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헌일 "음악, 항상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FULL인터뷰]

공미나 기자  |  2019.11.20 13:58
/사진제공=임헌일 /사진제공=임헌일


밴드 메이트을 거쳐 아이엠낫의 일원이자 솔로 가수로 활동 중인 임헌일.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뮤지션이지만, 무대가 아닌 곳에서 그의 모습을 접할 기회는 드물었다. 그런 그가 최근 JTBC '비긴 어게인3'에 출연, 대중과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비긴 어게인3'은 그의 음악과 매력을 드러냄과 동시에, 곧 새 솔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임헌일의 음악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비긴 어게인3' 출연은 솔로 음반 작업 중 갑작스럽게 제안을 받고 이뤄졌다. 올해부터 솔로 앨범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아이엠낫 활동을 전면 중단한 임헌일은 갑작스레 프로그램 출연 제의를 받고 이탈리아로 떠났다.

"하림 선배님에게 먼저 연락을 받았어요. 지난 시즌 패밀리 밴드가 반응이 너무 좋아서 다시 봤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나 봐요. 기존에 했던 패밀리 밴드 멤버는 그대로 가는데 변화를 주기 위해 새 연주자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기타리스트 정재일 씨가 저를 추천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정현 누나나 하림이 형이 괜찮을 것 같다고 하셔서 연락을 주셨어요."

'비긴 어게인3'에 이어 '비디오스타' 출연까지. 최근 무대가 아닌 곳에서 자주 얼굴을 비춘 임헌일이다. 그는 "어떤 일을 해야 할 때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부터 생각해서 조심스러워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며 달라진 마음가짐을 이야기했다. 이어 "'비긴 어게인3'를 하며 새로운 사람 만나며 얻는 에너지가 훨씬 크다는 걸 느꼈다"며 "어떤 대단한 업적과 결과를 위해 사는 것도 아닌데, 주어지는 대로 좋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면 좋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특히 임헌일은 '비긴 어게인3'을 통해 그간 품고 있던 고민을 내려놓고 위로를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음악적으로 많은 고민이 있었다는 그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고민들이 나만 갖고 있는 고민이 아니란 걸 알았다. 그걸 어떻게 이겨내고 싸우고 있는지 얘기하면서 많이 풀렸다"고 털어놨다.

"저랑 다른 환경의 사람들이고 저의 생활방식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을 보면 제 문제가 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은 것에 과하게 집중해서 크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보면 찡찡거리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제 즐겨야겠다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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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일이 가진 음악적 고민들이 무엇이었을까. 그는 작업 중인 새 앨범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고민들을 털어놨다. 임헌일은 내년 1월~2월 새 솔로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고, 이에 앞서 오는 12월 싱글을 발표할 계획이다. 새 앨범에 대해 "심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만들었다"고 말한 그는 "앞으로 음악을 계속해야 할 지 고민했다. 그런 뮤지션으로서의 고민들과 한 사람으로서 고민을 담았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20대 때는 음악이 재밌어서 했고, 그러다 좋은 일이 생겨서 계속 음악을 했어요. 그런데 그게 다 운이었던 거 같이 느껴지고 이제는 무대 설 때마다 증명해야 할 것 같았어요. 무대에 오르는 게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일이었는데, 그게 두려워지니까 음악을 계속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이걸 스트레스받고 견뎌낼 수 있을 것까지 해야 하나. 돈을 못 벌더라도 음악과 상관 없는 거 하면 잘하든 못하든 열심히 하면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밖에선 좋게 얘기 많이 해주시지만 저는 그걸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많이 해야 하니 압박으로 다가왔어요."

이어 그는 "이런 고민은 음악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 하는 사람들, 특히 제 또래쯤이면 하는 고민이 아닐까"라며 "누군가는 제 위치를 부러워할 수도 있는데 사실은. 근데도 저는 저로서 이 안에서 겪는 고민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004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동상을 수상, 2005년 정원영 밴드의 일원으로 가요계에 입문, 밴드 브레멘과 메이트를 거쳐 아이엠낫까지. 15년간 음악을 해온 그에게 20대와 30대, 다가올 40대에 대해 물었다.

"20대는 마음 가는 대로 음악을 했고, 그러다보니 불안했고, 슬펐고, 그러면서도 재밌었어요. 30대는 그런 것들을 다스려 나가는 나라는 음악을 이제 좀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내가 누굴까. 내가 이럴 때 이렇게 느끼고 반응하는 사람이구나. 그런 걸 깨달은 시기였어요. 40대는 감이 오질 않네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발견한 저란 사람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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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주로 활동하는 그에게 연말은 유독 바쁘다. 먼저 오는 12월 13일 서울 마포구 하나투어 브이홀에서 개최하는 단독 콘서트 'Capture This Moment'(캡처 디스 모먼트)를 앞두고 있다. 또 김동률과 이소라의 연말 콘서트에도 연주자로서 함께한다. 그는 이처럼 바쁜 시간에 대해 "제 공연은 촉박하지만, 저희 밴드가 오랫동안 합을 맞췄던 친구들이고 너무 잘해서 충분히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김동률 선배님 거의 완벽하게 맞춰지고 있다. 그 완벽함에 익숙함까지 더하시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 이소라 선배님 공연은 시간이 있어서 바쁘게 돌아갈 것 같다"고 전했다.

"1년 내내 음악만 하는 것 같다"는 물음에 임헌일은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연말이 특히 바쁘다. 페스티벌 공연 무대에 서면 시간이 쓱 지나간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곧 발매될 솔로 앨범에 대해 "1집과 달리 더 즐기면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집 앨범은 약간 의무감에 만들었다"는 그는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한 뒤로 제가 항상 머릿속에 밴드를 하고 싶고 솔로는 관심 없다고 스스로 각인시켜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새 앨범부터는 즐기면서 사람들과 소통도 더 하고 공연도 하고, 그렇게 활동하고 싶다"며 "열심히 기회가 주어질 때 다 열심히 참여해서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즐기겠다는 새로운 각오였지만, 음악에 대한 임헌일의 간절함은 여전했다.

"항상 '이게 마지막일지 몰라'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이런 단독 공연을 또 언제 하겠어'라는 마음으로 해요. 대부분 음악 하시는 분들이 아마 이렇게 생각할 거예요. 그런 생각이 저를 더 절실하게 만들고 더 최선을 다해서 만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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