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소년단' 어라? 착한데 재미있다? [TV별점토크]

이수연 방송작가  |  2021.06.04 17:03
자극적인 건 뭐든지 이목을 집중시킨다. 세상살이가 다 그렇다. 가까운 예로 살펴보자. 어떤 사람이 보통 사람과 다른 스타일의 옷을 입고 길거리를 지나갈 때 다들 쳐다보지 않는다. 또 음식은 어떤가. 그냥 건강한 자연의 맛보다 MSG를 넣었을 때 맛이 확 살아난다고들 하지 않나 이 말이다. 실생활 예를 들어지만 따지고 보면 뭐든지 그렇다.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다. 자극적인 소재, 자극적인 스토리는 언제나 시청자들의 이목을 끈다. 흔히들 '막장 드라마'라고 표현하는 드라마들이 시청률이 대체적으로 높은 것만 봐도 그렇다. 복수도 심할수록, 출생의 비밀도 꼬이고 꼬일수록 시청률이 높다. 물론 그것이 시청자 반응까지 다 좋다고 말할 순 없다. 너무하다, 심하다, 반응하면서도 스토리가 워낙 자극적이다보니 다음 상황이 궁금해서라도 보게 된다. 그러다보니 혹평과 악평이 쏟아져도 시청률이 높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반대로 정리하면,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한 스토리의 드라마들은 상대적으로 시청륭이나 화제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다르다. 이렇게 내용이 착한데 자극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도 없는데...어라? 그런데도 정말 재밌네? 이런 생각이 드는 드라마! 바로 SBS에서 새로 시작한 '라켓소년단'이다. '라켓소년단'은 배드민턴계의 아이돌을 꿈꾸는 배드민턴 선수들 이야기다. 혹시 아이돌이라고 해서 배드민턴을 확실하게 지원해주는 학교가 배경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반대다. 땅끝마을 농촌에 있는 중학교 배드민턴부, 그것도 배드민턴 대회 참여조차 불가능한 학생 수를 가졌다. 게다가 노인들만 사는 농촌이다.

자, 여기까지 설명만 봐도 자극이라곤 찾아보려야 찾을 수 없지 않은가? 심지어 글로만 보면 과연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은 의심(?)마저 든다. 그런데도 막상 보기 시작하면 재미있다. 대체 왜 자극적이지 않는데도 재미있는 걸까?

역설적으로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소재의 드라마들은 인물들간의 갈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사건들이 실타래처럼 꼬여 있어 인물 간 관계가 어떻게 풀리고,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드라마란 갈등이라'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갈등 상황이 많다보니 오히려 시청자들에 이런 부분이 피로감이 쌓여 있는 듯 하다.

이런 가운데서 '라켓소년단'은 그야말로 착하다. 특히 자극적인 소재의 드라마에 다소 부족한 따뜻함이 풍부하게 드러난다. 이 따뜻함의 정체는 휴머니티다. 젊은 사람들은 망해야만 내려오는 땅끝마을. 이곳에 오는 것 자체가 인생의 실패자로 보이는 절망적인 일이다. 그렇지만 마을 사람들에겐 인간에 대한 배려와 따뜻함이 있다. 갑질에, 층간소음에, 사람들끼리 이해는커녕 각박하고 팍팍함만 존재하는 현실이지만 '라켓소년단'이 사는 마을엔 사람 사이의 정과 서로에 대한 존중이 존재한다. 드라마 속 휴머니티가 시청자에게 저절로 전달되며 저절로 마음이 힐링된다. 보고 있노라면 편안하고 마음이 풀린다. 여기에 배드민턴계의 아이돌이 되고 싶은 중학생들의 건강한 성장기까지 담겨 있어 흐뭇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한 번 보면 자꾸만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라켓소년단' 자극적인 드라마들에 지친 시청자들을 위로해주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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