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3대장 웨이브·티빙·카카오TV, '메타버스'를 정조준하다(인터뷰①)[★창간17]

2021년 현재는 '콘텐츠 범람'의 시대다. 드라마, 예능, 시사교양, 영화 등 무수한 장르의 콘텐츠가 레거시 미디어의 틀에 갇힌 부수적인 객체가 아니라 방송사를 복수로 넘나들 수 있는 주체로 변화한 것. TV 방송국의 진화 형태를 보면, 1세대 지상파에서 2세대 케이블 위성 채널로 유선 상의 발을 넓혔고, 3세대는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 OTT(Over The Top)가 새로운 '메타버스 방송국'의 개념으로 자리잡았다. 기존의 채널 사용자 PP(Program Provider)가 쇠퇴하면서 지금은 역으로 한 플랫폼에서 얼마만큼 많은 콘텐츠를 수급하고 배급하느냐, 라이프로깅에 어느 정도로 부응하느냐가 성패의 기준이 됐다.

장르와 규모를 불문하고 '콘텐츠가 재미있으면 시청자는 어떻게든 본다'는 가치가 더 커졌다. '재미' 자체에 본질을 두게 됨으로써 양질의 이야기가 나오고 콘텐츠 산업의 발전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영화 '기생충'은 내수 경쟁이 낳은 긍정적인 산물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프라임비디오, 애플티비플러스 등 해외 OTT가 국내 진출을 꾀하는 한편, 국내 토종 OTT의 빠른 발전이 이에 반격한다. 국내 3대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웨이브'(wavve), '티빙'(TVING), '카카오TV'(kakao TV)가 메타버스 환경에서 기존 방송국만큼의 영향력을 갖게 된 것. 세 플랫폼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온라인으로 콘텐츠 공급을 한다는 점에선 비슷하지만, 각각 다른 차이도 있다.

웨이브는 모든 지상파와 대다수 케이블 프로그램, 스포츠 중계권 확보로 강점을 갖고, 티빙은 CJ ENM 계열 채널의 프로그램 전부와 영화, 일부 종편과 타 케이블 프로그램, 자사 유튜버 방송으로 글로벌 마니아를 모은다. 카카오TV는 웹툰, 웹소설 등 자사 IP를 활용한 드라마, 스타 PD와 연예인 기용, 자체 오리지널의 자사와 타사 병렬 공급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의 발전이 향후 메타버스 콘텐츠 공급까지 기대할 수 있다.

스타뉴스가 창간 17주년 기념으로, 국내 3대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웨이브', '티빙', '카카오TV' 관계자와 인터뷰를 갖고 현 OTT 시장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2021년 현재 플랫폼 서비스 이용자 수와 누적 뷰 등의 성과는 어떻게 되나요?

▶웨이브 배재근 마케팅전략그룹장: 웨이브 유무료 전체 이용자 수는 최근 1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펜트하우스' 시리즈 등 지상파 인기 드라마와 함께 웨이브 오리지널 독점 콘텐츠의 성과가 좋았습니다. 탄탄한 콘텐츠 라인업 기반으로 유료가입자와 사업매출도 안정적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여러 조사기관의 월간 사용자 수 통계를 보면 웨이브가 국내 OTT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티빙 콘텐츠사업국 황혜정 국장: 티빙은 2020년 10월 CJ ENM에서 독립법인으로 설립되며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선보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2021년 2분기에는 티빙의 유료가입자가 1분기보다 43.6% 늘어나는 등 호조를 보이며 54.6%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비디오컨텐츠사업그룹 김소정 그룹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첫 선을 보인 이래 1년여간 약 50여 개 타이틀의 드라마, 예능, 라이브 쇼 등 다양한 장르의 카카오TV 오리지널은 기획, 제작해 선보였으며, 지난 8월 중순 기준으로 누적 조회수 11억뷰를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론칭 초기에는 누적조회수 1억뷰를 달성하는데 3개월여의 기간이 소요되었으나, 최근에는 약 3주로 단축될 정도로 가파른 조회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드라마는 에피소드 평균 300만, 오리지널 예능은 평균 200만 내외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톡으로 보는 오리지널'로서 시청자들의 일상에 한층 익숙하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드라마, 예능, 영화, 자체 오리지널, 해외 오리지널 등 콘텐츠 서비스 종류와 큰 성과를 거둔 작품들을 소개한다면?

