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된 뒤 웃고, 유럽파 줄줄이 빠지고... 더 굴욕적이었던 한일전

김명석 기자  |  2021.03.26 06:00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0-3으로 패배한 뒤 한국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0-3으로 패배한 뒤 한국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교체된 선수는 벤치에서 활짝 웃었다. 전반전에 골을 넣은 핵심 유럽파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다른 유럽파들도 줄줄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일전 참패가 굴욕적이었던 건 비단 스코어뿐만이 아니었다.

한일전 역사에 또다른 ‘참사’가 기록됐다.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다. 지난 2011년 삿포로 참사 이후 역대 2번째 한일전 0-3 패배다.

처참한 경기력 끝에 당한 완패였다. 이날 한국은 전반전에 단 1개의 슈팅에 그치는 등 졸전에 그쳤다. 수비진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전반에만 2골을 실점했다. 후반 들어서도 이렇다 할 추격의 불씨를 지피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막판 쐐기골까지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0-3이라는 스코어가 전부는 아니었다. 이날 후반들어 일본 벤치에서 꺼내든 교체카드는 이번 한일전 참패를 더욱 굴욕적으로 만들었다.

일본은 2-0으로 앞서던 하프타임 카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를 뺐다. 카마다는 이날 전반 27분 일본의 2번째 골을 넣은 공격수다. 올 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4골 9도움을 기록 중인 공격형 미드필더이기도 하다. 이날 역시 일본 대표팀 공격의 중심에 있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그런 카마다를 전반전만 뛰게했다. 대신 에사카 아타루(가시와 레이솔)가 경기장에 투입됐다. 에사카는 이번 경기가 A매치 데뷔전이었다. 대표팀 공격의 중심에 섰던 선수를 후반 시작과 함께 빼고, 대신 에사카에게 한일전을 무대로 생애 첫 A매치 출전의 기회를 준 셈이다.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3번째 골을 넣은 뒤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엔도 와타루(왼쪽). /AFPBBNews=뉴스1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3번째 골을 넣은 뒤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엔도 와타루(왼쪽). /AFPBBNews=뉴스1


뿐만 아니었다. 모리야스 감독은 후반 29분 이토 준야(헹크), 32분 오사코 유야(베르더 브레멘), 후반 41분 미나미노 타쿠미(사우스햄튼)와 모리타 히데마사(산타클라라)를 잇따라 벤치로 불러들였다. 일본 대표팀의 주축인 유럽파들을 잇따라 교체시킨 셈이다. 압도적인 경기 양상 속 이미 승리를 확신하는 교체였다.

이 과정에서 이토 준야 등 교체 아웃된 선수들이 벤치에 앉아 활짝 미소를 짓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력에 그치고 있던 한국 선수들과는 크게 다른 분위기였다. 한일전 참패를 더욱 굴욕적으로 만든 장면들이기도 했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원하는 경기를 전혀 하지 못했다. 일본이 우리보다 더 나았고, 그래서 일본이 승리를 가져갔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패배였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영권(감바 오사카)도 “경기력이 일본보다 안 좋았고, 부족했던 부분도 많았다”며 무기력한 패배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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