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걸스 유나와 박나래를 오조오억번 응원해야하는 이유 - 스타뉴스

브레이브걸스 유나와 박나래를 오조오억번 응원해야하는 이유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2021.06.29 09:11
멍청이 시대가 온 모양이다.

28일 걸그룹 브레이브걸스 소속사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아티스트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악플러들에 대한 법적 대응 입장을 밝혔다. 이는 브레이브걸스 멤버 유나에 대한 도를 넘는 악의적 댓글이 쏟아진 데 대한 대응이다.

브레이브걸스 멤버 유나는 지난 25일 네이버 NOW. 예능 '쁘캉스'에서 동료 유정이 "이번 판은 5억점을 주겠다"라고 하자 "나 5조억점 땄다"라고 답했다. 이 "5조억점"이라는 단어에 버튼이 눌린 일부 네티즌이 악플을 쏟아냈다. 유나는 자신의 SNS에 한 악플을 박제하기도 했다.

누군가가 쓴 이 글에는 "야이 씨XX아, 오조억? 오조억? 배고플 때는 XXXXX 배에 기름 좀 차니까 오조억 오조억, 단발좌로 활동 말고 그냥 숏컷 밀고 XXXX해라. 개가튼X"이라고 적혀 있다.

28일에는 경찰이 개그우먼 박나래가 웹예능 '헤이나래'에서 남성형 인형을 소개하며 성희롱을 했다는 이유로 고발된 데 대해 혐의가 없다며 불송치하기로 했다. 지난 4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박나래를 성희롱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이 접수된 지 2개월이 넘어 내려진 조치다. 당시 박나래와 제작진은 논란이 불거지자 공식 사과하고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으며, 해당 예능 프로그램을 접었다.

두 사안은 별개가 아니다. 다른 듯 보이지만 같은 이유가 깔렸다.

브레이브걸스 유나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들은 그녀가 "오조오억"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썼기 때문이다. '오조오억'이란 단어가 남혐(남성혐오) 단어이기에, 고의든 아니든 그 단어를 쓴 유나가 잘못했다는 것이다. 사실 유나가 그 단어를 정확히 썼든, 그렇지 않든, 하등 문제가 아니다.

'오조오억'은 남혐 단오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조오억은 인터넷 밈에서 유행된 조어다. 2017년 방송됐던 '프로듀스 101 시즌2'를 본 한 네티즌이 "우리 우진이 오늘도 십점 만점에 오조오억점"이라고 쓴 댓글이 화제가 되면서 퍼진 말이다. 이후 '오조오억점'은 대단히 많다는 뜻으로 쓰였다. 광고에도 웹툰에도 그냥 일상적인 밈으로 많이 사용된 조어였다.

그랬던 '오조오억'이 여초 커뮤니티에서 많이 사용되자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 그 말을 남혐 단어로 규정하면서 지금의 사태들이 벌어지고 있다. 멀쩡히 사용되던 밈이 한순간에 남혐으로 규정되며 금기어로 만들어졌다. 거짓말도 세 번 들으면 진실이 된다. 오조오억이 남혐 단어라는 게 그렇다. 좌표를 찍고 공격을 하면 뭔가 움직임이 있는, 그런 승리의 서사들이 이 '오조오억'을 남혐단어로 만들었다.

멀쩡한 손가락 모양을 남혐 상징으로 규정해 몰아 세운 데 이은 것이다.

박나래도 마찬가지다. 박나래가 웹예능에서 했던 행동이 성희롱인가? 19금 개그인가? 박나래의 행동이 성희롱이었다면 유튜브 각 채널에 올라온 오조오억개의 영상들은 성희롱으로 오조오억년전에 문제가 됐어야 했다. 박나래를 고발하고 그녀가 출연하는 '나혼자 산다'를 좌표로 찍어 공격했던 일련의 행동들은 '오조오억'에 대한 공격과 다를 바 없다.

그저 브레이브걸스와 박나래에겐 승리의 서사가 통하지 않았을 뿐이다.

올초부터 점점 더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이런 논란 아닌 논란들을 지켜보면, 문득 음모론이 떠오른다. 혹시 세상에 내가 모르는 멍청이 대회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세계 멍청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국가대표 멍청이가 되기 위해, 매일매일 멍청이 포인트를 모으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그렇지 않고서야 멍청한 일들을 이렇게 당당하게 전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닐까 싶다.

멍청한 말과 행동은 부끄러워해야 하는 게 마땅하다. 아직 멍청이 세상이 된 게 아닌 바에는 멍청한 말과 행동은 삼가하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도 멍청이짓을 전시하고 과시하는 건, 멍청이 대회가 있지 않는 한 납득이 되지 않는다.

만일 멍청이 대회가 있다면, 그 대회가 양지로 드러나기 바란다. 멍청이 대회가 없다면, 그런 멍청한 말과 행동은 부끄럽고 삼가야 한다는 걸 주위와 사회에서 가르쳐줘야 한다. 멀쩡한 말과 행동들을 금기시키는 멍청한 세상이 오는 걸 막아야한다. 이런 행동과 말이 더이상 승리의 서사를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그런 일들에 휘말려 마음 고생을 했을 사람들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하고 응원해야 한다.

그게 브레이브걸스 유나와 박나래를 오조오억번 응원해야 하는 이유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