▶웨이브 배재근 마케팅전략그룹장: '런닝맨', '나 혼자 산다' 등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점유율이 높습니다. 그만큼 대중성 있는 콘텐츠로 웨이브의 기반을 유지하는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웨이브 오리지널 투자작들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독점 콘텐츠 효과도 커졌습니다. '모범택시'나 '오월의 청춘'은 종영 후에도 이용자들이 많이 시청하고 있습니다. 아이돌 팬층을 겨냥한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나 비욘드라이브 같은 공연영상도 꾸준히 공급되고 있습니다. 영화 투자도 시작했습니다. 현재 '미션파서블'을 월정액 독점공급 중이고, 영화 투자 펀드를 조성해 '젠틀맨' 등 내년도 개봉예봉작들에 대해 웨이브가 독점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한 '왕좌의 게임', '왓치맨' 등 HBO 명작, 신작 드라마를 대거 공급하면서 환호하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티빙 콘텐츠사업국 황혜정 국장: 이같은 티빙의 상승세는 올해 1월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 덕분입니다. 티빙은 올해 1월 첫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 론칭 이후 드라마, 예능, 영화, 드라마, 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당초 올해 2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계획한 티빙은 올해만 30여편이 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특히 나영석PD의 '신서유기 스프링캠프', tvN '놀라운 토요일'의 스핀오프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는 tvN에서 방송됐던 원작 못지 않게 재미있다는 사용자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현재 시즌이 공개되고 있는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는 MZ세대들에게 급속하게 입소문이 퍼지며 이른바 대박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의 포문을 열었던 정종연PD의 '여고추리반'은 시청자들의 요청에 힘입어 시즌2 제작을 확정해 프랜차이즈IP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8월에는 국내 최고의 MC 강호동, 신동엽과 재담꾼 이수근까지 뭉친 오리지널 예능 '골신강림'을, 10월에는 웹툰 원작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이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생중계, 독일 분데스리 그리고 유로파 컨퍼런스리그의 OTT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며 스포츠 영역까지 외연 확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비디오컨텐츠사업그룹 김소정 그룹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년여간 약 50여개 타이틀의 드라마, 예능, 라이브 쇼 등 다양한 장르의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획, 제작해 선보였습니다. 모바일에서도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닌, 모바일에서 보기에 더욱 재미있는 콘텐츠를 목표로, 30분 안팎의 웰메이드 미드폼 콘텐츠를 중심으로 소재부터 구성, 기획, 공개 형태까지 기존의 TV나 웹콘텐츠들과는 다른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해왔습니다. 국내 톱크리에이터들과 정상급 출연진들이 참여하는 등 콘텐츠의 완성도를 한층 높인 것은 물론, 기존의 가로형 스크린이 아닌 세로 화면 콘텐츠 등 새로운 포맷을 시도하고, 매일 아침 7시 예능 공개, 주 1~3회 콘텐츠 공개, 타이틀별 적정 수준의 회차로 유연하게 제작하는 등 시청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콘텐츠에 최적화된 구성과 공개 방식 등을 시도하며 시청자들에 한층 다채롭고 신선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는 연애, 결혼뿐 아니라 시월드, 사회 이슈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 것은 물론, 기존 TV드라마와 영화에서 내로라하는 작가와 감독, 스타 배우들이 참여해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명배우들의 열연, 감각적인 연출 등이 더해진 '웰메이드 미드폼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고 있습니다. 초보 며느리의 시월드 입성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 대한민국 아들, 며느리, 시어머니의 '격공'을 이끌어낸 '며느라기', 정현정 작가와 박신우 감독 등 로맨스 거장들이 의기투합해 복잡한 도시 속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품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춘들의 리얼 로맨스를 그려낸 '도시남녀의 사랑법', 세상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은 두 남녀의 과호흡 유발 로맨스를 통해 위로와 힐링을 유쾌하게 담은 '이 구역의 미친 X' 등 다양한 소재와 사회 이슈를 다룬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들은 다양한 메시지를 담아내 때로는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을 이끌어내며 공감을 얻었습니다.

