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변수 많은 프로야구와 올림픽 [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천일평 대기자  |  2020.03.28 08:00
서울 잠실구장. /사진=뉴스1 서울 잠실구장. /사진=뉴스1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6월로 미뤘던 도쿄올림픽 세계 최종 예선을 또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WBSC는 지난 26일(한국시간) "대만 타이중과 더우류에서 6월 17∼21일에 열고자 했던 도쿄올림픽 세계 최종 예선을 미룬다. WBSC, 대만야구협회(CTBA), 대만프로야구리그(CPBL)가 화상 회의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WBSC는 당초 4월 1∼5일에 최종 예선을 열기로 했으나 코로나19 확산 위험으로 6월로 옮겼습니다. 전 세계를 위협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6월 대회 개최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일정에 여유가 생겨 WBSC는 두 번째 연기 결정을 내렸습니다.

세계 최종예선에는 6개 국가가 참가해 도쿄올림픽 야구에 걸린 마지막 본선행 티켓을 놓고 겨룹니다. 참가국은 대만, 호주, 중국, 네덜란드와 미주대륙 최종 예선 2·3위 국가입니다. 미주대륙 최종 예선도 코로나19 때문에 아직 열리지 않아 그 결과가 나와야 세계 최종 예선도 일정도 결정됩니다.

한국은 이미 개최국 일본, 이스라엘, 멕시코와 함께 올림픽 본선 진출이 확정됐습니다. 미주예선 우승국과 세계 최종예선 우승국이 남은 두 자리를 차지합니다.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야구 대표팀.  /사진=뉴스1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야구 대표팀. /사진=뉴스1
KBO리그도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개막을 연기했고 4월 7일부터 평가전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정규시즌은 팀당 144경기 체제가 유지됩니다. 도쿄올림픽의 1년 연기가 결정되며 일단 일정 잡기가 괜찮아졌고 정규시즌 개막의 마지노선을 4월 말까지 미룰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44경기를 유지하려는 이유는 야구가 기록의 스포츠라는 점과 중계권, 광고 등 여러 업체와 계약 관계를 이행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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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규시즌이 개막하더라도 144경기 체제를 흔들 수 있는 변수는 많습니다. 우선 경기 중 선수단 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전체 리그가 2주간 중단됩니다. KBO 관계자는 “역학조사관의 지침에 따르겠지만, 감염자가 나오면 그 선수와 동선이 겹치는 구단뿐 아니라 2주 정도는 전체 리그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경기 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KBO는 4월 6일 학교 개학에 맞춰 4월 7일부터 연습경기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개학이 다시 미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KBO가 편성하는 야구 일정도 순차적으로 영향을 받게 됩니다. 개학과 야구 개막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상징과도 같아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거기에다 봄에 찾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 여름 장마와 고온, 늦여름과 초가을엔 태풍이 몰려 옵니다. KBO는 더블헤더 실시와 올스타 브레이크 생략까지 고민하겠지만, 예측불허인 날씨도 144경기 체제의 변수입니다.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내 10개 구단 현황판.  /사진=한동훈 기자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내 10개 구단 현황판. /사진=한동훈 기자
그리고 144경기를 강행하더라도 이전에 비해 빡빡한 경기일정으로 인해 선수들의 피로 누적과 부상 위험은 커잘 수밖에 없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프로다운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면 팬들의 외면은 뻔합니다.

 

무관중까지 검토하는 가운데 시즌 진행 도중 확진자가 나오면 중간에 멈춰야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선수단이나 팬들의 운신이 제한돼 프로야구가 제대로 열리기가 어렵습니다. 개막이 연기된 상황에서 평가전을 치르게 됐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게 현실임니다.

지난 24일 잠실구장에선 오전 10시 훈련 시작을 앞두고 있던 두산 베어스 선수단에 급박한 귀가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한 소속 선수와 함께 사는 가족이 직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두산 선수단의 갑작스러운 자택 대기 조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6일 두산은 함께 대만에서 귀국 비행기를 타고 온 키움 히어로즈 2군 선수가 의심 증상을 보이자 훈련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다행히 두 번 모두 의심 환자의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습니다. 이렇듯 확진자가 나오는 게 아닐지라도 간접 접촉만으로도 선수단 전원이 격리돼 연습이나 경기를 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프로야구와 올림픽 모두 코로나19로 인한 변수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천일평 대기자. 천일평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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