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한 번 다녀왔습니다' 모처럼 막장을 벗어난 주말극!

이수연 방송작가  |  2020.04.17 15:07
/사진=KBS /사진=KBS


괜찮은 책 한 권 만났을 때의 행복, 다 읽기까지 지속된다. 책 분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2~3일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괜찮은 드라마를 만났을 때의 행복은 종영하기까지 지속된다. 미니시리즈는 대개 16부작이니까 주 2회로 따져봤을 때 두 달 정도이다. 그래서 월화, 혹은 수목 미니시리즈의 경우 매회 다음 번 스토리를 기다리며 두 달의 행복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주말드라마의 경우는 50부작 정도의 분량이기 때문에 대략 6~7개월 정도 방영되는 대작이다. 그러다보니 괜찮은 주말극이냐 아니냐에 따라 주말 저녁의 행복 유무가 장기전으로 흘러갈 수 있다.

최근 주말저녁을 즐겁게 책임지는 드라마 한 편이 등장했다. 바로 KBS 2TV의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다. 천호진, 차화연, 이정은, 김보연 베테랑 배우들을 중심으로 이민정, 이상엽, 오대환, 오윤아 등의 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는 주말 드라마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시청하면 그 동안 묵혔던 체증이 싹 내려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동안 어쨌길래? 한 번 살펴보자. KBS 2TV 주말 드라마의 경우 2018년 후반기 방영했던 최수종, 유이 주연의 '하나뿐인 내편'이 시청률 50% 정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였다. 다시 말해 두 명 중의 한 명은 이 드라마를 시청했다는 얘기니,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주말 저녁을 책임(?)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후속작들은 '하나뿐인 내편'에 비해 시원찮았다. 김해숙, 김소연 주연의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시청자들을 갑갑하게 하는 드라마였다. 입양에, 이혼에, 불치병에 온갖 자극적인 요소들은 다 갖췄지만 스토리가 매력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특히 중반까지도 시청률이 반등하지 못하자 초반의 시놉시스에는 없던 스토리가 급조되고, 없던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며 '막장스럽게' 이야기를 끌고 갔지만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게만 만들 뿐이었다.

이후 또 다시 이어받은 후속작인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은 김미숙, 박영규, 나영희를 비롯해 조윤희, 윤박 등의 젊은 배우들까지 탄탄하게 포진된 드라마였다. 보통 사람들의 소확행을 다루고자 한 드라마라는 기획의도는 좋았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지지부진한 스토리로 한방이 없어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지 못한 드라마였다. 특히 첫 회 스토리가 SNS로 만나 자살하러 가는 고교생들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루면서 가족들이 함께 시청하기에 불편한 드라마였다.

이런 이유들 때문이었을까.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과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 방영되는 근 1년 동안 KBS 주말극이 시청자들에게 잊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화제를 일으키지 못했으니 말이다.

이런 와중에 시작되었기에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일단 제목부터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명확하게 다가온다. 결혼한 세 쌍 중에 한 쌍이 이혼한다는 통계청 결과를 바탕으로 기획된 드라마이기에 천호진(송영달 역), 차화연(장옥분 역)의 아들(오대환 분), 딸(오윤아, 이민정, 이초희 분), 네 명 모두 이혼을 하면서 극이 시작된다. 아무리 이혼률이 증가했다고 해도 자식 네 명이 모두 이혼(파혼)한 것이 너무 과장되었다 생각되지만, 작가는 이 스토리를 아주 유쾌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여기엔 스피드한 스토리 전개가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주말드라마의 관행은 이혼하는 데 지지고 볶고, 가정법원에서 도장찍기까지의 과정을 지지부진하게 다 보여주는 것이지만,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이혼하는 과정을 단 2회 만에 모두 처리(?)한다. 그러다보니 이혼하기까지 고구마 같은 상황들과 진부한 설정들이 모두 빠지면서 오히려 다음 스토리에 대한 신선한 기대감을 주고 있다. 게다가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출생의 비밀이나 불치병 등의 자극적인 소재도 없다. 때문에 앞으로의 스토리는 유쾌함과 더불어 따뜻함까지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 '한 번 다녀왔습니다' 스피드한 스토리 전개와 유쾌함이 주말 저녁을 즐겁게 만드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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