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 괴물' 문동주 "심준석이 자꾸 뭘 달래요... 신인왕·태극마크 중 1개요?"

김우종 기자  |  2022.01.08 19:48
한화 문동주. /사진=김우종 기자 한화 문동주. /사진=김우종 기자
새해가 밝았다. 저마다 마음을 가다듬으며 한 해를 시작하는 때다. 스타뉴스는 누구보다도 새로운 각오로 2022년의 출발선에 나선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포츠팀


[2022 새 출발] ① NC 손아섭 ② 강릉고 김예준 ③ 휴온스 최혜미 ④ 울산현대 김영권 ⑤ 한화 문동주

이 선수, 가까이서 직접 보니 피부가 정말 하얗고 보드랍다. '꿀피부'라는 말을 건네자 그는 수줍게 웃었다. 2003년생. 우리 나이로 이제 스무 살. 장차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에이스로 평가받는 재목 문동주(19·한화)는 신인답지 않게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진중했다.

문동주는 지난해 8월 2022 신인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광주 화정초-무등중-진흥고를 졸업한 그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비공식 경기서 최고 시속 156㎞의 강속구를 뿌릴 정도로 어깨가 강하다.

새해 초 충남 서산에 위치한 한화 이글스 2군 훈련장에서 만난 그는 그물과 2m 거리서 공만 살살 던지고 있었다. 가볍게 어깨만 푸는 수준이었다. 문동주는 "지난해 9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서 던진 뒤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을 잡은 것 같다. 지난 3일부터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지금 아픈 곳은 전혀 없다. 팔꿈치와 몸 상태 모두 정상"이라고 밝혔다.

올해 9월에는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리그 중단 없이 24세 이하 선수들을 주축으로 대표팀을 꾸릴 예정이다. 문동주 역시 리그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태극마크도 꿈이 아닐 것이다. 그는 "아버지께서 해머 던지기 국가대표로 활동하시는 모습을 어려서부터 많이 봐왔다. 아버지를 따라 태극마크를 달면서 '부자 국가대표'라는 꿈이 이뤄질 수 있는 기회다. 그렇지만 일단 제가 잘해야 되는 것"이라고 신중하게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신인왕과 태극마크, 둘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 무엇을 선택할까. 하지만 문동주는 "태극마크를 달 정도면 신인왕을 탈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웃으며 재치 있게 말했다. 그는 "최종 목표는 신인왕이다. 첫 승부터 한 계단, 한 계단씩 밟아 나가고 싶다. 작은 목표들을 하나씩 이루다 보면 최종 목표에 가까이 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산 한화 2군 훈련장에서 가볍게 공을 던지며 어깨를 풀고 있는 한화 문동주. /사진=김우종 기자 서산 한화 2군 훈련장에서 가볍게 공을 던지며 어깨를 풀고 있는 한화 문동주. /사진=김우종 기자
한화는 2006년 류현진(35·토론토) 이후로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문동주가 16년 만에 영광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지 관심거리다. 류현진에 대한 질문에 그는 "2006년 류현진 선배님은 솔직히 너무 높은데…"라고 미소를 지으며 잠시 머뭇거리더니 "최대한 따라가려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운동 선수들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인성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는 시대다. 그런데 문동주는 이미 구단 내부에서 인성이 좋다는 평가가 자자하다. 그는 "본인 감정에 휩싸이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경기를 하다 보면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또 1년에 그 한 경기만 있는 게 아니다. 제 감정에 휩쓸리다 보면 제대로 할 것도 잘 안 되는 성격이다. 화를 내면 될 것도 안 된다. 스스로 평정심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2021 시즌을 최하위로 마친 한화는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초고교급 최대어'로 불리는 심준석(18·덕수고)을 지명할 수 있는 우선권을 손에 넣었다. 그런데 벌써부터 문동주와 심준석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서 함께 뛰었던 둘은 서로 자주 연락을 주고 받으며 우정을 쌓고 있다.

문동주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다"면서 "근데 (준석이가) 자꾸 저한테 뭐를 달라고 그런다. 제가 줄 게 없는데 자꾸 달라고 한다. 얼마 전에는 글러브도 새 것을 받았던데, 또 달라고 한다. 도대체 뭘 줘야 할 지 모르겠다. 이상해요….(웃음) 발 사이즈도 다른데 신발도 달라 하더라. 아무래도 제가 불행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순박한 표정을 지었다.

한화 팬들을 향해 그는 "저를 많이 응원해주시고 기대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실전 투구에 들어갈 단계가 아니라 구체적인 목표는 아직 세우지 않았다. 원래 기록에 크게 연연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다만 최대한 많이 던지면서 점수를 주지 않으려 노력하면 기록도 좋아지지 않을까. 선발 혹은 불펜으로 제가 던지고 싶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떤 보직이든지 제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야구의 미래'로 평가 받는 한화 문동주.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국 야구의 미래'로 평가 받는 한화 문동주.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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