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메시 vs 맨시티 케인, 축구 넘어 '중동 전쟁'이다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  2021.08.12 16:15
리오넬 메시(왼쪽)-해리 캐인.  /AFPBBNews=뉴스1 리오넬 메시(왼쪽)-해리 캐인. /AFPBBNews=뉴스1
리오넬 메시(34)의 파리 생제르맹(PSG) 이적이 지난 11일(한국시간) 공식 발표됐다. 메시 영입에 성공한 PSG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카타르 자본이 소유하고 있는 PSG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발판으로 2022년 카타르에서 열리는 월드컵의 성공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음바페와 네이마르 등 스타 선수가 즐비한 PSG는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평가에 따르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구단 가치가 높은 축구 클럽이다. 이 같은 평가에도 PSG는 아직 챔피언스리그 우승과는 인연이 없다. 2019~2020시즌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을 뿐이었다.

PSG의 메시 영입으로 한층 뜨거워지고 있는 유럽축구 이적 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큰 손' 만수르(51)가 소유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가 해리 케인(28·토트넘) 영입에 성공할 수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구단 가치가 높은 클럽인 맨체스터 시티는 케인 영입을 통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리오넬 메시가 PSG 입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리오넬 메시가 PSG 입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놓고 오일 머니 경쟁을 하고 있는 PSG와 맨체스터 시티는 사실상 카타르와 UAE가 펼치고 있는 국가적 차원의 경쟁과 맥이 닿아 있다.

두 나라는 모두 아랍계 부족국가로 출발했지만 1971년 UAE가 연합국가로 출범하려고 할 때 카타르가 이 제의를 거부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이 때문에 UAE는 아부다비, 두바이를 중심으로 연합국가가 됐고 카타르는 따로 독립했다.

2017년에는 UAE가 카타르에 단교 조치를 선언하기도 했다. 중동지역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수니파 국가들 중 하나인 UAE는 카타르가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고 군사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카타르와 UAE는 중동의 항공과 물류 중심국가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유럽 스포츠 무대에서 카타르 항공과 에미리트 항공이 스폰서십 경쟁을 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여기에 해외 관광객 유입을 위해 두 국가는 미술품을 축으로 한 문화 컨텐츠 경쟁도 진행 중이다. UAE는 이미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과 아부다비 구겐하임 미술관을 개관했고, 세계적 미술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카타르도 국립 박물관 건립에 거액을 투자했다.

해리 케인.  /AFPBBNews=뉴스1 해리 케인. /AFPBBNews=뉴스1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54)와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글로벌 영향력을 한층 더 강화시킨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 만수르는 자신의 '축구제국' 창조를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해왔다.

만수르는 2020~2021 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클럽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자 그 경기를 보러 갈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항공료 등 여행경비 지원 의사를 밝혔을 정도로 큰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결승전에서 첼시에 패했고 만수르가 꿈꿔왔던 챔피언스리그 대관식은 무산됐다.

만수르를 통해 먼저 유럽 명문 축구 클럽을 소유한 국가는 UAE였지만 축구를 통한 경쟁에서 먼저 골을 넣은 쪽은 카타르였다. 카타르는 지난 2010년 예상을 뒤엎고 2022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결정됐다. 그 배경에는 당시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었던 미셸 플라티니(66)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축구계 인사들에 대한 카타르 왕실 주도의 전방위적인 로비가 존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금품 제공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고 UAE 언론은 카타르의 월드컵 유치 성공 신화는 비리로 점철된 과정이라고 깎아 내렸다.

맨체스터 시티와 PSG의 경쟁의 배후에는 중동의 앙숙인 카타르와 UAE의 자존심 대결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클럽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쟁을 두 나라의 그라운드 전쟁으로 보는 이유다. 맨체스터 시티가 케인 영입에 성공할 경우 두 국가간의 축구 대리전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종성 교수. 이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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