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홀린 '틱톡', 한한령·무역카드 된 '독이 든 성배'③

[★리포트] 틱톡(Tiktok)

한해선 기자  |  2020.09.03 10:30
틱톡 / 사진제공=로이터 틱톡 / 사진제공=로이터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그리고 틱톡(TikTok). SNS의 흐름으로 미디어의 변화가 보인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전 세계가 '틱톡'에 열광하고 있다.

온라인 미디어의 흐름은 과거 '문자 세대'의 페이스북, 트위터부터 '사진 세대'의 인스타그램, '동영상 세대'의 틱톡으로 변천했다. 보다 직관적인 형태가 됐는데, 틱톡은 15초에서 1분 이내의 짧은 동영상 포맷이 특징이다.

2016년 틱톡이 출범했을 당시 사람들은 기존 동영상 플랫폼과의 차별성에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나 틱톡은 쉬운 UI, 트렌디함, 소통 기반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특히 쉬운 조작으로 영상에 화려한 효과를 입힐 수 있단 점이 '틱톡성'을 강화했다.

틱톡은 '창의력을 고취시키고 즐거움을 주는 것'을 모토로 한다. 틱톡의 컬러풀하고 역동적인 특수 효과와 배경음악 등이 가미되면 심심하고 일상적인 모습도 '힙'한 뮤직비디오, 신박한 '움짤'이 될 수 있다. 틱톡만 거치면 누구나 '방구석 스타'가 될 수 있는 것. 문자에서 사진으로 형태가 변했 듯 틱톡은 보다 빨리, 보다 시각적인 자극성을 추구하는 젋은 세대에 소구하기 적합했다.

비교적 사실적이고 플랫한 영상을 올리는 유튜브와 또 달리, 틱톡은 '내가 아닌 나'를 보여주는 '가짜'의 재미로 금세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어쩌면 틱톡은 '이미테이션' 강국인 중국의 변주된 성공 모델일 수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AI)·콘텐츠 기업 바이트댄스에서 만든 틱톡은 2016년 150개 국가 및 지역에서 75개의 언어로 서비스를 시작, 애초부터 글로벌 SNS를 염두했다. 그 결과 틱톡은 2018년 초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앱으로 선정 됐고, 월 이용자 수는 8억 명에 다다랐다. 틱톡의 주 이용자 층은 18세에서 35세로 나타났다.

SBS 드라마 \'앨리스\' 홍보 영상 촬영한 배우 김희선, 주원 /사진=틱톡 SBS 드라마 '앨리스' 홍보 영상 촬영한 배우 김희선, 주원 /사진=틱톡


한국에서는 2017년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 현재 틱톡은 LA, 뉴욕, 런던, 파리, 베를린, 두바이, 뭄바이, 싱가포르, 자카르타, 서울, 도쿄에 글로벌 오피스를 두고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틱톡커'(틱톡 이용자)가 뒤늦게 많아졌는데, '인싸(인사이더)' 문화와 '밈(meme, 짤방·패러디물)' 유행을 탄 10대들이 먼저 반응했다. 국내에 인식의 층을 확장시킨 건 지난 1월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댄스 챌린지가 틱톡에서 진행되면서부터다.

당시 마마무 화사, 청하로 시작한 '아무노래' 챌린지는 이효리로 화제의 정점을 찍었다. 가수 여자친구, 윤하, 크러쉬, 송민호, 배우 박신혜, 방송인 장성규 등도 챌린지에 가세해 틱톡 플랫폼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국내에선 유행에 민감한 10대 20대와 연예인이 틱톡의 주된 이용자가 됐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틱톡이 한국에서 반발을 산 일이 생겼다. 틱톡에서 한국 연예인들의 계정이 차단된 것. 당시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抖音)'에서는 가수 트와이스, 블랙핑크, 비, 현아, 김희철, 선미, 마마무, 아이즈원, 리쌍 개리, 배우 지창욱 등 다수의 한국 연예인들의 공식 계정이 차단돼 논란이 일었다. 더우인 측은 "일반적으로 계정이 차단되는 경우는 올린 콘텐츠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때"라고 밝혔지만 한국 연예인들의 계정이 차단된 것에 대해 구체적인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중국 현지에선 당국이 인터넷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이유로 이 같은 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 정부는 '저속한 콘텐츠'나 '지나친 상업성' 등을 명분 삼아 인터넷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중국에서 구글,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세계적인 소셜미디어가 막힌 것이 해당 예. 이 중 틱톡에서 눈에 띄는 한국 연예인 계정 삭제로 '콘텐츠 한한령(限韓令, 한류 제한령)'이 아니냔 시각도 다수 나왔다.

트럼프 / 사진제공=로이터 트럼프 / 사진제공=로이터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한 중국 토종 SNS 틱톡이 정작 문화 제한을 둔 꼴에 여러 비판이 따랐다. 비슷한 시기 틱톡은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던 인도가 중국과의 국경 분쟁으로 중국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인도 정부는 6월 "중국 앱들이 인도인들의 개인 데이터를 가져가 인도 밖에 저장했다"며 틱톡 이용을 공식적으로 금지시켰다. 이에 틱톡 전체 사용자 중 4억 6600만 명 이상이 감소했고, 매출 손실은 60억 달러에 달했다.

또 최근엔 틱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매각 기싸움으로 '독이 든 성배'가 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은 지난해 틱톡으로 옮겨갔고, 미 행정부 인사들이 자국의 개인정보를 빼돌릴 수 있다는 우려로 틱톡을 금지시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월마트 등 미국 기업들이 바이트댄스와 틱톡 인수를 추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8월 6일 바이트댄스가 9월 15일까지 틱톡의 미국 사업 부문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중국 상무부가 최근 수출에 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수출 제한 기술 목록'을 수정해 발표, 틱톡 매각 제동 조처를 보였다. 수정 목록에는 인공지능(AI) 분야 기술이 대거 포함됐다. 바이트댄스가 빠른 시일 내에 인수자를 발표하고 중국 정부에 매각 허가를 받는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결정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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