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업' 원제는 '극혐'..진한새 작가는 송지나 작가 아들 [TMI뉴스]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2020.05.07 16:04


'극혐'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간수업' 원제는 '극혐'이었다.

지난달 29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이 공개된 뒤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친구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범죄를 저지른 지수(김동희 분)와 범죄의 중심에 선 민희(정다빈 분), 자신을 억압하는 부모에게 반항하기 위해 지수의 범죄에 가담하는 규리(박주현 분), 민희의 남자친구이자 일진 기태(남윤수 분)까지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린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공개 당일 한국 넷플릭스에서 많이 본 콘텐츠 5위를 차지한 데 이어 갈수록 인기를 모으며 어린이날인 5일에는 1위에 올랐다. '인간수업'은 '킹덤' '사랑의 불시착' '사냥의 시간' 등 넷플릭스로 전 세계에 알려진 다른 한국 콘텐츠들보다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이라 주목도가 낮았는데도 불구하고 이 같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뿐 아니다. '인간수업'은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각국에서 넷플릭스 많이 본 콘텐츠 10위권에 안착했다. 로튼토마토에서도 아직 리뷰가 많지는 않지만 신선도 100%를 기록할 만큼 호평이 자자하다.

이례적이다. '인간수업'에 대한 해외 반응은 대체로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와는 다르다"라는 점이다. 멜로가 주류인 여느 한국 드라마와는 달리, 훈훈한 청춘 로맨스물이 대부분인 여느 한국 웹드라마와는 다른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인간수업'은 고등학생이 성매매를 알선한다는 소재, 그리고 그 소재를 풀어가는 방식이 여느 한국 드라마와는 사뭇 다르다. 극 중 종종 등장하는 '소라게'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소재만 따지면 '극혐'이다. '인간수업' 대본을 쓴 진한새 작가는 이 이야기를 숨기지도, 가리지도 않고 '극혐'이라고 적확하게 적었다. 건축 디자이너 출신인 진한새 작가는 '모래시계'로 잘 알려진 송지나 작가의 아들이다.

'인간수업' 제작사 스튜디오329 윤신애 대표는 김종학프로덕션에서 10년간 일하면서 송지나 작가와 두루 친분을 갖고 있었다. 그렇기에 진한새 작가의 글솜씨도 눈 여겨 봤다는 후문. 윤 대표가 진한새 작가가 쓴 '극혐' 1,2부 대본을 보고 반하면서 '인간수업' 기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간수업'은 기존 한국 드라마에선 쉽게 볼 수 없었던 소재에 이야기가 탄탄한 데 비해 한국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 등 기존 플랫폼에선 선 보이기가 쉽지 않았다. 마침 소니 픽쳐스, 구글 등 해외 사업자들과 두루 협업을 한 경험이 있는 윤신애 대표는 '인간수업' 플랫폼으로 넷플릭스를 고려했다.

통상 한국 지상파, 케이블, 종편에서 드라마를 선보일 경우 소재도 소재지만 작가와 캐스팅을 우선 고려한다. 윤신애 대표는 스타뉴스에 "넷플릭스는 달랐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캐스팅이 누구냐를 묻는 대신 왜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하느냐를 묻더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인간수업' 1,2부 대본과 기획 의도에 동의한 뒤 캐스팅 등은 전적으로 제작사에 일임했다.

윤신애 대표와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유명한 김진민 감독은, '인간수업' 캐스팅을 전부 오디션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단 '극혐'이라는 제목은 적확한 제목이기는 하지만 자칫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고민 끝에 수차례 논의한 끝에 '인간수업'으로 바꿨다. '인간수업'은 김진민 감독이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스팅 오디션 원칙 중 하나는 고교생 역할이지만 성인 연기자들을 쓴다는 것이었다. 성매매, 폭력 등이 적나라하게 담기는 만큼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 연기자들을 선택한다는 것이었다.

지수 역의 김동희, 민희 역의 정다빈, 규리 역의 박주현, 기태 역의 남윤수 등은 모두 오디션을 통해서 꼽혔다. 오디션을 보는 배우들에게는 넷플릭스에서 방영된다는 것도, 어떤 내용이라는 것도 알려주지 않은 채, 각 배역의 최소한 정보만 담은 대본을 건네고 연기를 살폈다.

'SKY캐슬'로 얼굴을 알린 김동희지만, 제작진은 오히려 웹드라마 '에이틴'으로 그를 알아봤다. 윤 대표와 김진민 감독은 지수 역으로 수많은 배우들을 오디션 봤지만 김동희의 한두 마디 대사를 듣고선 바로 그를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그렇게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 '인간수업'은 10부작으로 세상에 선보였다. 원래부터 10부작이었다. 영어 제목은 '엑스트라 커리큘럼'.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학교 밖에서 배우는 수업이란 뜻이다.

아직 '인간수업' 시즌2는 결정되지 않았다. 넷플릭스와도 시즌2 계약을 체결하진 않았다. 다만 배우들은 처음부터 시즌제로 계약을 했다. 김동희는 인터뷰에서 "시즌2가 만들어지면 무조건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배우들과 제작진 단톡에선 시즌2 이야기가 벌써부터 가득하다.

'인간수업' 반응이 워낙 뜨거운 만큼, 시즌제 드라마로 만들어질 가능성도 크다. 진한새 작가가 다음 이야기를 쓰려고 마음을 먹을지, 풀어놓고 싶은 다른 이야기가 더 있는지가 관건이다. 진한새 작가는 '인간수업'과는 별개로 스튜디오329와 다른 드라마도 논의 중이다.

'인간수업'이 '킹덤'처럼 넷플릭스에서 한국 대표 시즌제 콘텐츠로 계속 만들어질 수 있을지, 분명한 건 '인간수업'은 기존 한국 플랫폼에선 볼 수 없었던 콘텐츠라는 점이다. '인간수업'의 남다른 구도를 책임진 엄혜정 촬영감독도 한국에선 드문 여성 촬영감독이다.

'인간수업'은 드물고 낯설다. 드물고 낯설어도 깊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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