠나 있었지만, 타이거즈 사랑은 여전하다. 룸메이트들의 양해를 구해 저녁 식사가 끝나자마자 KIA 야구를 보고, 누가 홈런이라도 치면 후임 김현수(22)의 방에 달려가 기쁜 소식을 전한다. 같은 KIA 출신 최원준(25), 박민(21), 장민기(21) 등과는 계속해서 야구에 관한 얘기를 나눈다. 그러다 타자의 심리, 수 싸움 등 야구적인 측면에서도 조언을 얻을 때도 있다. 김기훈은 "KIA가 포스트시즌에 가길 매일 응원하고 있다"고 웃었다.

자연스레 눈에 들어오는 것이 1차 지명 후배들의 활약이다. 최근 KIA는 길었던 1차 지명 잔혹사를 청산하고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2020년 1차 지명 정해영(21)은 타이거즈 마무리 역사를 새로 쓰고 있고, 2021년 1차 이의리(20)는 데뷔 첫 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2022년 1차 김도영(19) 역시 차츰 1군 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신인왕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김기훈의 전역일은 9월 21일로 얼마 남지 않았다. 전역 후에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KIA 1차 지명 잔혹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선수가 아닌 성공 신화의 첫 주자가 될 수 있다.

김기훈은 "(이)의리랑 (김)도영이 경기 항상 챙겨보고 있다. 애들이 잘하는 것을 보면 나도 빨리 나가서 던지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서 "남은 기간 확실히 준비를 해야 내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느껴서 지금 던지고 있는 폼을 끝까지 유지하려 한다. 안 다치는 것이 우선이다. 볼 컨트롤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좀 더 확실하게 던질 수 있는 변화구를 만들고, 이닝당 투구 수를 신경 써서 효율적인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KIA 퓨처스 선수들이 김기훈(오른쪽)의 사인을 받고 미소 짓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KIA 퓨처스 선수들이 김기훈(오른쪽)의 사인을 받고 미소 짓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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