참신하고 재기발랄한 기획력으로 기존의 예능 콘텐츠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꾀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주식, N잡 등 MZ세대들의 핫트렌드를 접목하거나, 마주앉아 카톡으로 나누는 이색 인터뷰, 맛집이 아닌 그 옆집을 소개하는 재치있는 아이디어를 활용해 재기발랄하고 신선한 기획과 연출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주식 투자를 현명하게 할 수 있도록 A부터 Z까지 짚어주는 본격 실전 주식 투자쇼 '개미는 오늘도 뚠뚠'은 TV에서 선보이지 않은 예능 콘텐츠 최초로 제 57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예능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웰메이드 콘텐츠'로서 인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예능 대부' 이경규의 파란만장 디지털 예능 도전기에서 시작해 이경규의 인생 예능이 되어가고 있는 '찐경규', 사회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과 카톡 인터뷰라는 새로운 포맷으로 감정을 나누는 '톡이나 할까?', 이별을 고민하는 커플들의 솔직한 현실 연애담을 그려 카카오TV는 물론 넷플릭스 TOP10 콘텐츠 1위에도 등극할 정도로 수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체인지 데이즈' 등 지난 1년동안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많은 오리지널 작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지난 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집콕족'이 많아짐에 따라 한편으론 온라인 플랫폼이 성장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근 1~2년 체감한 콘텐츠 시청 트렌드는?

▶웨이브 배재근 마케팅전략그룹장: 팬데믹 이전부터 국내 OTT 이용자 수는 급성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가 성장세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쉽게 시도하지 못했던 영화, 공연 등 문화콘텐츠가 온라인 서비스로 급속 유입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2차, 3차 시장으로 인식되던 OTT가 이제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그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콘텐츠가 어쩔 수 없이 OTT로 직행하는 모습이었다면, 앞으로는 전략적으로 OTT를 적극 활용하는 일이 보편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티빙 콘텐츠사업국 황혜정 국장: 외부 활동이 급격히 줄어들며 집콕족이 많아진 코로나19를 맞이하며, TV 게임 등 비대면 서비스 이용량이 급증한 반면, 극장 개봉없이 OTT로 영화를 개봉하거나, 높은 제작비의 스케일 있는 드라마나 OTT의 장점을 극대화한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등장하고, 히트 콘텐츠의 스핀오프와 부가콘텐츠 등이 OTT에서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로서 퀄리티가 월등히 좋아졌습니다. 이제는 소비자가 각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편리성까지 가지다 보니, OTT로의 미디어 이동은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MZ세대의 적극적 콘텐츠 소비 성향이, 웹툰, OTT, 게임, 메타버스 등 새로운 트랜스 미디어에서 콘텐트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는 경향도 늘어났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비디오컨텐츠사업그룹 김소정 그룹장: 플랫폼을 통한 드라마, 예능 등의 시청 비율이 높아지면서 완성도 높은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레 많아짐에 따라 20~30분 길이의 미드폼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개인 창작자 중심의 숏폼 시장이 스낵 콘텐츠 위주로 더욱 짧아진 반면, 카카오TV 오리지널처럼 모바일로 시청해도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20~30분 내외 미드폼 시청 경향성도 늘어나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기존 1020 중심이었던 디지털 콘텐츠의 시청층도 다양한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TV 주 시청층으로 여겨지는 40대 이상의 시청자가 TV 밖으로 이동하여 디지털 기반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고, 카카오TV에서도 특정 콘텐츠들은 40대 이상의 시청층에서도 많이 시청했다는 경향성 등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또한 MZ세대를 메인 타깃으로 하지만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콘텐츠의 특성에 맞춰 연령은 물론, 라이프스타일, 관심사 등을 고려해 타깃층을 세분화, 다양한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별 플랫폼에서 선보이는 오리지널 독점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세계의 콘텐츠를 바로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닌,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소재나 기획, 완성도 높은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갈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와 참신한 기획력을 갖춘 톱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전에 없던 과감하고 새로운 소재와 구성, 연출로 카카오TV 오리지널만의 차별화된 재미와 즐거움으로 신선한 콘텐츠 경험을 전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②에 계속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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