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산불에 긴급 대피한 르브론 "밤을 보낼 곳이 없다!" [댄 김의 NBA 산책] - 스타뉴스

새벽 3시, 산불에 긴급 대피한 르브론 "밤을 보낼 곳이 없다!" [댄 김의 NBA 산책]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2019.10.29 15:42
르브론 제임스. /AFPBBNews=뉴스1르브론 제임스. /AFPBBNews=뉴스1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는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홈구장인 LA 다운타운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샬롯 호네츠를 상대로 시즌 3차전을 치렀다.

지난 22일 LA 클리퍼스와 원정경기로 시즌을 시작한 뒤 25일 유타 재즈전에 이어 2연속 홈경기이지만 사실 클리퍼스 원정도 같은 장소인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졌기에 사실상 3연속 홈경기였다. 이어 29일에는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또 다른 홈경기가 기다리고 있어 시즌 개막 후 첫 4경기는 선수들 입장에선 집에서 편안하게 보내면서 치를 수 있는 반가운 스케줄이었다.

그리고 출발도 나쁘지 않았다. 시즌 개막전으로 펼쳐진 우승후보 클리퍼스와 ‘LA 더비’에선 102-112로 패했지만 이후 유타를 잡아 르브론 제임스-앤서니 데이비스 투톱 시대 첫 승을 신고한 데 이어 이날 샬롯을 상대론 120-101 완승을 거두면서 서서히 모멘텀을 타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에선 특히 오프시즌 레이커스가 영입한 두 명의 ‘빅맨’ 데이비스와 드와이트 하워드가 빛을 발했다. 물론 데이비스가 29득점과 14리바운드 '더블더블'에 3개의 블록샷을 기록하며 활약한 것은 누구나 기대하고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또 다른 빅맨 하워드가 16득점과 10리바운드 ‘더블더블’ 활약에다 이날 양팀 합해 최다인 4개의 블록샷을 기록한 것은 기대를 뛰어넘은 것이었다.

레이커스는 데이비스가 전반에 25점을 뽑아내며 눈부신 활약을 한 뒤 후반 들어 그의 기세가 조금 잠잠해지자 이번엔 백업센터 하워드가 제임스와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며 계속해서 레이커스 팬들의 환호와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는 플레이를 펼쳤다. 레이커스는 3쿼터 막판에 시작된 18-2 스퍼트로 그 때까지 팽팽하던 경기를 완승 모드로 바꿨고 결국 19점 차 낙승을 거뒀다.

이날 20득점과 12어시스트 '더블더블'에 6리바운드를 보탠 제임스는 경기 후 데이비스와 하워드 콤비가 보여준 강력한 콤비네이션 플레이가 “우리 팀의 두텁고 화려한 선수층을 보여준 것"이라며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흥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드와이트 하워드(왼쪽)-앤서니 데이비스.  /AFPBBNews=뉴스1드와이트 하워드(왼쪽)-앤서니 데이비스. /AFPBBNews=뉴스1
하지만 제임스에게 이날의 진짜 ‘드라마’는 경기를 마치고 LA의 대표적인 부촌인 브렌트우드 지역에 있는 자신의 집에 돌아간 후에 시작됐다. 다음 날 새벽 1시경 브렌트우드 북쪽 게티센터 부근에서 산불이 발생해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인근 위험지역에 있는 수천여 가구에 강제 대피령이 내려진 것이다.

제임스의 집도 대피령이 떨어진 구역 내에 포함됐고 이 바람에 그는 한밤중에 가족들을 데리고 황급히 집을 나서 위험지역을 빠져나온 뒤 밤을 보낼 곳을 찾아 나서는 이재민 신세가 됐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강제 대피령이 내려진 구역엔 집에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이 15분도 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절대로 정원용 호스를 이용해 다가오는 불과 싸울 생각을 하지 말고 무조건 빨리 탈출해야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제임스는 집에서 탈출한 뒤 이날 새벽 3시53분에 트위터를 통해 “LA 산불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라면서 "갑자기 대피해 가족들과 함께 여기저기 밤을 보낼 곳을 찾고 있는데 아직 있을 곳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잠시 뒤에는 ”마침내 있을 곳을 찾았다. 정말 정신없는 밤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 엄청난 화재로 피해를 받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 빨리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기 바란다“면서 ”지금 화재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화마와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행운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발생한 게티 산불로 인해 집을 떠나 피난길에 올라야 했던 사람은 제임스 가족 외에도 모두 수천여 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는 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인공이자 전 캘리포니아주 주지사 아놀드 슈워제네거도 포함됐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난 지금 진짜 액션 히어로들인 세계 최고의 소방관들이 다른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슈워제너거의 새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29일 할리웃에서 시사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이번 산불로 인해 취소됐다. 이 영화사인 파라마운트는 “시사회 행사 후 예정됐던 파티를 위해 준비됐던 음식들은 화재와 싸우는 사람들을 돕는 적십자사에 기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헬기가 브렌트우드 지역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헬기가 브렌트우드 지역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선 대형 산불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주 전체가 비상사태에 들어가 있다. 이번 게티 산불은 최근에 발생한 다른 여러 산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하긴 하지만 LA 도심에서 매우 가까우면서도 교통량이 많은 프리웨이 인근에서 발생해 더욱 큰 영향을 미쳤다.

이날 게티 산불로 인해 인근 약 1만여 채의 건물에 대피령이 내려졌고 1100명 이상의 소방관들이 진화에 나섰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행히 바람의 강도가 다소 수그러들면서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건물 수는 28일 오후 현재 20채 이하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산불은 이후 어느 정도 진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강제 대피령은 28일 저녁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제임스나 슈워제네거를 포함한 대부분의 이재민들은 이날 밤도 집을 떠나 호텔이나 긴급 대피소에서 보내게 됐다. 아직 제임스나 슈워제네거의 집이 화재로 피해를 입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게티 산불로 인해 인근 405번 프리웨이 일부 구간의 통행이 차단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레이커스는 28일 오후에 예정됐던 팀 훈련을 취소했다. 하지만 29일 멤피스와 경기는 예정대로 치러질 전망이다.

한편 레이커스의 또 다른 슈퍼스타 데이비스는 브렌트우드의 동쪽에 위치한 또 다른 부촌 벨 에어 지역에 살고 있는데 그 곳은 이번엔 강제 대피령이 내려지지는 않았으나 대부분 지역에 전기 공급이 끊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