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경기 남기고 1위 내준 날, 이강철 "이렇게 놓치나 싶었다" [2021 가장 아쉬운 경기]

심혜진 기자  |  2021.12.20 08:07
10월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0-4로 패한 뒤 KT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오며 아쉬워하고 있다./사진=OSEN 10월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0-4로 패한 뒤 KT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오며 아쉬워하고 있다./사진=OSEN
12월이다. 한 해를 돌아보며 기뻤던 일, 힘들었던 일을 떠올리는 때다. 프로야구 감독들도 특히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게 마련. 스타뉴스는 KBO리그 감독들에게 '2021시즌 가장 아쉬웠던 1경기'를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스포츠부


KT 이강철 감독 : 10월 23일 대구 삼성전 0-4 패

5연패는 순식간이었다. 연패도 뼈아픈데 1위 자리도 내줬다. 허망함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이강철(55) KT 감독에게도 이렇듯 잠 못 이루는 날이 있었다.

KT는 10월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원정 경기서 0-4로 졌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는 6⅓이닝 3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산발 4안타를 치는게 그쳐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회 배정대의 2루타와 유한준의 볼넷으로 2사 1, 2루 기회를 맞았다. 여기서 호잉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선제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2회에는 선두타자 박경수가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그러나 장성우 뜬공, 신본기의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이후 타자들은 무기력했다. 삼성 선발 백정현을 상대로 6회까지 꽁꽁 묶였다. 쿠에바스는 1회 오재일에게 적시타, 5회 구자욱, 6회 강민호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0-3으로 끌려갔다.

삼성 우규민(오른쪽)이 7회 2사 1, 2루에서 KT 대타 김민혁을 삼진으로 처리한 후 김상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사진=OSEN 삼성 우규민(오른쪽)이 7회 2사 1, 2루에서 KT 대타 김민혁을 삼진으로 처리한 후 김상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사진=OSEN
7회가 돼서야 다시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볼넷과 안타로 2사 1, 2루가 만들어졌다. KT 벤치의 선택은 대타였다. 신본기를 빼고 문상철을 내세웠다. 그러자 삼성도 투수 교체로 맞불을 놨다. 백정현을 내리고 우규민을 올린 것이다.

KT 역시 바로 반응했다. 이번에는 문상철을 빼고 김민혁을 타석에 내보냈다. 0-3으로 끌려가고 있는 터라 한 점이 소중했다. 한 번 물꼬가 터지면 따라잡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김민혁이 우규민을 상대로 공 4개 만에 삼진을 당한 것이다. 결국 7회가 KT의 마지막 기회가 됐다. 이후 8회와 9회는 소득없이 마쳤다. 오히려 8회말 2사에서 이대은이 오재일에게 쐐기 솔로포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패배로 KT는 5연패에 빠졌고, 8월 12일 이후 72일 만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반대로 삼성이 1위에 오른 것은 '하루 천하'였던 6월 24일 이후 121일 만이었다.

시즌 종료까지 6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1위 자리를 내주었으니 분노와 아쉬움, 허망함이 교차했다. 이강철 감독도 그 때 기분을 잊지 못했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 전까지 유지해왔던 1위를 넘겨줬기 때문에 너무도 아쉬웠다. 너무 무기력하게 진 경기이기도 했다. 선수들도 분명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정말 창피했다. '이렇게 1위를 놓치는구나' 했다. 정말 허무하더라"고 되돌아봤다.

가장 아쉬움이 큰 경기로 꼽았지만 이 경기는 결국 KT에 큰 약이 됐다. 다시 해보자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 감독은 "그날 경기를 계기로 선수들이 더욱 똘똘 뭉쳤다. 이후 타이 브레이크(1위 결정전)까지 갔고, 설욕의 장이 됐다. 1위를 내준 경기의 복수도 하면서 통합 우승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웃어 보였다.

이강철 KT 감독./사진=OSEN 이강철 KT 감독./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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