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수입 이미 250억 증발... '재정난' KBO리그, 벼랑 끝 몰린다 [★현장]

야구회관(도곡동)=김동영 기자  |  2020.06.24 05:08
23일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 모습. /사진=김동영 기자 23일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 모습. /사진=김동영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실행위원회를 열었지만, 이번에도 관중 입장에 대해 제대로 된 논의를 하지는 못했다. 관중을 받아야 한다는 점은 절감하고 있지만, 당장은 뾰족한 무언가가 없다. 구단은 구단대로 비상이 걸렸다. 퓨처스리그 축소라는 '고육책'까지 감수하고 나섰다. 벼랑 끝에 몰린 분위기다.


KBO는 23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실행위원회(단장 회의)를 열고 퓨처스리그 일정을 변경하기로 했다. 북부리그와 남부리그의 인터리그 경기를 없애기로 했다. 117경기를 취소했다. 이동과 숙박 등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결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이로 인한 '무관중'이 문제다. 관중이 없으니 수입이 없고, 재정난에 허덕인다. 결국 비용 절감으로 눈을 돌렸다. 구단 육성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퓨처스리그에 영향이 갔다.

실행위에 참석한 수도권 A 구단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다들 걱정이다. 일본은 7월 초부터 관중을 받는다는데 우리는 당장은 답이 없다. 계속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자구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사실 퓨처스리그 일정 변경으로 아주 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줄일 수 있는 것은 줄여야 한다. 지금 상황이 그렇다. 비상시국 아닌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고 더했다.

또한 "구단별로 관중 입장에 대한 준비는 마친 상태다. 관중을 빨리 받아야 한다. KBO도 심각성을 알고 있다. 중계권료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바닥이 보일 때가 됐다. 지금 상황이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는 KBO 리그 잠실구장 경기 모습. /사진=뉴스1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는 KBO 리그 잠실구장 경기 모습. /사진=뉴스1
지방 B구단 단장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이다. 회의 분위기도 무거운 편이었다. 관중 입장 이야기는 딱히 없었다. 당장 결정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퓨처스리그 이야기만 나왔고, 그 부분만 다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중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KBO와 구단들이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이다. 솔직히 구단 운영이 많이 힘들다. 사회 다른 분야에서도 조금씩은 오픈을 하는 것 같더라. 야구 쪽도 빨리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관중 입장은 우리 결정이 아니라, 정부 승인이 나야 할 부분"이라며 "구단들은 준비가 다 돼 있다. 정부 방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정규시즌 10개 구단 관중수입의 합계는 약 858억원이었다. 올 시즌은 23일까지 211경기가 열렸고, 전체 720경기 가운데 29.3%를 소화했다. 무관중이기에 수입은 0원이다. 지난해 수입에 대입하면 대략 251억원 정도가 허공에 날아갔다고 볼 수 있다.

구단들은 피가 마른다. 퓨처스리그 일정 축소라는 결정까지 내렸다. 퓨처스팀의 숙박 및 이동 비용이 구단 전체로 봤을 때 큰 부분이라 할 수는 없으나, 이마저도 아끼고자 한다. 그만큼 상황이 어렵다. 관중 입장이 해결책이지만, 당장은 받을 방법이 없다. 그래서 더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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