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의 고유성과 희소성, 전세계 가요계가 주목
현실과 가상세계가 연결된 메타버스에서는 자연스레 경제 시장도 연결된다. 그러나 불확실한 소유권 등으로 인해 메타버스 내에서의 거래는 신뢰성을 담보하기 힘들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NFT다.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할 수 없는 암호화폐를 뜻한다. 소유권, 판매 이력 같은 관련 정보를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에 저장해 신뢰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가상화폐와 유사하지만 NFT는 대체 불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가요계는 '세상에 유일하다'는 고유성과 희소성에 주목하고 있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거래 수수료가 들지 않고 물리적 실체가 없기 때문에 유통, 보관 등 중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를 구매하는 팬덤 입장에서는 '내 가수의 작품을 나만 소장할 수 있다'는 비교불가능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사진=킹스오브리온 페이스북
2010년 그래미 어워드 3관왕을 수상한 미국의 밴드 킹스 오브 리온은 올해 초 새 앨범 'When You See Yourself'를 NFT로 발매하며 2백만 달러(한화 약 23억 원)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Blinding Lights'로 전 세계를 강타한 더 위켄드 역시 아트워크와 결합한 NFT 음원을 경매로 내놓으며 229만 달러(한화 약 26억 원)의 수익을 얻었다. 이 밖에도 데드마우스, DJ 저스틴 블라우 등도 NFT를 이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국내도 뜨거운 NFT 열풍…아티스트부터 회사까지 다양한 방식 투자
다양한 방법으로 NFT시장에 뛰어든 세븐, 이날치, 팔로알토, 에이스/사진 = 각소속사 제공, 스타뉴스 DB
래퍼 팔로알토는 미국 힙합 가수 영벅과의 컬래버레이션 싱글 'BOOMERANG'을 NFT 음원으로 발매했고 이날치 역시 자신들의 히트곡 '범 내려온다'를 NFT화해 선보였다. 음원만 NFT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룹 에이스는 자신들의 포토카드를 NFT로 선보였으며 브레이브 걸스는 새 앨범 한정판 일러스트를 NFT형식으로 발행했다.
/사진=JYP 엔터테인먼트
선미와 어반자카파 등이 소속된 어비스컴퍼니도 NFT 플랫폼 디파인과 함께 관련 사업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준영 어비스컴퍼니 이사는 "디파인과의 협업을 통해 NFT 시장에서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가 팬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창구를 만들어보고자 한다. 팬들이 아시트스들과 긴밀하게 호흡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을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첫발 내디딘 NFT 시장, 성장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가 29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SM CONGRESS 2021'에서 SM SHOW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미 많은 아티스트들이 보여줬듯이 음원뿐만 아니라 포토카드, MD 등 가요계 전반의 모든 콘텐츠가 NFT와 연관되어 거래될 수 있다. 또한 메타버스가 확장된다면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거래가 아닌 팬과 팬사이의 거래 역시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
다만 NFT가 만들어낸 경제 생태계는 이제 첫 발걸음을 뗐다. NFT가 만들어낸 시장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먼저 무리한 수익화에 대한 기존 팬덤의 반감을 해소해야 한다. 기존에도 팬사인회 당첨을 위해 수십장의 앨범을 사는 등의 문화는 존재했지만 한정된 재화를 경매에 부치는 등의 모습은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또한 거래 과정에서 소유권과 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구별이 필요하다. 소유권과 저작권은 다른 개념이다. 아직 NFT 시장이 초창기인 만큼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추후 법적 논쟁도 발생할 수 있다. NFT 시장이 안정적인 경제 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정형화된 체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추후 금융 규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직 국내에는 NFT 관련 법제도가 없다. NFT가 추후 가상자산 혹은 금융투자상품으로 지정된다면 관련 법령에 의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NFT를 이용한 거래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덕행 기자 dukhaeng1@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