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의 아트마켓] 18. 아시아 아티스트에 대한 반향

채준 기자  |  2021.06.23 13:56
작업 중인 박서보(Park Seo-Bo) 작가, 2019.  사진제공= 선의의 바람 via Wikimedia Commons. 작업 중인 박서보(Park Seo-Bo) 작가, 2019. 사진제공= 선의의 바람 via Wikimedia Commons.


아시아 아트 마켓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아시아의 동시대 아티스트들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5월 한국 단색화(Dansaekhwa)의 거장들인 권영우(Kwon Young-Woo), 박서보(Park Seo-Bo), 하종현(Ha Chong-Hyun) 작가의 작품이 유럽 최대 현대미술관인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The Centre Pompidou)에 영구 소장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국 작가의 작품성과 단색화가 가지는 독특함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지난주에는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가 한국의 영향력 있는 거장인 박서보 작가의 기념 미술관 건립 소식을 그의 일대기와 함께 비중 있게 다루기도 했다.

세계적 명성 얻고 있는 한국 동시대 예술 작가들

양혜규, '좀처럼 가시지 않는 누스(Lingering Nous; nous 지성, 상식)', The Centre Pompidou, Paris, 2016.  사진제공= Jean-Pierre Dalbera via Flickr/Creative Commons. 양혜규, '좀처럼 가시지 않는 누스(Lingering Nous; nous 지성, 상식)', The Centre Pompidou, Paris, 2016. 사진제공= Jean-Pierre Dalbera via Flickr/Creative Commons.
미국과 유럽 중심의 아트 마켓에서 인기 있는 아시아 작가들은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늘 새로운 것을 찾는 경향이 있는 예술계에서 점차 아시아 예술과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늘어 가고 있다. 이 중 단색화 거장들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을 끄는 한국 동시대 예술 아티스트들도 여럿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경제 부흥 중심의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불연속적 역사를 주시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비평가와 큐레이터, 그리고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하는 박찬경(Park Cahn-kyong) 작가이다.

아울러, 한국의 대표적 동시대 예술가 리스트에서 늘 빠지지 않는 양혜규(Haegue Yang) 작가를 꼽을 수 있다. 양혜규 작가는 주로 평범한 블라인드를 소재로 수평과 수직의 설치 작품을 통해 동적인 미니멀리즘을 구현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양 작가는 퐁피두센터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이어 오고 있다. 이밖에 강서경(Suki Seokyeong Kang) 작가와 정은영(siren eun young jung) 작가, 임민욱(Minouk Lim) 작가 등 적지 않은 수의 아티스트들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중국의 유명 동시대 예술가들

아이웨이웨이(Ai Weiwei), '십이지신(Circle of Animals/Zodiac Heads)', 2010.  사진제공= born1945 via Flickr/Creative Commons. 아이웨이웨이(Ai Weiwei), '십이지신(Circle of Animals/Zodiac Heads)', 2010. 사진제공= born1945 via Flickr/Creative Commons.


2015년 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필립스(Phillips) 경매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의 아티스트이자 인권운동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 Ai Weiwei)의 금도금한 '십이지신(Circle of Animals/Zodiac Heads)' 조각상 세트가 280만 파운드(한화 약 44억 원)에 판매되었다. 이 경매 결과는 작가 최고 판매가 기록이다. 이는 2014년 6월 홍콩 소더비(Sotheby's) 경매에서 그의 '중국 지도(Map of China)'가 세운 작가 최고 판매가 (미화 120만 달러. 한화 약 13억 원)를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간에 3배 이상 뛰어넘은 기록이었다. 아울러 나중에 이 작품의 낙찰자가 페이스북의 초대 사장을 지낸 숀 파커(Sean Parker)임이 알려지면서 아이웨이웨이의 작품이 더욱 주목받기도 했다.

아이웨이웨이와 더불어 '중국의 마티스(Matisse)'라고 불리는 산유(常玉, Sanyu), 중국 동시대 예술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쩡판즈(曾梵志, Zeng Fanzhi), 자오우키(?无?, Zao Wou-Ki) 등의 작품들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초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주로 팝 아트가 강세를 보이는 일본의 작가들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전시회 '점에 대한 강박(Dots Obsession)', Parc de la Villette, Paris, 2008.  사진제공= Evan Bench via Flickr/Creative Commons.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전시회 '점에 대한 강박(Dots Obsession)', Parc de la Villette, Paris, 2008. 사진제공= Evan Bench via Flickr/Creative Commons.


국내에서도 '호박(Pumpkin)' 시리즈로 잘 알려진 일본의 동시대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草間 彌生, Yayoi Kusama)는 조각과 설치미술로 가장 유명하지만, 회화와 행위 예술, 영화, 패션, 소설, 시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쿠사마는 2014년 영국 아트 뉴스페이퍼(The Art Newspaper)가 조사한 미술관 관람객 수를 조사한 결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올해 5월 뉴욕에서 열린 본햄스(Bonhams) 경매에서 그녀의 1965년작 회화 '무제(Untitled)'가 미화 4백6십만 달러(한화 약 50억 원)에 판매되는 등 쿠사마의 인기는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아이들과 동물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유명한 팝 아티스트 요시모토 나라(奈良 美智, Nara Yoshitomo)도 인기 작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 등 평면적 그래픽 아트에서 영향을 받아 순수 예술과의 경계를 허문다는 '슈퍼플랫(superflat)' 개념을 도입한 무라카미 다카시(村上 隆, Takashi Murakami) 등의 일본 작가들도 세계적 인기를 누리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아트 마켓에서 아시아 마켓의 성장세와 함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작가들에 대한 관심과 유명세가 차츰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저명한 거장들과 더불어 새롭게 인정받고 있는 동시대 아티스트들의 작품에 한 번쯤 매료되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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