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안타' 슈퍼 루키에게 필요한 두 가지... KIA의 뚝심, 약간의 융통성

김동윤 기자  |  2022.04.05 03:54
김도영./사진=KIA타이거즈 김도영./사진=KIA타이거즈
3월 시범경기를 뜨겁게 질주하던 '슈퍼 루키' 김도영(19·KIA 타이거즈)이 처음 마주한 프로의 벽에 잠시 멈춰 섰다.


김도영은 지난 2일,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2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 시리즈에서 두 경기 모두 리드오프로 나서 9타수 0안타 3삼진으로 침묵했다.

타율 0.432(44타수 19안타)로 시범경기 타격왕을 차지한 김도영은 개막전부터 1번 타자로 나섰다. 영광스러운 자리였다. 타이거즈 구단 역사상 개막전 리드오프로 나선 첫 고졸 신인이었고, 범위를 넓혀도 대졸 신인으로서 개막전 리드오프를 맡았던 1996년 김종국(49) KIA 감독 이후 26년 만이었다.

LG와 개막 시리즈에서 김도영은 얼토당토 않는 공에는 차분했고 애매하다 싶은 공은 걷어내려 애썼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의욕만큼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2일 애덤 플럿코(31)와 승부에서는 수 싸움을, 정우영(23)과 대결에선 정상급 투심 패스트볼을 경험했다. 이처럼 당분간은 많은 투수들의 공을 겪어보고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는 시간이 계속될 예정이다.

신인의 초반 부진은 예상 범위 안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구단의 청사진이다. 신인을 육성하는 데 있어 '많은 실전을 경험하는 것'과 '1군 무대 경험' 이 두 가지는 매번 구단을 고민하게 하는 선택지였다. 보통 후자의 길을 걷는 유망주는 완벽해서보다는 퓨처스리그 레벨에 머무는 것의 실익이 적거나 1군 선수만큼의 경쟁력이 있는 경우다.

김도영은 3월 한 달간 폭발력 있는 타격감을 보여주면서 후자에 속하는 유망주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김종국 감독은 신인에게 많은 실전 경험을 줘야 한다는 지론을 가진 지도자였음에도 생각을 바꿨다. 신중하게 결정을 내린 만큼 구단도 '1군 김도영'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

김도영./사진=KIA 타이거즈 김도영./사진=KIA 타이거즈


타순까지 뚝심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고졸 신인 리드오프'라는 타이틀은 매력적이나, 자칫하다 신인에게 필요 이상의 부담을 주고 타선과 경기의 흐름을 끊을 수 있다. 아직 2경기지만, 한 달 이상 나아지지 않는다면 하위 타순으로 조정하는 약간의 융통성이 필요하다. 어디까지나 신인 타자가 1군 경험을 쌓는 일에 있어 중요한 것은 꾸준한 출장 기회다. 신인이 하위 타순에서라도 꾸준히 1군 선수들의 공을 경험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슈퍼 루키에게도 필요한 것은 있다. 한 타석 결과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 3월 31일 KBO 미디어데이에서 2017 신인왕 출신 이정후(24·키움)가 조언을 줬다. 이정후는 "시즌이 시작되면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질 텐데 (김)도영이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못하는 날도 있겠지만, 그 하루를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인은 내일 당장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한 플레이를 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러다 막힐 때면 분명히 좌절도 할 것이다. 하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도 정말 잘해주고 있다. 시즌을 치르면서 지금처럼 거침없이 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당부했다.

KIA는 5일부터 한화 이글스와 홈 3연전을 갖는다. 김도영은 이번 시리즈에서도 리드오프로 나설까. 팬들의 시선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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