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 주유소 사장님 할지도” 제주 제르소×링 벌써 환상 호흡

스포탈코리아 제공   |  2022.01.30 09:41


[스포탈코리아=순천] 이현민 기자= 제주유나이티드 막내 홍성욱(19)이 스윽 오더니, 인터뷰 중인 제르소(30)와 조나탄 링(30)에게 별다방 커피를 건넸다. 그러자 두 선수가 “오~ 땡큐”라고 잇몸 미소를 지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알고 보니 주장인 김오규(32)가 선수단, 구단 스태프 전원에게 통 크게 쏜 커피였다.

2022시즌 K리그1 태풍을 꿈꾸는 제주의 분위기는 벌써 무르익었다. 제주는 남기일 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현재 전남 순천에서 새 시즌 담금질에 한창이다.

올겨울 이적 시장에서 미드필더인 윤빛가람과 최영준을 수혈, 기존 이창민과 막강 중원을 구축하게 됐다. 영원한 우승 후보인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부럽지 않은 미드필드를 완성했다. 김동준, 이지솔, 김주공, 조성준, 이정문, 안태현까지 즉시 전력감도 품었다. 모든 포지션에 걸쳐 확실한 보강을 했다. 관건이던 주민규와 제르소의 파트너로 스웨덴 출신 공격수 조나탄 링도 데려왔다.

제주 입단 선배인 제르소는 링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둘은 벌써 환상의 짝 느낌이 물씬 풍겼다.

입국 후 자가 격리를 끝내고 선수단에 합류한 지 일주일도 안 된 링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신병처럼 모든 게 어색했다.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그는 “제주 구단의 오퍼를 받은 후 끌렸고, 이적을 결심한 후 인터넷을 통해 제주 팀에 관해 찾아봤다. 팀 스타일이 확실하다”고 털어놨다.

최근 제주는 제주도내 명소뿐 아니라 지역 곳곳을 찾아다니면 ‘옷피셜’로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링은 제주의 모기업인 SK주유소를 찾아 주유기를 들고 사진을 찍어 또 한 번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작 본인은 “예상 못했는데, 재미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제르소는 “링이 은퇴하고 주유소 사장님을 할지 어떻게(사람 일은 모른다) 알아”라고 폭소했다. 그러면서 “나는 제주도에 왔을 때 자가 격리를 하느라 숙소 발코니에서 사진을 찍었다. ‘격리포토’였는데...”라고 링을 부러워했다. 만으로 서른 살 동갑내기, 왼발 윙어라는 공통점을 지닌 둘의 호흡이 그라운드 밖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 아래는 제르소×링과 대화.

- 제주도를 떠나 순천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데?

제르소 : 제주를 잠시 떠나 기분 전환하면서 훈련하니 좋다.

: 제주에 잠깐 있었지만, 며칠 후 순천으로 왔다. 우선 빠른 시일 내 컨디션 올려 팀에 보탬이 되겠다.

- 제르소는 지난 시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되돌아본다면?

제르소 : 다른 리그로 왔으니 적응하기 힘든 건 당연했다. 누구나 시행착오는 있다. 차츰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기일 감독님과 동료들 덕이었다.

- 링은 한국에 오니 어떤가? 이적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가 있다면?

: 제주에서 나를 원한다고 오퍼가 왔을 때 흥미를 느꼈다. 사실, 한국과 제주라는 팀에 관해 잘 몰랐다. 이적을 결심한 뒤 인터넷으로 찾아봤다. 팀의 플레이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 어떤 스타일에 끌렸나?

: 제주 경기를 봤다. 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끈끈하더라. 수비도 강한데 공격적인 면에서 강점이 있었다.

- 제르소는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타국에서 서로 의지하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서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하다.

제르소 : 그래도 내가 링보다 1년 먼저 왔다. 처음 왔을 때 느낌과 제주도가 어떤 곳인지 알려줬다.

: 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제주도의 환경, 훈련 여건, 생활 등. 제르소가 많은 걸 얘기해줬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웃음).

