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나 아마나 시원한 옷차림이 성적 좌우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2021.07.20 07:00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지난 18일 2년차 전예성(20)의 짜릿한 데뷔 첫승으로 끝난 KLPGA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대회. 3라운드를 마칠 때까지만 해도 우승자는 안갯 속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전예성 등 3명이 14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이뤘고 1타 차 2위로 허다빈(23) 등 4명이 맹추격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라운드, 선두권의 접전은 더욱 치열했습니다. 챔피언조가 12홀을 마쳤을 때 무려 8명이 16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이뤄 과연 '퀸즈 크라운'을 누가 쓸지 예측불가였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8명 중 전예성 혹은 허다빈의 우승을 점쳤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두 명의 선수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TV 중계로 플레이를 지켜봤기 때문에 제 예상이 맞을 확률은 적었습니다. 왜 전예성과 허다빈이 최종전까지 각축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냐 하면, 이들의 옷차림을 보고서였습니다.

대회가 열린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cc의 날씨는 낮 최고 섭씨 33도의 폭염인 데다 잔디에서 올라오는 지열까지 더해 체감온도는 40도를 넘나들었죠. 거기에다 '메이저급'인 4라운드 경기여서 승부는 자신의 기량보다 더위와의 싸움이 결정지었습니다. 필자가 전예성과 허다빈이 최종 우승을 다툴 것으로 내다본 건, 이들이 다른 선수와 달리 반팔 티셔츠에 짧은 치마와 바지를 착용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선수들은 기능성 쿨 티셔츠이긴 하지만 긴팔 셔츠를 입었고 어떤 선수는 거기에다 긴바지를 착용하기도 했습니다. 전예성과 허다빈은 시원한 옷차림이어서 다른 선수보다 2~3도 가량 더위를 덜 느꼈을 겁니다. 그러니 남보다 샷이 간결할 수밖에 없고, 그런 샷과 퍼팅은 좋은 스코어로 이어졌습니다(전예성이 연장 첫 홀서 파를 기록, 보기에 그친 허다빈을 제치고 우승).

전예성이 18일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최종 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전예성이 18일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최종 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물론 전예성이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가족의 열렬한 응원과 집 근처의 골프 스튜디오였습니다. 전예성은 5남매 가운데 둘째이며 부모는 투어를 모두 따라 다니며 적극적인 지원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전예성은 지난 겨울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동계훈련을 가지 못해 체력 키우기에 큰 고비를 맞았습니다. 이에 아버지는 집 근처 회사의 창고에 골프 스튜디오를 설치해 딸의 훈련을 뒷받침했습니다. 전예성은 적절한 온도의 실내에서 맘껏 스윙을 해 정확성을 길렀고 헬스 기구를 이용한 근력 운동으로 드라이버 비거리를 지난해 평균 215야드에서 240야드로 무려 25야드를 늘렸습니다.

하지만, 골프는 당일 컨디션이 평소 훈련 못지않게 중요하므로 나흘 연속 간편한 차림으로 '굿 스윙'을 만들어낸 게 우승의 '으뜸 도우미'였습니다.

한여름 라운드 때 옷차림이 스코어를 좌우하기는 아마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더운 날씨엔 명문 골프장도 반바지 차림을 허용하므로 집에서 출발하기 전 반드시 반바지를 챙겨야겠습니다. 오전 6시~7시30분의 이른 아침 티업이라면 처음부터 반바지를 입기는 서늘할 수 있습니다. 골프백에 반바지를 넣어 뒀다가 첫 번째 그늘집에서 갈아 입으면 효과 만점입니다.

남성은 물론, 특히 여성들은 피부 보호를 위해 팔 토시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팔 토시는 체감 온도를 1도 이상 올리므로 스윙에 미세하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죠. 또 남성들은 팔 토시를 않는다면 귀찮더라도 선크림을 바르는 게 좋은 샷을 이어갈수 있습니다. 승리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의 것이라고 하지만 부지런한 자의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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