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으로 치닫는 IBK와 조송화 '진실게임', 배구팬 분노만 커진다

심혜진 기자  |  2021.12.11 05:24
조송화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에서 열린 무단 이탈 관련 상벌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송화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에서 열린 무단 이탈 관련 상벌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렇게 논란이 커질 일이었던가. 중재자로 나섰던 한국배구연맹(KOVO)도 두 손을 들었다. 결국 이해 당사자들이 직접 문제를 풀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배구팬의 분노도 계속 커진다.

KOVO는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연맹 회의실에서 IBK기업은행 조송화의 '성실의무 위반 등'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했다. 3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펼쳤지만 징계 보류 결정을 내렸다.

상벌위원회는 "본 건에 관하여 대상자에게 출석 및 소명기회를 부여하였고, 연맹 규약, 상벌규정 등 관련규정 및 선수계약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선수의무이행에 관련해서 이해당사자 간에 소명내용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부분이 많고, 상벌위원회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어 결정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의 주전 세터였던 조송화는 지난 12일 KGC인삼공사전 이후 팀을 떠났다. 구단 설득으로 돌아왔으나 16일 페퍼저축은행전을 마친 뒤 다시 짐을 꾸려 나갔다. 이는 최근 배구계를 강타한 IBK기업은행 사태의 시발점이 됐다. 결국 내홍의 책임을 지고 서남원 전 감독과 윤재섭 단장이 경질됐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조송화와 함께 팀을 떠났다가 돌아온 김사니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다 비난 여론과 배구계 인사들의 악수 보이콧에 물러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IBK기업은행의 어이없는 행정력은 또 나왔다. 조송화를 임의해지 시키려 했으나 서류 미비로 반려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프로스포츠 표준계약서를 도입하면서 선수의 서면에 의한 자발적 신청을 전제로 임의해지 절차가 이뤄지도록 했는데, IBK기업은행은 구두로 답을 들었다면 서면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KOVO가 다시 보완을 요청하자 그제서야 조송화에게 서면 동의서를 받으려 했으나 이미 조송화의 마음이 바뀐 상황이었다. 결국 서류 미비로 임의해지시키지 못했다.

그러자 다급해진 IBK기업은행은 KOVO에 손을 내밀었다. 구단으로서는 계약 해지의 정당성을 얻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예상대로였다.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구단 내부의 일이기 때문에 상벌위원회로서도 징계를 내리긴 힘들었다. 사실관계 확인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징계를 보류했다.

조송화는 무단이탈이 아니라 부상에 따른 휴식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선수 생활 지속'을 주장하고 있고, 기업은행은 조송화와 함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OVO가 사실상 중재를 포기하면서 결국 이해 당사자들이 직접 문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송화 건도 결국 김사니 코치의 사태처럼 구단과 진실게임 양상이 됐다. 김사니 코치는 서남원 전 감독에게 폭언을 들었다고 폭로했고, 서 감독은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올 일은 아니었다. KOVO까지 나설 문제가 아니었다. 말 그대로 구단 내부의 일이다. 감독에게 선수가 불만을 가질 수 있고, 선수도 감독에게 불만을 품을 수 있다. 이 갈등을 해결하고 중재하는 것이 구단의 역할이 아닌가. 조송화와 서남원 전 감독 사이에 불화가 감지됐다면 확실하게 풀고 갔어야 했다. 그런데 사실 파악은커녕 감추기에 급급했고, 오히려 일을 키웠다. 파국의 길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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