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23세'의 5이닝 11K 노히트, '강정호' 이름 석 자에 묻혔다

고척=김동윤 기자  |  2022.03.18 21:40
위에서부터 이명종, 장재영, 박승주, 하영민, 김준형./사진=OSEN 위에서부터 이명종, 장재영, 박승주, 하영민, 김준형./사진=OSEN
흔히 '의미 없다' 말하는 시범경기도 신인과 무명 선수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알릴 더없이 소중한 기회다. 이명종(20), 장재영(20), 박승주(28), 하영민(27), 김준형(20). 평균 나이 23세의 키움 투수들은 모처럼 그 기회를 잡았다.


키움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와 시범경기에서 3-4로 패했다. 경기에 앞서 1군 선수 1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라인업에서 빠졌다. 4회 SSG 케빈 크론의 시범경기 첫 홈런과 실책성 플레이로 인한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했으나, 마운드의 힘으로 SSG와 접전을 만들어냈다.

선발 타일러 애플러(29)는 3이닝 무실점 2탈삼진으로 시범 경기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대량 실점을 내준 백진수(20)는 홈런 직후 멘탈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도 과감하게 한가운데 직구를 꽂아넣고, 결국 헛스윙 삼진까지 잡아내며 배짱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 백미는 5회부터 등장한 어린 투수들의 릴레이 호투였다. 첫 주자 이명종은 최정-크론-임석진 클린업을 상대했다. 최정을 2구 만에 우익수 뜬 공으로 잡아내더니 크론에게는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냈다. 임석진에게는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향해 슬라이더를 던져 스윙을 유도했다. 1이닝 무실점 2탈삼진.

뒤이어 등판한 장재영은 '9억 팔'이란 별명다운 뛰어난 스터프를 선보였다. 박성한을 낙차 큰 커브로 꼼짝 못 하게 만들더니 이흥련에게는 시속 140㎞에 달하는 고속 슬라이더를 연거푸 던져 2연속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마지막 타자 이정범을 상대로는 전매특허인 빠른 직구를 결정구로 사용하며 삼구삼진을 완성했다. 1이닝 무실점 3탈삼진.

이들 중 유일하게 육성 선수 출신인 박승주는 직구와 슬라이더만 활용해 공 12개로 1이닝을 마무리했다. 하이패스트볼로 잡은 삼진 하나는 덤이었다. 최근 군대에서 잔뜩 근육을 늘려 돌아온 것으로 화제가 된 하영민은 8회 삼진 3개를 뽑아내면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임석진을 상대로 폭투가 나오지 않았다면 퍼펙트 이닝이 될 뻔했다.

5회부터 시작된 노히트 행진은 올 시즌 기대주 김준형이 마무리했다. 최고 시속 147㎞의 빠른 공과 과감한 몸쪽 승부가 돋보인 피칭이었다. 시속 140㎞ 후반의 빠른 공에 SSG 타자들의 방망이는 계속해서 헛돌았고 결국 1이닝 무실점 2탈삼진으로 끝났다.

평균 23세의 투수 5명이 남긴 기록은 5이닝 11탈삼진 노히트. 홍원기 키움 감독의 불펜 우려를 불식시키는 영건들의 활약이었지만, 이들은 조명받지 못했다. 경기 전 발표된 강정호(35·키움)의 KBO리그 복귀 소식이 경기가 끝난 후까지도 야구계를 뒤흔들었다. 팬들의 온갖 설레발과 칭찬 세례를 받았어야 할 이들의 호투가 달갑지 않은 강정호라는 이름 석 자에 묻힌 것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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