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 우리 아이 발은 정상일까?

채준 기자  |  2020.02.26 14:23
/사진제공=안산 에이스병원 /사진제공=안산 에이스병원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 첫 번째 중족골의 머리 부위가 안쪽으로 튀어나와 통증을 일으키는 질병을 말한다.

볼이 좁은 신발이 원인이 된다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후천적 요인보다는 선천적 원인이 크다. 얼굴 생김새가 부모를 닮듯이 발 모양 또한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을 가능성이 크다.

무지외반증은 주로 청소년기부터 서서히 진행하여 성인이 되어 진행이 빨라져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반적인 무지외반증 외에 청소년형 무지외반증(juvenile hallux valgus deformity)이 있는데 이는 모든 중족골이 내측을 향하여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변형이 진행되어 중학생이 되면 눈에 띄게 변형이 진행되기도 한다.

청소년형 무지외반증을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을 자녀를 데리고 병원을 방문하여 자녀가 무지외반증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문의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정상 발 모양이라는 것이 있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교과서적으로 정상 발에 대한 정의는 존재한다. 발을 이루고 있는 약 26개의 뼈의 상대적 각도를 표시하여 ‘이런 발이 정상이다.’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얼굴이 제 각각 이듯이 발 모양 또한 제 각각 일수 밖에 없다. 너는 얼굴이 정상 범위에 있구나. 너는 얼굴이 비정상이라고 말하지 않듯이 발 또한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것이 무의미 할 수 있다.

발 모양이 어떻든지 간에 안 아프고 잘 쓰면 그만이다. 무지외반증은 신기하게도 변형의 정도와 통증의 정도가 일치하지 않는다. 누구는 변형이 심하여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위로 올라가도 불편함 없이 잘 지내며, 어느 사람은 약간의 변형에서도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 그러므로 치료의 기준은 발의 모양이 아니라 증상이 기준일 수 밖에 없다. ‘선생님 제 발은 치료할 정도로 변형이 심한가요?’라고 환자가 의사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의사가 환자에게 ‘치료가 필요하실 정도로 아프신가요?’하고 물어야 한다.

무지외반증의 치료의 첫 번째는 볼이 넓고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다. 통증이 심할 때는 소염진통제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만약 이런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크지 않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시중에 파는 실리콘 등의 보조기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연구 되어 있다. 심지어 성장기에 보조기나 깔창을 사용해도 광고와는 다르게 변형을 교정하기는 커녕 진행을 막지도 못한다. 코가 낮아 빨래 짚게를 코에 물리고 잤다고 해서 코가 높아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윤항섭 안산 에이스병원 원장은 “우연히 자녀의 발을 보니 엄지발가락이 휘어있는 것이 보여 걱정이 된다면 통증이 있는지 물어보고 통증이 있다면 볼이 넓고 편한 신발을 사주는 것이 좋다. 최근 유행하는 신발을 사준다면 자녀와 함께 병원을 방문하는 것보다 자녀와의 관계도 좋아질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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