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골프장과 나쁜 골프장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2021.08.03 07:00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성선설(性善說)은 중국 전국시대 초기의 유가 철학가인 맹자(BC 372~289년, 추정)가 주장했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원래 선하고 천성적인 양지양능이 갖추어져 인의예지(仁義禮智)의 4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성악설(性惡說)은 인간의 성(性)은 원래 악한 것이고 선(善)은 인위적인 것이어서 이기적인 욕망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중국 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인 순자(BC 298~238년)의 도덕사상의 중심개념을 이룹니다.

맹자와 순자가 지금 코로나 시대의 대한민국에 환생, 골프장 사정을 살핀다면 서로 자기의 주장이 옳다고 우길 게 뻔합니다.

골프장 사정이란, 코로나19로 인한 골프장들의 그린피 인상, 인하 조치를 말하는 것입니다.

먼저 성악설입니다.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로 말미암아 해외 출국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골프장 내장객이 크게 늘어나자 많은 골프장들은 "찬스는 이때다!"라며 그린피는 물론, 카트피와 음식료값을 20% 안팎으로 올려 엄청난 이익을 취하고 있습니다. 순자는 "이거 봐,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잖아~"라며 목소리를 높일 것입니다.

이런 '나쁜 골프장'의 대표는 경기도 여주에 있는 A골프장입니다. 얼마 전 A골프장에 갔다가 캐디로부터 기가 막힌 소리를 들었습니다.

A골프장의 오너가 지나가는 말로 "아이구, 내 재산이 1조원을 넘기면 안되는데... 1조원 넘기 전에 얼른 손주들에게 상속을 해야지..."라고 했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골프장 자산가치와 골프장 수익이 크게 늘자 행복한 고민을 늘어놓은 셈인데요. 이 말은 바로 전직원 및 캐디들에게 전파돼 요즘 여주 인근 골프장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상속세법상으로 재산이 1조원이 넘는다고 상속세가 더 부과되는 건 아닌데, 아마 그 오너는 자신의 재산이 크게 늘어난 것을 자랑삼아 이런 말을 무심결에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특별 상여금을 준다든지 복지혜택이 늘어나지는 않아 직원들은 적지 않은 불만을 갖고 있는것 같습니다. 성악설의 대표적인 사례죠.

하지만 세상에 다 나쁜 사람만 있는건 아니죠. 성선설의 차례입니다. 충북 청주시에 있는 대중제 B골프장은 지난달 그린피를 최고 27% 인하키로 해 골프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습니다.

B골프장 관계자는 "최근 각 골프장의 그린피 인상으로 골퍼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이 몰리는 건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인데 고객들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는 차원에서 인하 조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골프장은 그린피 인하와 함께, 각종 팬서비스도 강화했습니다. 벤치와 파라솔 등 편의 시설을 보강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여름철 무료 냉음료 및 아이스크림을 제공해 이용객들에게 큰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그린피 인하는 아니지만 그린피를 올리지 않은 착한 골프장이 전국에 수십 군데 있습니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착한 골프장'을 치면 리스트가 나옵니다. 물론 경쟁률이 높아 예약이 쉽진 않지만, 동반자를 포함해 4인이 부지런을 떨면 웬만큼 원하는 시간대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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