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전설' 70년 전 배트, 단돈 1달러에 팔릴 뻔 "아이들이 갖고 놀았는데..." [이상희의 MLB 스토리]

신화섭 기자  |  2022.07.19 21:17
수 맥엔티가 재키 로빈슨의 배트를 들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방송 화면 캡처 수 맥엔티가 재키 로빈슨의 배트를 들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방송 화면 캡처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미국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1919~1972)의 배트가 단돈 1달러(약 1310원)에 팔릴 뻔한 사연이 소개됐다.


미국 아이오아주 지역방송 KCCI는 최근 로빈슨이 LA 다저스의 전신인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에 사용했던 배트에 얽힌 이야기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아이오아주 디모인스에 거주하는 수 맥엔티라는 여성은 지난 주말 자신의 집 차고 앞에서 각종 중고 물건들을 진열한 뒤 지역주민에게 판매하는 개러지 세일(Garage sale)을 시작했다. 이때 이곳을 지나던 브루스 스카페치라는 남성이 물건들을 펼쳐 놓은 테이블 밑에 널브러져 있던 몇 개의 야구 배트 중 하나에 눈길을 보냈다. 다른 배트에 비해 특별한 나무로 제작된 것처럼 보였고 손잡이에 둘린 그립이 특이해 보였기 때문이다.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 같다고 감지한 스카페치는 배트를 단 1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지만 사지 않았다. 그는 양심을 속이고 배트를 구입하는 대신 맥엔티에게 뭔가 특별한 배트일 것 같다는 얘기를 전해줬다고 한다.

맥엔티는 스카페치의 조언에 따라 집에서 연필을 가져와 배트 중앙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배트를 처음 만들었을 때 그곳에 새겨져 있던 이름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바로 메이저리그의 전설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이었다.

브루클린 다저스와 계약서에 사인하는 재키 로빈슨. /AFPBBNews=뉴스1 브루클린 다저스와 계약서에 사인하는 재키 로빈슨. /AFPBBNews=뉴스1
맥엔티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사실 내 삼촌(조 해튼·1916~1988)이 과거 브루클린 다저스의 좌완투수였다. 선수 시절 '왼손 조(Lefty Joe)'라는 별명으로 불렸는데 그 당시 로빈슨과 함께 뛰었다"고 말했다. 해튼과 로빈슨은 1947년부터 1951년까지 5시즌 동안 다저스 동료로 활동했다. 로빈슨이 1956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으니 대략 70년 전에 쓰던 배트인 셈이다.

맥엔티는 "이 배트가 로빈슨의 것인지 전혀 몰랐다. 내 자녀들이 뒷마당에서 야구를 하며 가지고 놀던 배트였는데 아이들이 커서 더 이상 필요가 없어져 1달러에 팔려고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매체는 이 배트가 경매 등을 통해 대중에 판매된다면 최소 수천만원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맥엔티는 이를 팔지 않기로 했다. 그는 "배트를 팔지 않고 소중하게 보관할 것이다. 이 배트에는 내 삼촌과 로빈슨의 역사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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