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인세만 114억, 이수만 결국 SM 손 뗀다[김노을의 선셋토크]

김노을 기자  |  2022.09.16 15:43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맺은 프로듀싱 용역 계약 조기 종료를 검토 중이다. 주주들의 압박에 이수만 프로듀서가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16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이미 수년 전부터 계약의 조기 종료 요청을 해온 이 프로듀서에게 데뷔팀들과 앞으로 데뷔할 팀들의 철저한 준비가 절실한 상황인 만큼, 해당 그룹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만이라도 함께 해주기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팬데믹의 끝이 보이는 바,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콘서트 및 활동 재개를 위한 SM 아티스트 라인업이 이제 완벽히 준비가 됐으며, 음반 음원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고, 25년간 구축한 프로듀싱 시스템이 잘 운영돼 훌륭한 후배 프로듀서들이 큰 어려움 없이 잘 꾸려나갈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현 상황에서, 물러나라는 소액주주들의 의견 또한 대주주로서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도리라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수만 프로듀서는) 현 시점이 계약을 종료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의견을 강력히 피력했다"며 "SM의 근간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지속적인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싱으로 매출과 이익을 창출해 회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을 제공했다"고 이수만을 추켜세웠다.

SM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15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설립한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하자 여러 추측이 나온 데 따른 추가 입장이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이자 SM 최대 주주다. SM은 그동안 라이크기획에 음반의 음악 자문 및 프로듀싱 외주를 맡기고 매출액의 최대 6%를 인세로 지급했다. SM의 주식 지분 1.1%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114억원의 인세가 라이크기획에 지급됐으며, 이는 SM 상반기 영업 이익의 약 30%에 달하는 액수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사진=SM엔터테인먼트
양측 간 현재까지 오간 총액만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주주들은 SM 영업이익 상당액이 라이크기획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두고 개선을 촉구했고, 결국 지난 3월과 8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SM과 라이크기획 간 용역 계약과 인세 지급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입장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한류 1세대 붐을 일으키며 SM 초석을 다진 이수만의 발자취는 가히 기릴 만하다. 그룹 H.O.T., 보아, 소녀시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을 키우고 레드벨벳, NCT, 에스파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성과를 이룬 것은 물론 음악적으로도 가요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 특히 업계 톱이라고 할 수 있는 사업 수완과 몇 수를 내다보는 경험까지 두루 갖춰 지금의 SM을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M 입장에서는 향후 회사 성장세에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는 이번 공시에 우려를 가질 만한 것도 사실이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SM 아티스트들의 음반 기획, 해외 공연 기획까지 총괄하며 필드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초석을 다진 이후 남다른 기획력으로 회사의 몸집을 불린 장본인이 손을 뗄 경우 큰 공백이 느껴질 것은 당연지사다.

그럼에도 SM과 라이크기획 같은 용역 계약 관계가 공정한 시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수익 구조를 지적하는 이들의 압박에 결국 SM에 손을 떼게 생긴 이수만 프로듀서. 그로 대변되는 K팝의 상징성을 쉽게 재단하긴 어렵지만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말이 어울리는 시기가 왔다.

한편 SM은 이번 사안 관련, 사업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깊이 논의해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추후 발표할 계획이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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