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15:15 통한의 무승부, 수베로 "그 뒤로 1승도 못하고 시즌 끝" [2021 가장 아쉬운 경기]

김우종 기자  |  2021.12.11 09:23
수베로 한화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수베로 한화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12월이다. 한 해를 돌아보며 기뻤던 일, 힘들었던 일을 떠올리는 때다. 프로야구 감독들도 특히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게 마련. 스타뉴스는 KBO리그 감독들에게 '2021시즌 가장 아쉬웠던 1경기'를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스포츠부


한화 수베로 감독 : 10월 23일 사직 롯데전 15-15 무승부

1회 1점, 2회 6점을 뽑은 한화는 3회에도 4점을 달아났다. 11-2, 무려 9점 차. 이때까지만 해도 이 경기가 '대첩'으로 남을 줄 누가 알았을까.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를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었다.

◆ 2회 하주석의 만루 홈런, 9점 차 리드

양 팀이 1-1로 맞선 2회초 한화의 공격. 무사 2, 3루서 최인호의 적시타와 최재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1이 됐다. 계속된 1사 만루 기회. 타석에 하주석이 들어섰고, 롯데 투수 김도규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 슬램을 작렬했다. 개인 통산 4번째 만루 홈런이자 2017년(11개)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순간이었다.

이어진 3회에도 한화는 2사 만루서 하주석과 김태연의 연속 2타점 적시타로 11-2 리드를 잡았다. 여전히 한화 마운드는 선발투수이자 팀 내 최고 에이스 카펜터가 지키고 있는 상황.

◆ 7회에도 여전히 8점 차, 그래도 잡힌다고?

11-6, 한화가 계속 리드를 잡은 상태서 돌입한 7회초. 1사 만루에서 노수광의 2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3점을 추가했다. 점수는 14-6까지 벌어졌다. 이제 한화는 3이닝만 막으면 경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7회 1사부터 당시 주춤했던 정우람을 투입하며 승기를 굳히고자 했다. 그런데….

◆ 믿었던 수호신들의 난조, 설마….

한화의 최고 클로저로 뒷문을 책임졌던 정우람은 손아섭과 전준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정훈과 9구 승부 끝에 좌월 스리런포를 얻어맞았다. 다시 5점 차. 정우람이 곧바로 내려가고 윤대경이 투입됐으나 또 1점을 내주며 점수는 4점 차까지 좁혀졌다.

8회초 하주석의 희생 타점으로 15-10을 만든 한화. 여전히 5점이라는 리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8회말 1사 1, 2루 위기서 정훈의 1루 땅볼 때 이성곤이 송구 실책을 범했다. 이 사이 3루주자가 홈인. 롯데는 안치홍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15-13, 턱밑까지 추격했다.

◆ 이대호의 동점 투런포, 15:15 이런 경기가 다 있습니다

계속해서 한동희가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2아웃. 한화는 마무리 투수 강재민을 투입했다. 하위 타순인 8번으로 이어지는 순간. 그런데 타자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이대호였다.

초구는 볼(시속 139km 투심). 그리고 2구째. 강재민의 몸쪽으로 쏠린 투심(시속 137km)을 이대호가 퍼 올렸다. 포수 최재훈과 강재민의 시선이 동시에 타구 쪽을 향했다. 몸을 비스듬히 기울인 채로, 마치 공이 그라운드 쪽으로 끌려오기를 바라듯이….

하지만 사직구장의 함성이 더욱 커져만 갔다. 하얀 공이 텅 빈 좌측 외야 관중석에 '쾅'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동점 투런포. TV 중계 화면에는 눈을 깜빡이고 있는 수베로 감독이 클로즈업됐다. 따라잡힐 것 같지 않았던 경기는 결국 15-15가 됐고, 9회 양팀이 득점하지 못하면서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 수베로 감독 "그 뒤로 연패하고 시즌 마쳤다"

시즌이 끝난 후 수베로 감독은 한화 홍보팀을 통해 이 경기를 이렇게 되돌아봤다.

"크게 앞서고 있다가 결국 무승부로 끝난 경기라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사사구를 14개(볼넷 13, 몸에 맞는 볼 1개)나 얻어냈지만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그 이후 경기서 계속 연패에 빠지면서 시즌을 마쳤기에 기억이 난다."

이후 한화는 거짓말처럼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채(6경기 1무 5패) 2021 시즌을 마감했다.

수베로(오른쪽) 감독과 한화 코칭스태프의 모습. /사진=뉴스1 수베로(오른쪽) 감독과 한화 코칭스태프의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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