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 더 많았던 코첼라 공연" 르세라핌, 논란을 호평으로[★FOCUS]

윤상근 기자  |  2024.04.22 10:33
걸그룹 르세라핌 /사진=이동훈 걸그룹 르세라핌 /사진=이동훈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 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이 미국 최대 규모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이하 '코첼라')을 통해 멋진 퍼포먼스가 담긴 무대로 팬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르세라핌은 지난 13일에 이어 20일(이하 현지시각) 코첼라 사하라(Sahara) 스테이지에 올라 40분 동안 총 10곡의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르세라핌은 이번 2번째 공연에서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 '피어레스'(FEARLESS), '더 그레이트 머메이드'(The Great Mermaid) 등을 연이어 선보였고 미공개 곡 '1-800-hot-n-fun'에 이어 '언포기븐'(UNFORGIVEN),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퍼펙트 나이트'(Perfect Night), '이지'(EASY) 등 히트곡을 열창했다. 그들은 '파이어 인 더 벨리'(Fire in the belly)로 열정적인 무대를 마무리했다.

르세라핌 /사진=코첼라 르세라핌 /사진=코첼라


르세라핌은 이번 무대에서 확실히 나아진 보컬 실력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르세라핌은 무대 직후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밤 우리 무대를 보며 즐겨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우리의 첫 번째 '코첼라'를 통해 많은 부분을 배웠고 여러분과 함께 이 무대를 만들 수 있었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 이 기억을 평생 가지고 갈 것 같다"고 얘기했다.

르세라핌은 지난 무대에서 다소 불안정한 음정을 선보인 것과 관련, 여러 반응을 얻었고 멤버 사쿠라가 "난 이 스테이지를 위해서, 진심으로 준비하고 그 안에서 괴로움을 즐겼고 당일에 모든 걸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눈에는 미숙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완벽한 사람은 없고 우리가 보여준 무대 중 최고의 무대였다는 것은 흔들림 없는 사실이며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난 내가 느낀 것을 믿겠다. 그러니까 여기까지 왔다. 나는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나를 믿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르세라핌의 두 번째 공연에 대한 호평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K팝 칼럼니스트 최이삭은 자신의 SNS를 통해 "르세라핌 코첼라 1주 차 공연이 끝나고 이 트윗을 한 후,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같은 공연을 본 게 맞냐는 인용이 많이 달려서 놀랐다. 친구들에게는 네가 르세라핌을 그렇게나 좋아하는 줄 몰랐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게..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르세라핌을 좋아했던 걸까... 하이브에 잘 보이려고 쓴 거냐는 반응도 많았다. 단언컨대 나만큼 하이브에 잘 보이려 하지 않는 K팝 관련 필자는 없다. 무난했던 2주 차 공연이 끝난 지금. 다시 생각해도 나는 1주차 공연이 좋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건국 이래 최대의 가창력 논란. 온라인에 접속할 때마다 르세라핌 가창력 평가 단톡방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주로 돌아다닌 영상은 톤앤매너를 잡지 못한 첫 곡과 체력이 무너진 마지막 곡이었다. 일부는 전체를 대표하기에 이 부분에서 특히 노래를 못 한 것이 가창력 논란의 변명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몇몇 장면으로 평가를 마치기엔 장점이 너무 많은 공연이었다. K팝은 입체적인 장르다. 퍼포먼스, 스타일, 아트 각각 독자적인 매력과 맥락이 있다"라며 "르세라핌 코첼라 공연은 막대한 투자와 준비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태가 난다. 1주 차 공연의 경우, 화려한 K팝 콘서트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빡센 오프닝 메들리 수준의 공연이 40여 분 동안 지속됐다. 연출도 오프닝급이고, 퍼포먼스 강도도 오프닝급이었다. 한 번만 해도 숨이 턱 끝까지 차는 오프닝 메들리를 세 번 연달아 한 셈이다. 르세라핌은 단지 춤추며 노래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무대를 뛰어다니며, 멘트도 거의 없이 공연만 했다. 춤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면 당연히 노래를 더 잘했을 거다. 그런데 춤을 빼면 르세라핌이 코첼라에서 뭘 보여줘야 했을까. K팝은 춤추는 음악이고, 르세라핌의 퍼포먼스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라고 치켜세웠다.

특히 최이삭은 "상식적으로 숨 고를 시간이 넉넉했다면 가창이 좀 더 안정적이었을 텐데, 1주 차에서 그러지 않았던 이유는 뭘까. 나는 르세라핌 측이 밀어붙이는 공연만의 에너지와 연출적 완결성을 선택했고, 이번 논란은 본질적으로 그 선택의 결과라고 본다. 나는 이 선택이 완전히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K팝이 가수들에게 너무 많은 것이 요구되며 공고화된 '성대 분업'의 역사에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르세라핌이 이 '분업'을 조금 더 정교하게 했다면 이 정도의 가창력 논란은 없었을 거라고 본다"라며 "K팝은 즐기는 음악이라기 보다는 '해내야 하는' 음악에 가깝다. 적자생존의 무자비한 생태계에서 살아남은 가수들이 살벌하게 갈고닦은 노래와 퍼포먼스를 오차 없이 촬영한 영상으로 국경을 넘어왔다. 그래서 K팝 공연의 기본 정서는 비장함이다. 이 비장함은 모니터 속, 그리고 정서의 공감대가 있는 국내와 아시아 공연에서는 유효하지만, 서구권 뮤직페스티벌 무대에서는 독이 되곤 한다. 언어처럼 다른 공기 속에서 '해내야 하는' 공연을 하며 호응을 끌어내고자 노력하는 가수들의 모습은 종종 안쓰럽고 어색해 보인다. 르세라핌은 1주 차 공연에서 미완성이지만 코첼라의 '공기'를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쉽지 않은 일이다. 비장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관객과 호흡하는 여유를 가진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같은 가수들이 K팝 탑티어로 분류되는 이유다"라고 답했다.

최이삭은 "자신들이 얼마나 멋진 공연을 보여줄 수 있을지, 얼마나 많이 연습했는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고 기대하는, 두려움 없는 표정과 동작도 좋았다. 야외 뮤직페스티벌이 흥미로운 이유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 '변수'는 음향사고가 아니라 짐작하지 못했던 에너지와 즐거움을 만나는 일이다. 르세라핌은 1주 차 공연에서 분명 좋은 변수를 보여줬다. 한계를 인지하면서도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도 감동적이었다. 후반부에 체력이 바닥나며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렇기에 인간적이었다. 나는 K팝이 과정에도 박수를 보내는 음악이라고 믿는다. 가창력 문제는 그것대로 비판받되, 이 공연을 준비하며 이뤄낸 그들의 성장과 노력에 대해서도 이야기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코첼라는 '미국의 로컬' 뮤직 페스티벌일 뿐 올림픽이 아니다. 르세라핌은 국가대표가 아니라 꿈 많은 데뷔 2년 차 아이돌이다. K팝의 파이가 커지고 북미 투어가 보편화되는 흐름과 연동되어, 올해 많은 K팝 가수들이 미국 야외 뮤직페스티벌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에 이번처럼 라이브 논란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나, 르세라핌이 코첼라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도전과 시도가 그들에게 금기가 아니라, 교훈과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공연을 준비한 르세라핌이 그들의 모토대로 앞으로도 두려움 없이 노래하고 춤췄으면 좋겠다"라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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