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174' KIA 포수진, 화려한 슈퍼루키에 가려진 씁쓸한 그림자

김동윤 기자  |  2022.03.24 07:11
위에서부터 차례로 한승택, 김민식, 권혁경./사진=KIA 타이거즈 위에서부터 차례로 한승택, 김민식, 권혁경./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주목받는 대표적인 팀 중 하나다. 신인 선수 혹은 팀의 미래로 평가받는 젊은 선수들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덕분이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슈퍼루키 김도영(19)이다. 2022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김도영은 '제2의 이종범'이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화려한 플레이로 연일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12일 NC전에서 대주자로 출전해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치는가 하면, 디펜딩 챔피언 KT를 상대로는 3안타를 때려냈다. 타율 0.464(28타수 13안타)로 시범경기 타율 1위에 오르면서 일시적인 활약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내야에 제2의 이종범이 있다면 외야에는 박흥식(60) 전 KIA 퓨처스 감독으로부터 이승엽을 떠올리게 한 김석환(23)이 있다. 지난 시즌 군 복무를 마친 김석환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타율 0.348(23타수 8안타) 1홈런 7타점, 장타율 0.652로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투수진에서도 지난해 신인왕 이의리(20)의 성공적인 복귀, 또 다른 루키 최지민(19)의 호투 등 유망주들이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자극을 받은 베테랑도 나타나면서 김종국(49) KIA 감독이 노렸던 무한 경쟁의 효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무한 경쟁의 훈풍이 비켜나간 자리도 있다. 시범 경기 8경기를 치른 현재 KIA 포수진의 타격 성적은 타율 0.174(23타수 4안타)로 초라하다. 김민식(33)이 3경기 타율 0.222(9타수 2안타), 한승택(28)이 5경기 타율 0.111(9타수 1안타) 2볼넷, 권혁경(20)이 6경기 타율 0.200(5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없다.

김도영(왼쪽)과 김석환./사진=KIA 타이거즈 김도영(왼쪽)과 김석환./사진=KIA 타이거즈


이제 겨우 시범경기 8경기 성적임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포수진이 KIA가 경쟁을 통해 성장하길 바랐던 대표적인 포지션이었기 때문이다.

KIA의 다른 포지션은 현재 혹은 미래 자원 최소 둘 중 하나는 준비돼있다. 선발진은 복귀한 양현종(34)에 이의리가 착실히 성장하고 있고 장현식(27), 전상현(26), 정해영(21)을 필두로 한 불펜 역시 끄떡없다. 외야는 나성범(33), 최원준(25·상무), 김석환, 내야는 김선빈(33), 박찬호(26)에 김도영, 윤도현(19) 등이 있어 향후 몇 년은 기대를 갖고 지켜볼 만하다. 그에 비해 아직 변함없는 포수진은 화려한 슈퍼 루키들의 활약에 가려진 KIA의 씁쓸한 그림자가 아닐 수 없다.

몇 년째 KIA의 포수 포지션은 고민거리였다. KIA는 2016년 한승택, 2017년 김민식을 각각 한화와 SK(현 SSG)에서 외부 수혈한 후 두 포수의 성장에 기대했다. 2포수 체제가 굳혀진 첫 해(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뿐이었다. 2017년부터 5시즌간 김민식은 타율 0.230, 11홈런, OPS 0.629, 한승택은 타율 0.225, 18홈런, OPS 0.636으로 타격에서 성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육성도 현재로서는 냉정히 말해 실패다. 지난 8번의 신인드래프트(2014~2021년)에서 8명의 포수를 뽑았으나, 1군에 자리를 잡은 선수는 없다. 군 입대로 인한 공백과 육성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포지션임을 고려해도 아쉬운 결과다.

포수는 수비가 중시되는 포지션이라는 점에서 김민식과 한승택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몇 년째 제자리걸음인 타격은 고작 시범 경기 성적에도 팬들을 조바심 나게 만든다. 올해 초 KIA의 포수 트레이드 영입설로 떠들썩해진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올 시즌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하고 있다. 물론 모든 포지션을 완벽하게 갖춰놓아야 가을야구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많은 팀이 대대적인 보강을 하면서 5위 싸움은 더욱 치열해졌다. 지난해 9위로 마친 KIA는 좀 더 많은 발전을 이뤄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포수들이 언제까지 타격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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