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왼쪽)이 24일(한국시간) 탬파베이전 5회 프란시스코 메히아에게 솔로 홈런을 내준 뒤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류현진 6⅔이닝 8피안타 2실점 승패 없음
류현진(34·토론토)은 잘 던졌다. 하지만 토론토는 자꾸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그래서 같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보스턴이나 탬파베이, 뉴욕 양키스에 밀리는 것이다.
1회초 탬파베이 첫 타자 란디 아로사레나는 류현진의 초구 몸쪽 포심 패스트볼에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아마도 트릭을 쓴 것 같다. 그러더니 볼카운트 0-2에서 4구째 빠른 공을 기다렸다는 듯 때려 잘 맞은 2루타를 만들었다. 류현진이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도록 놀라는 시늉을 한 것 아닌가 느낌이 든다.
탬파베이 란디 아로사레나가 24일(한국시간) 토론토전 1회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류현진은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이지만 모든 공이 완벽할 수는 없다. 최지만에게도 4회초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쏠려 2루타를 내줬다. 반면 6회초 최지만을 루킹 삼진으로 잡은 공은 이날 최고 구속(91.6마일·약 147㎞)을 찍었을 뿐 아니라 바깥쪽 꽉 찬 스트라이크였다. 강타자인 3번 오스틴 메도스를 삼진 2개와 중견수 플라이로 잘 막은 것도 보더라인에 딱 걸치는 코너워크가 이뤄진 덕분이다. 타자로선 알고도 못 치는 공이다.
류현진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왼손 타자에게 몸쪽 공을 던질 필요가 있다. 류현진은 좌완임에도 메이저리그 통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255)이 우타자(0.244)보다 높다.
24일(한국시간) 탬파베이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 시절에는 밀워키의 크리스티안 옐리치나 애틀랜타의 프레디 프리먼 같은 왼손 타자들에게 몸쪽 공을 자주 던지곤 했는데, 토론토에 와서는 그런 모습이 줄어들었다. 볼이 되더라도 투심 패스트볼 등을 몸쪽으로 찌르면 타자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
토론토는 4-2로 앞선 9회초 4연속 포함 무려 5개의 볼넷을 내주며 4실점, 역전패하고 말았다. 어차피 집단 마무리 체제를 운영한다면, 선두 타자 최지만(볼넷) 타석 때 우완 타일러 챗우드 대신 왼손 투수를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김인식 전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