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나, 속삭이는 무용]심성이 묻어나는 '산조춤'

채준 기자  |  2020.03.31 17:50


인간의 정신을 신체로 표현하는 무용!

무용은 인간의 미적인 표현이자 자신을 표현한다!

한국 전통춤은 원형이 있는 것으로 보존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춤추는 사람의 개성을 최대한 절제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춤 중 즉흥성이 강하고 유난히 자신의 감정 표출을 강하게 내포하는 ‘산조춤’이 있다.

우리나라는 1900년대부터 개화기를 맞이하고 일제강점기와 6·25를 겪으면서 정치적 불안과 혼란 속에서 문화 또한 큰 변화를 가져왔다.

무용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것이 소멸되었으며 궁중 정재만이 남아 나머지는 구전으로 전하여져 올 뿐이다. 이 시기에 외래 문물 유입으로 한국의 새로운 무용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던 신무용기의 창작적이고 실험정신을 가진 새로운 춤들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2017년 조하나 산조춤 \'황진이\' 공연 장면 /사진제공=조하나 2017년 조하나 산조춤 '황진이' 공연 장면 /사진제공=조하나


여기에는 두 가지 방향으로 존재하였는데 서양무용에 우리 것을 서구적으로 적용시키는 그룹들과 우리 것을 바탕으로 민속춤을 무대화한 그룹을 들 수 있다.

마당이나 대청마루에서 추어지던 우리나라 민속춤은 1908년에 서양식 극장인 원각사가 처음 건립되면서 현대적 개념의 무대에서 연행되기 시작하였으며, 이런 전통춤들이 새롭게 무대화되어 승화된 작품이 나온 것이다. 이때 창작되던 하나의 춤으로 ‘산조춤’ 또한 무대화되었다. 이‘산조춤’은 처음부터 춤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악기만으로 연주되는 기악독주곡 명칭인 ‘산조’에서 따와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다.

19세기 말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조’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즉흥적으로 연주한다 해서 ‘허튼가락’이라 부르기도 하였는데 주로 남도소리의 무속음악과 관련이 있는 시나위 기악합주곡으로 연주하던 것이 독주악기로 연주되면서 기교가 확대되었고, 시나위에 없는 판소리 장단의 진양조·중모리장단 가락을 도입하였다.

판소리의 음악적 영향으로 산조의 틀이 잡혀 발전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후 산조는 한 세기 동안 여러 명인들에 의해 전승, 발전되어 오늘날의 다양한 유파를 이룬다.

산조를 연주할 때는 장구의 반주가 필수적이며, 처음에는 느린 진양조로 시작하여 점차 빠른 중모리·자진모리·휘모리장단으로 바뀌어 가는 연주의 특징을 볼 수 있다.

산조는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산조가 가장 먼저 형성되었는데, 짜임이나 연주 기법 등이 다양하며 다른 악기의 산조에 비해 유파의 종류도 많다. 이후에 악기에 따라 거문고산조, 피리산조, 아쟁산조 등이 발생되었고, 여기 산조 가락에 우리 한국 춤사위와 어우러져 추는 것이 ‘산조춤’인 것이다.

산조와 발전을 함께한 ‘산조춤’은 춤추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느낌을 자유롭게 표출하기 때문에 각자 무용가들의 특성과 개성이 묻어있는 춤이다.

한국인들의 흥과 멋을 다른 전통춤들에 비해 자유롭고 다양한 동작들을 춤사위로 표현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산조춤’은 음악에 있어서도 개인의 취향대로 악기를 선택하며 연주 기법 또한 개성적으로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자유로운 연주에 춤을 입혀 출 수 있다.

가변성이 특징인 우리 춤 들은 오늘날 ‘전통춤’이라 일컫는 하나의 원형이 다음 전수자에게 전수됨과 동시에 전수자류로 재창조된다 할 수 있다.

‘산조춤’ 또한 전통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다음 전수자에 의해 추어지는 춤은 또 다른 심성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춤추는 이의 내면의 정서가 강하게 깃들어있는 춤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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