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배 기성용과 몸싸움 '이승우'... "너무 잘하는 선수, 적극적으로 수비"

수원종합경기장=이원희 기자  |  2022.07.10 23:01
FC서울전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하는 이승우. /사진=OSEN FC서울전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하는 이승우. /사진=OSEN
우리가 알던 이승우(24·수원FC)가 돌아왔다. 무기력한 모습에서 벗어나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승우는 10일 수원종합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2 21라운드 홈경기에서 팀이 0-2로 뒤져 있던 후반 7분 만회골을 뽑아냈다. 이에 추격 분위기를 잡은 수원FC는 후반에만 4골을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해 4-3 역전승을 거뒀다. 3-3 동점 상황 후반 추가시간에 정재용(32)이 극장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승우는 팀 주전 공격수이지만, 이날 처음 그라운드를 밟은 것은 전반 24분이었다. 직전 2경기 무득점 부진 때문에 선발명단에서 제외됐다. 경기 전 김도균(45) 수원FC 감독은 "이승우가 한국의 무더위에 상당히 고전하는 것 같다. 지난 2경기 무기력하게 보일 정도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부진은 없었다. 이날 이승우는 자신의 장점인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앞세워 서울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반 31분 상대 팀 에이스이자 '대선배', 또 자신보다 체격이 훨씬 큰 기성용(33)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등 승부욕을 드러냈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팀 역습 상황을 통해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다.

후반 7분에는 추격골을 터뜨려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만들어낸 만회골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팀 동료 박주호(35)가 헤더로 떨궈낸 공을 끝까지 따라가 발을 갖다 댔다. 이승우는 특유의 댄스 세러머니를 펼치지 않고, 동료들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실제로 수원FC는 이승우의 골을 시작으로, 믿을 수 없는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후반에만 폭풍 같은 4골을 몰아쳤다. 후반 26분 라스(31)의 동점골, 후반 30분에는 김승준(28)이 역전골을 터뜨렸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정재용이 극장골을 넣고 귀중한 승점 3을 안겼다.

경기 후 이승우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했던 경기였고, 제가 시즌 전에도 얘기했지만, 서울을 상대로 꼭 이기고 싶었다. 또 수원FC가 서울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어서 열심히 하고 싶었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해서 승리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성용과 몸싸움에 대해서는 "기성용 형은 서울의 중심적인 선수이고, 빌드업의 중심이 되는 선수다. 견제해야 한다. 다들 아시다시피 워낙 잘하는 선수여서, 수비할 때 적극적으로 했다"며 "경기장에서는 저도 그렇고, 기성용 형도 최선을 다한다. 최선을 다하면서 서로 강하게 한 것 같은데, 팬들은 재미있게 보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생활을 마치고 올해 처음 K리그에 도전 중인 이승우는 예상치 못한 고비를 맞게 됐다. 바로 무덥고 습한 날씨다. 이승우는 "이렇게 습한 날씨는 처음이다. 유럽은 햇빛이 뜨겁지만, 습하지는 않았다. 습한 날씨에 숨이 안 쉬어졌다"고 털어놓았다.

마지막까지 온 힘을 쏟아낸 이승우는 종료 직전 다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승우는 "오늘 경기가 워낙 치열했다. 또 습한 날씨에 경기 일정도 너무 타이트해서 부상이 찾아오기도 한다. 마지막에 문제가 있어서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부상이 오지 않게 잘 회복하고, 잘 먹고 잘 쉬어야할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성용(오른쪽)과 몸싸움을 벌이는 이승우(줄무늬 유니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기성용(오른쪽)과 몸싸움을 벌이는 이승우(줄무늬 유니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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