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 佛서 감옥같은 생활" 주장에 남편 백건우 "거짓"[종합2]

"알츠하이머 투병 윤정희 방치" 국민청원 글..백건우 "근거 없는 주장"

윤성열 기자  |  2021.02.07 16:30
배우 윤정희(왼쪽)와 피아니스트 백건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배우 윤정희(왼쪽)와 피아니스트 백건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원로배우 윤정희(77·손미자)가 알츠하이머 투병 중임에도 프랑스에 홀로 방치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그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5)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백건우의 공연을 담당한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7일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당사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님과 그분의 딸인 백진희에 대해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해당 내용은 거짓이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윤정희가 프랑스에 홀로 방치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현재 관리자의 조치로 실명은 가려진 상태다.

청원인은 "윤정희가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에 있다"며 "수십년을 살아온 파리 외곽 지역 방센느에 있는 본인 집에는 한사코 아내를 피하는 남편이 기거하고 있어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윤정희는 1976년 백건우와 결혼했으며 슬하에 바이올리니스트인 딸 백진희를 두고 있다. 청원인은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서 자기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며 "직계 가족인 배우자와 딸로부터 방치된 채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혼자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간병인도 따로 없고, 프랑스 정부 보조 프로그램에서 지원하는 사람이 일주일에 세번 와서 청소를 해주고 간다"며 "형제들과의 소통은 아주 어렵고 외부와 단절이 된채 거의 독방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청원인은 "딸에게 형제들이 자유롭게 전화와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수차례 요청했으나 감옥의 죄수를 면회하듯이 횟수와 시간을 정해줬다"며 "전화는 한달에 한 번 30분 동안 할 수 있고, 방문은 3개월에 한 번씩 두 시간 할 수가 있다. 그것도 전화통화는 2주 전에 약속해야 하고, 방문 약속은 한달 전에 해야 한다.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배우 윤정희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배우 윤정희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하지만 빈체로는 지난 2019년 5월 1일 윤정희가 파리로 돌아가며 시작된 분쟁이라며 "분쟁은 2020년 11월 파리고등법원의 최종 판결과 함께 항소인의 패소로 마무리됐다"고 맞섰다.

앞서 백건우는 지난 2019년 11월 백진희와 함께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투병 사실을 외부에 처음 알렸다. 당시 백건우는 "알츠하이머 증상이 10년쯤 전에 시작됐다"며 2019년 초 한국에 들어와 머물 곳을 찾아봤지만 너무 알려진 사람이라 쉽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그해 5월부터 윤정희는 프랑스 딸이 사는 옆집에서 요양 생활을 시작했다.

빈체로는 "백건우와 윤정희는 평생을 함께 연주 여행을 다녔지만 몇 년 전부터 윤정희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되며 길게는 수십 시간에 다다르는 먼 여행길에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하지만 가족과 멀리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요양병원보다는 가족과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 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빈체로는 윤정희가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원인이 제기한 외부 전화와 방문 횟수 제한에 대해선 "모두 법원의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이라고 못 박았다.

빈체로는 "현재 윤정희는 안락하고 안정된 생활이 필요하다"며 "공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개인사가 낱낱이 공개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된 악의적인 게시글의 무분별한 유포 및 루머 재생산, 추측성 보도 등 아티스트와 아티스트 가족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를 더 이상 삼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윤정희는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한국 영화 황금기라 불리는 1960년대를 풍미했던 배우다. 1965년 오디션에서 발탁돼 1976년 영화 '청춘극장' 주연으로 데뷔했다.

데뷔 이후 무려 33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고, 29번의 여우주연상 수상, 여배우 최초 국제영화 심사위원, 최초 해외영화제 공로상 수상 등 세기의 배우로 명성을 떨쳤다. 1976년에는 백건우와 파리에서 결혼했다.

윤정희는 지난 2010년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 출연하며 15년 만에 영화계에 복귀했다. 극 중 그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중학생 외손자와 함께 살아가며 시를 쓰는 할머니 미자 역을 맡았다. 윤정희는 이 영화로 그해 칸 영화제에 초청됐고,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수상했다.

다음은 빈체로가 전한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공연기획사 빈체로입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당사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님(이하 존칭 생략)과 그분의 딸인 백진희에 대해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거짓이며 근거 없는 주장입니다. 2019년 5월 1일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파리로 돌아가며 시작된 분쟁은 2020년 11월 파리고등법원의 최종 판결과 함께 항소인의 패소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백건우와 윤정희는 평생을 함께 연주 여행을 다녔지만 몇 년 전부터 윤정희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되며 길게는 수십 시간에 다다르는 먼 여행길에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족과 멀리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요양병원보다는 가족과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게시글의 내용과는 달리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게시글에 언급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모두 법원의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현재 윤정희는 안락하고 안정된 생활이 필요합니다. 공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개인사가 낱낱이 공개되는 상황은 원치 않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된 악의적인 게시글의 무분별한 유포 및 루머 재생산, 추측성 보도 등 아티스트와 아티스트 가족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를 더 이상 삼가시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더 이상의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아티스트 및 아티스트 가족 모두의 보호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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