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 300만 넘었지만..But 극장에 관객이 줄고 있다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2022.08.22 11:04
이정재가 주연과 연출을 맡은 영화 '헌트'가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문제는 극장을 찾는 총관객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2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헌트'는 21일 27만 7642명이 찾아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지난 10일 개봉한 이래 1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누적 관객 304만 2160명을 기록했다. '헌트'는 개봉 전부터 언론의 호평을 받은 데 이어 개봉 이후 관객들의 찬사까지 쏟아지면서 박스오피스를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관객들의 호평과 박스오피스 1위 행진에도 불구하고 '헌트' 극장 관객 손익분기점까지 갈 길이 멀다.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헌트' 극장 손익분기점은 대략 420만명 가량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었다면 여름 극장가에서 이 같은 호평과 1위 행진이었으면 벌써 손익분기점이 넘어야 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무엇보다 극장을 찾는 총관객수가 줄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지난 20일(토)과 21일(일) 극장 총관객수는 각각 64만 2397명과 57만 5613명에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여름 극장가에선 통상 7월말과 8월초 가장 많은 관객이 몰렸다. 올해는 좀 다르다. 7월말과 8월초 관객이 많이 몰리기는 했지만 예년보다는 적을 뿐더러 일일 총관객수도 광복절 연휴 기간이었던 8월14일(일)이 가장 많았다. 8월 중 일일 총관객수가 100만명이 넘었던 건 8월6일(토) 102만 99명과 8월14일(일) 107만 5291명 이틀 뿐이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건 광복절 연휴 기간이었던 8월14일에 8월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들었다는 점이다. 팬데믹 이전에는 7월말과 8월초 한국영화 기대작들에 관객이 쏠려 고점을 이룬 다음 광복절 연휴까지 추이가 유지됐다면, 올해는 한국영화 기대작 흥행 추이를 지켜본 관객이 광복절 연휴에 가장 많이 몰릴 만큼 고점 형성이 늦었다. 광복절 연휴 직후부터 일일 총관객이 전주보다 10만명 이상 줄어든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광복절 전주에는 평일 40만명 가량 극장을 찾았다면 광복절 이후에는 30만명에서 20만명대로 총관객이 줄었다. 중고등학교 개학이 이주부터 시작되긴 했지만 팬데믹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수치다.

이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3년 연속 극장 요금이 인상한 게 가장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팬데믹 이전에는 관객 관람 패턴이 여름 성수기에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을 차례로 관람하는 형태였다면, 극장 요금이 3년 연속 인상된 올여름 극장가에선 영화 선택에 신중을 가하면서 입소문이 좋게 난 영화 1~2편 가량을 관람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에 여름 성수기에서 관객이 관람한 영화 편수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

그러다보니 극장요금은 올랐기에 극장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총관객수는 줄어들어 개별 영화들은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거나 손해를 보는 형국이 됐다.

실제 7월 극장 총매출액은 1704억원을 기록,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월 대비 7.4%(137억원) 감소했다. 2019년이 역대 총관객수가 가장 많았던 해였던 것을 고려하면 올 7월 극장 매출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올 7월 총관객수는 2019년 대비 25.7%(563만 명) 감소했다.

총관객수가 4분의 1이 줄었는데도 극장 매출은 7.4% 밖에 줄지 않았다는 건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극장은 요금을 올려서 이익을 보고 있지만 개별 영화들은 손해를 보고 있는 게 입증됐기 때문이다. 물론 올 여름에는 300억대 대작들이 한 주에 한 편씩 개봉한 만큼 경쟁이 치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개별 영화들에 이처럼 관객이 많이 찾지 않은 건, 극장 요금 인상 탓에 관객의 선택이 한층 신중해진 경향이 크다.

8월 관객수가 급감하고 있기에 '헌트'도 현재 추세라면 이번 주말 400만명에 육박하고 8월 마지막 주에 비로소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 성수기에 개봉한 한국영화 기대작 중 '한산'과 '헌트' 두 편만이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기는 성적을 내는 건 추후 한국영화 기대작 개봉과 제작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연 '헌트'를 비롯해 올여름 개봉한 대작들의 흥행성적과 올여름 극장가 결산이 한국영화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래저래 숙제가 많을 것 같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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