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겨도 PS였는데, 김원형 "1경기로 모든 것이... 허무했다" [2021 가장 아쉬운 경기]

심혜진 기자  |  2021.12.09 10:54
KT 호잉(오른쪽)이 10월 30일 SSG와 최종전 5회 1사 1, 3루서 박민호를 상대로 3점 홈런을 때려낸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사진=OSEN KT 호잉(오른쪽)이 10월 30일 SSG와 최종전 5회 1사 1, 3루서 박민호를 상대로 3점 홈런을 때려낸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사진=OSEN
12월이다. 한 해를 돌아보며 기뻤던 일, 힘들었던 일을 떠올리는 때다. 프로야구 감독들도 특히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게 마련. 스타뉴스는 KBO리그 감독들에게 '2021시즌 가장 아쉬웠던 1경기'를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스포츠부


SSG 김원형 감독 : 10월 30일 인천 KT전 3-8 패

이렇게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마지막 1경기로 모든 게 갈렸다.

김원형(49) SSG 감독에게도 잊을 수 없는 경기다. 김 감독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올해 아무래도 아쉬운 경기가 많지 않았나 싶다. 결과로 따지면 시즌 최종전이 가장 아쉽다.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그 경기에 가을야구가 달려 있지 않았나. 선수들이 모두 잘해줬지만 아쉽게 졌고, 팬들께 너무 죄송했다"고 되돌아봤다.

이날 경기 전까지 SSG는 66승 14무 63패로 5위였다.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포스트시즌(PS) 막차를 탈 수 있었다. 그런데 졌다. 반 게임 차로 키움에 5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운명이 걸린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 이는 신인 좌완 김건우(19)였다. 올 시즌 선발과 중간을 오간 터라 긴 이닝을 소화하기는 무리였기 때문에 김원형 감독은 윌머 폰트, 조요한을 제외하고 모든 투수들을 대기시켰다.

그러나 김건우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1회 초 안타와 볼넷 2개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빠르게 투수 교체를 단행했지만 장지훈도 급한 불을 끄지는 못했다. 유한준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했고, 장성우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2실점했다.

그래도 바로 타선이 터지면서 쫓아갔다. 이번엔 KT 선발 소형준이 제구 난조를 보였다. 추신수와 최주환의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서 최정이 볼넷으로 걸어나가 만루를 만든 뒤, 한유섬이 풀카운트 승부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다. 계속된 1사 만루서 박성한의 유격수 앞 땅볼 때 3루주자가 홈을 밟아 2-2 동점이 됐다.

SSG는 3회 유한준에게 솔로포를 허용했으나 1점 차 승부를 이어갔다.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간격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5회였다. 말 그대로 '와르르' 무너졌다.

불펜 요원 김상수(33)와 김태훈(31), 박민호(29)가 차례로 난타를 당했다. 김상수는 조용호와 황재균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내려갔고, 바통을 이어받은 김태훈은 폭투로 실점했다. 이어 강백호에게 적시타를 내줬다. 불을 끄러 올라온 박민호는 호잉에게 3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팽팽하게 끌고 온 경기 흐름이 한 순간에 무너진 것이 뼈아팠다.

김원형 감독은 "아무래도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부담감을 갖고 있었던 부분이 크다. 우리 팀이 143경기까지 역전승, 재미있는 경기를 많이 했다. 잘했던 경기도 많았다. 그런데 그 1경기로 모든 것이 결정되니 허무했다. 잘 버텨준 선수들에게 고마울 뿐이다"고 말했다.

김원형 SSG 감독이 10월 30일 KT와 최종전을 지켜보고 있다./사진=OSEN 김원형 SSG 감독이 10월 30일 KT와 최종전을 지켜보고 있다./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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