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의 따뜻함' 담긴 김외련, 평생 레시피 144

김혜림 기자  |  2020.10.05 15:48
집밥의 따뜻함과 가족의 사랑을 담은 책 ‘김외련, 평생 레시피 144’가 나왔다.

가족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이웃과 나눠 먹는 재미에 요리를 하고, 요리 교실까지 열어 사람들과 소통하고 정을 나누며 살고 있는 김외련 씨(75)가 생애 주기마다 필요에 따라 정성껏 만들었던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알토란처럼 담았다.

손수 만들어 자식을 먹여 키웠던 영양 밥상에서부터 죽음의 문턱에서 스스로를 건져 올렸던 약이 되는 음식까지, 음식을 통한 인생 이야기가 묵은 장맛처럼 깊고 향기롭다.

김 씨의 요리 원칙은 ‘제철 싱싱한 재료, 최소한의 양념, 최고로 간단한 조리법’이다. ‘베란다에서 겨울바람을 맞으며 말라가는 대구, 대나무 채반의 시래기, 바닷가에서 걷어온 모자반...’ 같은 것들로 만든 저자의 음식은 그래서, ‘어릴 적 시골 할머니 댁에서 먹었던 순수한 우리 음식의 맛’이 난다.

저자의 음식 철학을 고스란히 담은 음식 144개가 정갈한 밥상처럼 잘 차려져 있다. 사철 내내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봄 여름 가을 겨울, 철따라 해 먹는 음식들이 순서대로 담겼다. 직접 그린 음식 그림도 함께 올렸다. 예를들면, 사철음식으로는 사골우거지국, 무장국, 멸치볶음, 낙지볶음 A, 낙지볶음 B, 숙주나물, 스테이크 A, 스테이크 B, 감자 스테이크, 닭찜, 콩자반, 콩나물국(경상도 식), 북어찜, 어묵조림, 북어국, 브로콜리 볶음, 닭모래주머니 볶음, 닭날개 소금구이, 난자완스, 갈비찜, 사태찜, 카레라이스, 야채소고기볶음, 브로콜리소고기 볶음, 북어구이, 생선매운탕, 앤초비 파스타, 야채스프, 러시안 스프, 고추잡채가 소개돼 있다.

또 가을음식으로는 전어회, 전어 소금구이, 전어 양념무침, 대하 버터구이, 아욱국, 토란국에서 총알오징어 구이, 은행죽, 총각무 물김치, 마 올리브유 구이까지 다채롭다.이화여대 약학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저자는 자신이 만든 음식으로 유방암을 이겨냈고, 이를 통해 음식과 약의 근원이 같다는 식약동원(食藥同源)의 이치를 체득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음식은 함께 나눌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가을 아욱국은 문 닫고 먹는다’는 심보 보다는, ‘맛있는 음식은 3할은 덜어서 남에게 맛보도록 양보하라’는 채근담의 말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 손으로 만들어 먹는 음식이 왜 중요한가 하면, “섭생의 의미도 있지만,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활을 사랑하고 현실을 의식하는 심성이 인격에 베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죽을 때까지 내 손으로 끼니를 해결하겠다는 소망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늙어갈수록 요리가 귀찮아지지 않고 요리 철학을 계속 발전시키겠다는 의욕까지 생겨났다. 노년의 또 다른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외식하기 힘든 시절, 이 책을 곁에 두고 있으면, 집에서 언제든지 ‘제철 싱싱한 재료로, 최소한의 양념만으로, 최고로 간단하게’ 약이 되는 밥을 해 먹을 수 있다. 요즘 혼밥족들에게도 유익한 음식 레시피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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