- 제르소는 링에게 제주도를 어떻게 소개했나?

제르소 : 내가 처음 제주도에 왔을 때 딱 마음에 들었다. 한마디로 힐링 되는 곳. 무엇보다 가족들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 제주에 조금 있다가 순천으로 왔다. 아직 생소하다. 제주도에 가서 시간 내어 다녀볼 생각이다.

- 음식은 입에 맞나?

제르소 : 나는 한국 음식이 딱인데, 아직 와이프가... 제주도에 좋은 레스토랑이 많아서 가끔 외식을 한다.

- 링은 한국 축구뿐 아니라 문화에 생소할 수밖에 없을 텐데? 한국에 관한 이미지가 궁금하다.

: 제주도에서 10일 동안 격리 하다가 순천으로 온지 일주일도 안 됐다. 코로나 여파로 이 곳(순천)에서는 구경을 할 수도 없고... 제주도에 가면 제르소와 차량을 타고 같이 다닐 계획이다.

- K리그를 평가한다면?

제르소 :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뛸 당시 많은 국적의 선수를 봤고 경험했다. 지인 중에서 한국 축구를 좋게 평가한 이들이 많았다. 내가 제주로 오기 전 ‘K리그1’이 아시아에서 손에 꼽히는 리그라고 들었다. 와서 치열하고 경쟁력 있다는 걸 느꼈다.

: 나는 스웨덴 리그에 있었다. 스웨덴은 기술적인 면이 있다. 아직 한국 축구를 직접 경험하지 못했으나, 거칠고 파워풀하다고 들었다.

- 둘은 왼발잡이 윙어에 포지션이 같다. 어떻게 시너지를 낼 것인가?

제르소 : 지난 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였던 주축들이 많이 남았다. 감독님도 좋은 구상을 하고 계신 거로 안다. 링과 양 측면에 나설 수 있다. 잘 될 것 같다. 느낌이 좋다.

: 앞서 얘기한대로 빨리 적응하겠다. 그러기 위해 내가 적극적으로 다가서고, 친구인 제르소는 물론 한국 선수들과 계속 소통하겠다. 그라운드 안에서 증명하고 싶다.



- 링의 제주 입단 사진이 화제다. 주유소에서 주유기를 들었다.

: 예상을 못했는데, 재미있었다. 구단과 팬들이 원한다면 당연히 해야 하지 않겠나.

- 제르소는 링의 오피셜 사진을 봤나?

제르소 : 나중에 링이 은퇴하고 주유소 사장님을 할지 어떻게 아나(웃음). 나는 구단이 마련해준 숙소에서 자가 격리를 하며 사진을 찍었다. 발코니였나. ‘격리포토’였다.

- 남기일 감독은 지도 철학이 확실하다. 다소 ‘까탈스럽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제르소 : 밖에서 들리는 소문과 다르다. 감독님은 좋은 분이다. 가끔 화를 내시는 건 팀이 잘 되기 위함이다. 나도 동료들도 안다. 내가 힘들었을 때 큰 도움을 주셨다. 덕분에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평소에서 많은 격려를 해주신다.

: 아직 모르겠다(경험 못 해봐서). 노코멘트하겠다(웃음).

- 제주는 유독 원정 경기 어려움을 겪는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제르소 : 이제 익숙하다. 미국에서도 항상 비행기를 탔다. 큰 문제없다.

: 스웨덴에서는 버스를 타고 4, 5시간 원정을 다녔다. 비행기도 자주 탔다. 한국은 곳곳에 공항이 있고, 내려서도 꽤 가까운 거리다 들었다.

- 제주는 지난 시즌에 리그 4위를 했다. 이번 시즌 목표는?

제르소 : 지난 시즌보다 잘해야 한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거로 확신한다.

: 팀이 이기는 게 먼저다. 내 장점을 살려 직접 득점을 하고, 동료가 득점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팀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스포탈코리아, 제주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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