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부른 고정 출연진..'대탈출4' 아까운 이름값 [안윤지의 Whyrano]

안윤지 기자  |  2021.07.18 07:00
/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불성실한 태도로 임하던 고정 출연진들이 결국 화를 불렀다. '대탈출'의 이름과 명성이 아까울 정도다.


지난 11일 tvN 예능프로그램 '대탈출4'가 첫 방송됐다. '대탈출'은 확장된 세계관, 시공을 초월한 스테이지에서 펼쳐지는 국내 유일의 탈 지구급 어드벤처 버라이어티.

'대탈출'은 지난 2018년 시즌 1을 시작으로 매해 새 시즌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저조한 시청률로 모습을 드러냈지만 결국 두꺼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시즌4 1회 시청률은 2.8%(닐슨코리아 기준)로 2배의 성과를 얻었다. "시작은 미미해도 끝은 창대하리라"에 어울리는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하지만 '대탈출'의 최대 약점은 멤버들이었다. 대개 추리 예능프로그램은 몰입도가 강하기 때문에 이에 빠르게 발맞춰 나아가는 출연진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탈출'은 타 프로그램에 비해 비교적 느리고 답답한 면모가 있었다. 이 때문에 시즌1부터 소소하게 멤버 교체에 대한 요구가 많았으며 시즌4 시작 전 제작발표회에서 정종연 PD는 관련 내용에 답변하기도 했다.

많은 기대를 얻고 시작한 시즌4 1회는 결국 그 멤버들 덕분에 아쉬운 출발을 보였다. "복습해 와라"라고 당부하던 PD의 말을 무시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온 멤버들은 당당한 태도다. 오히려 이전 시즌을 본 신동, 유병재에게 "황소 개구리"라고 말하며 그들을 탓한다.

또 멤버들은 현 상황에서 전혀 몰입하지 않는다. '탈출' 예능에서 스토리 진행 상 탈출 요소가 몇가지 없을 땐 오히려 과할 정도로 상황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화면 밖으로도 긴장감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들키지 않게 따라와야 한다"라는 말에도 얘기를 나누던 멤버들은 결국 NPC(Non Player Character : 게임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도우미 캐릭터)에게 한 소리 듣고 주요 NPC를 알아보지 못하기도 한다. 이는 여러번 반복돼 나온다.

앞선 행동들이 예능이니 가능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대탈출'에선 허용되지 않는다. 정종연 PD가 "시청자들의 추리력은 사랑의 증거다. 오히려 몰입을 권장한다"라고 말한 만큼, '대탈출'은 몰입도가 굉장한 프로그램이며 시리즈 전체 핵심은 '세계관 이해'이기 때문이다.

/사진=tvN '대탈출4' 방송 캡처 /사진=tvN '대탈출4' 방송 캡처
그간 '대탈출'이 유튜브를 통해 'DTCU 유니버스'를 알린 만큼, 프로그램 안에 여러 세계관이 있다. 특히 시즌4 1회는 시즌3에서 이어온 타임머신 및 평행 우주론과 관계 있는 내용으로, 이전 이야기를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했다. 이 때문에 '대탈출'은 시즌4 첫 방송 전 '대탈출' 세계관을 나눠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작 방송된 시즌4에선 정신없고 세계관 이해도가 전혀 없는 멤버들이 등장한다. 이는 그간 제작진의 노력을 무시하고 시청자들을 방해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이들의 준비되지 않는 모습은 정종연PD의 전작인 티빙 '여고추리반'으로 인해 더욱 부각된다. '여고추리반'은 여자고등학교에서 발생한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내는 내용을 담는다. 예능이지만 드라마처럼 총 16부작 동안 하나의 사건으로 진행된다. '여고추리반' 멤버들은 매번 전 회차 내용을 되새기고 하나씩 질문 요소를 해결할 때마다 더욱 몰입한다. 심지어는 어떤 상황에서 눈물까지 흘린다. 특히 '여고추리반' 후반에선 '대탈출' 태양여고 편에 나왔던 요소들을 몇 가지 배치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런 점들이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만들어냈고 시즌2 제작까지 확정됐다.

정종연PD는 '여고추리반'과 '대탈출'의 특성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두 프로그램의 맥락은 같다. 그러니 '여고추리반'은 '대탈출4'의 더 없이 좋은 비교군이 되고, 이에 따라 시청자들의 눈엔 단점이 더욱 드러날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을 향한 태도는 방송 화면만 봐도 안다. 충실한 '여고추리반'과 대조되는 '대탈출4'는 실망감만 안긴다.

시즌3 종영 후 1년간 예능을 향한 태도, 주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은 늘 똑같다. 정종연 PD는 "새로움은 제작진의 과제"라고 말했지만 이 과제는 출연진들에게도 부여되는 문제다. 여러 시즌을 거듭해온 만큼, 탈출 예능 속 플레이어로 활동한다 해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앞으로 여러 피드백을 통해 방송은 더 좋아지겠지만, 지금 당장 확실한 건 그들의 안일한 판단이 '대탈출4'를 향한 기대감을 무너뜨렸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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