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열흘간 꼴찌, 홍원기 "요키시, 김민성에 역전포... LG에 그때부터 고전" [2021 가장 아쉬운 경기]

김동윤 기자  |  2021.12.12 14:30
노병오 키움 투수코치(왼쪽 2번째)가 지난 4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에릭 요키시(오른쪽 2번째)를 진정시키기 위해 마운드를 방문한 모습.  /사진=OSEN 노병오 키움 투수코치(왼쪽 2번째)가 지난 4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에릭 요키시(오른쪽 2번째)를 진정시키기 위해 마운드를 방문한 모습. /사진=OSEN
12월이다. 한 해를 돌아보며 기뻤던 일, 힘들었던 일을 떠올리는 때다. 프로야구 감독들도 특히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게 마련. 스타뉴스는 KBO리그 감독들에게 '2021시즌 가장 아쉬웠던 1경기'를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스포츠부


키움 홍원기 감독 : 4월 15일 고척 LG전 4-6 패

시즌 초반이었지만, 이제 와 돌아보면 키움에 놓쳐서는 안 될 경기였다.

홍원기(48) 키움 감독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앞선 KIA와 3연전(4월 6~8일)을 모두 역전패로 내줬지만, 다시 반등할 기회가 마련됐다고 봤다. 4월에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있었는데 그 경기에서 지는 바람에 주춤한 것이 아쉽다"라고 그날의 기억을 풀어놓았다.

1승 1패 뒤 맞은 3연전 마지막 경기. 전날까지 키움은 시즌 5할 승률(5승 5패)로 4위였다. 이날 이겼다면 직전 롯데전(4월 9~11일)에 이어 2연속 위닝 시리즈로 상승세를 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키움은 이후 4연속 루징 시리즈(LG-KT-한화-SSG전)를 겪고 열흘간(4월 18~27일) 꼴찌로 내려앉아야 했다.

LG전도 이때부터 왠지 모르게 어려워졌다. 올해 키움은 LG와 상대 전적 5승 2무 9패로 2018년(5승 11패) 이후 처음으로 열세에 놓였다. 홍 감독은 "올해 우리가 LG를 상대로 많이 고전했다. 근래 들어 처음 있는 열세였다. 그 때 첫 단추를 잘 끼웠더라면 LG와 상대 전적도 좀 더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시즌 흐름을 결정지은' 경기라고 볼 수 있다.

키움 데이비드 프레이타스가 지난 4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전에서 2루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OSEN 키움 데이비드 프레이타스가 지난 4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전에서 2루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OSEN
초반은 키움의 분위기였다. 2회 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32)와 김웅빈(25)의 연속 2루타로 선제점을 뽑고 4회 김은성(28)의 2타점 2루타 등으로 4-0으로 앞서나갔다.

선발 에이스 에릭 요키시(32)도 지난해 LG전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50의 기록이 말해주듯 천적다운 모습을 과시했다. 5회까지 내준 안타는 2회초 채은성의 2루타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요키시는 6회부터 흔들렸다. 특히 커브의 제구가 말썽이었다. 홍 감독은 "요키시가 급격하게 무너질 때가 있다. 이 경기는 선수 개인에게도 굉장히 아쉬웠을 것이다. (이때를 잘 넘겼다면) 요키시도 올해 좀더 좋은 성적을 거뒀을 텐데 이후 페이스가 한참 주춤했다"고 아쉬워했다.

LG 선두타자 김재성(25)이 요키시의 2구째 커브를 받아쳐 만든 우전 안타가 시작이었다. 이어 이형종(32)이 초구 커브를 때려 중월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2사 후에도 요키시는 로베르토 라모스(27)와 채은성(31)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다. 노병오 키움 투수 코치가 직접 마운드로 향해 요키시를 다독여야 했다.

LG 김민성이 지난 4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 6회초 2사 주자 1, 3루 찬스에서 요키시로부터 좌월 역전 스리런 홈런을 날린 후 포효하고 있다./사진=OSEN LG 김민성이 지난 4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 6회초 2사 주자 1, 3루 찬스에서 요키시로부터 좌월 역전 스리런 홈런을 날린 후 포효하고 있다./사진=OSEN
2사 1, 3루에서 당시 타율 0.161의 김민성(33)이 타석에 들어섰다. 2스트라이크 0볼에서 요키시의 커브는 연거푸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났다. 그래서 선택한 5구째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존 안쪽으로 말려드는 실투가 됐다. 결과는 4-5 역전을 허용하는 좌월 스리런 홈런이었다.

약 8개월 전 경기였으나, 홍원기 감독의 뇌리에 남은 잔상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듯했다. 홍 감독은 "아무리 잘 던지는 투수라도 공이 가운데로 몰리거나 타자가 잘 친 것은 할 말이 없다. 그때 이형종과 김민성이 잘 쳤다"고 정확히 기억했다.

그는 "진 경기는 모두 다 아쉽다. 두산과 와일드카드 2차전(8-16 패)도 그렇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경기를 하나만 꼽으라면 에이스 요키시가 역전 홈런을 맞은 그때였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