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떨어지는 동거', 홍보서 '제작' 표기 갈팡질팡..왜이래?[이경호의 단맛쓴맛]

이경호 기자  |  2021.04.30 10:02
tvN 새 수목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사진=tvN tvN 새 수목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사진=tvN


중국 자본이 투입, 제작된 '간 떨어지는 동거'가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반감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홍보 자료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tvN 새 수목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극본 백선우·최보림, 연출 남성우)가 오는 5월 26일 첫 방송한다. '간 떨어지는 동거'는 999살 구미호 어르신 신우여와 쿨내나는 99년생 요즘 인간 이담이 구슬로 인해 얼떨결에 한집살이를 하며 펼치는 비인간적 로맨틱 코미디. 장기용, 이혜리, 강한나, 김도연 등이 출연한다.

첫 방송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있는 '간 떨어지는 동거'는 지난 23일 포스터 공개를 시작으로 본격 홍보에 돌입했다. 이어 지난 28일 '호칭 정리' 티저 영상 공개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런데, tvN의 '간 떨어지는 동거' 홍보와 관련해 특이점이 발견됐다. 먼저, 지난해 12월 배포한 '간 떨어지는 동거' 홍보 자료에서는 제작에 '스튜디오드래곤, JTBC스튜디오'라는 제작사가 표기됐다. 이어 지난 23일, 28일 배포한 자료에서는 은근슬쩍 '제작'을 표기하지 않았다. 그동안 tvN이 편성한 드라마 홍보 자료를 배포하며 표기하던 방식을 벗어났던 것. 이어 30일 배포된 자료에서는 제작 표기를 넣었다.

그간 tvN에서 드라마 홍보 관련 자료를 배포할 때 연출, 극본, 기획, 제작 등을 표기해왔다. 이번 '간 떨어지는 동거'의 경우, '제작'의 제작사명을 넣었다가 뺐다. 그리고 다시 넣었다. 갈팡질팡이다.

이밖에 방송 중인 수목드라마 '마우스'(제작 하이그라운드, 스튜디오 인빅투스), 토일드라마 '마우스'(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로고스필름)와 새 월화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기획&제작 스튜디오앤뉴, 스튜디오드래곤), 새 토일드라마 '마인'(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제이에스픽쳐스) 등의 홍보 자료와 관련해서는 꾸준히 '제작' 표기를 해왔다.

'간 떨어지는 동거'의 제작사 명칭을 뺀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방송에 앞서 중국 자본 투자로 인한 논란 때문이다. 제작사를 향한 반감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한 의도라고 해석 가능하다.

먼저, 드라마 홍보 때 표기되는 '제작'은 제작사를 뜻한다. 그리고 제작사는 드라마 제작을 위해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낸다. 드라마 제작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제작사 홀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작품에 투자를 할 기업과 계약, 투자금을 받아 제작을 하면 방송에서는 투자를 했다는 것을 알리는 '제작지원'으로 드라마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 같은 일을 진행하는 게 바로 제작사.

'간 떨어지는 동거'는 중국 OTT 서비스 아이치이(iQIYI)의 첫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로 중국 자본이 투자됐다. 제작사가 투자를 받아 작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둘의 관계는 뗄 수 없다. 또한 대개 제작지원에 나선 기업의 경우에는 자사 제품을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 한다.

이런 관계 속에서 '간 떨어지는 동거'의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JTBC스튜디오는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과 네티즌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특히 스튜디오드래곤은 중국 제품 PPL로 논란이 된 '여신강림' '빈센조'를 기획한 제작사로 이번엔 '간 떨어지는 동거' 제작에 참여해 방송사인 tvN과 함께 방송 전부터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도를 넘는 중국 제품 PPL 우려 때문이다.

앞서 tvN에서 방송된 드라마 '여신강림' '빈센조'가 한 차례 중국 제품 PPL로 홍역을 치렀고,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어 시청자들의 시선은 중국 자본이 투입된 '간 떨어지는 동거'로 옮겨졌다. 중국 자본 투입으로 도를 넘는 중국 제품 PPL 등장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일부 네티즌들은 '시청하지 않을 것'이라는 격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tvN의 연이은 중국 자본 투입 제작 드라마 논란.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중국 자본 투자' 자체의 문제보다 도를 넘는 PPL이 요점이다. '빈센조'의 경우 중국 브랜드의 비빔밥이 PPL로 등장했는데, 이는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비빔밥이 중국 문화의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로 논란이 됐다. '여신강림' 역시 극 흐름을 끊는 중국 제품, 기업명 등장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두 작품은 중국 기업 즈하이궈(自??)가 제작지원을 했다. 방송 후 크레딧에도 등장했다. 이후 '빈센조'의 경우 논란이 커지자 VOD서비스에서 논란의 장면(8회)을 삭제했다. 뿐만 아니라 VOD서비스에서도 '제작지원 자막'이 됐던 즈하이궈를 뺐다. 이는 김치, 한복 등 한국 전통 문화를 중국 내에서 자신들의 것이라고 한 동북공정으로 한국 내에서 발생한 반중 정서에 따른 영향이다.

'여신강림' '빈센조' 중국 PPL 논란으로 비난이 쏟아진 가운데, '간 떨어지는 동거'에도 영향이 끼쳤다. 끊임없는 시청자, 네티즌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tvN은 '간 떨어지는 동거'의 홍보 시점도 늦췄다. 이미 촬영까지 마친 상황에서 중국 제품 PPL도 편집하기로 결정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중 정서를 우려하면서 홍보 시기도 눈치를 봐야 했다.

논란을 최소화 하려는 tvN의 몸부림. 시청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해명은 뒷전인 가운데, 제작사 표기도 갈팡질팡. 시청자들의 눈치를 보면서 정작 시청자들이 듣고 싶은 해명은 하지 못하고, 쓴소리만 듣고 있는 tv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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