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올림픽이다] '디테일' 못 살리면 극일도 금메달도 없다

박수진 기자  |  2019.11.19 17:20
프리미어12 은메달을 목에 건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단. /AFPBBNews=뉴스1 프리미어12 은메달을 목에 건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단. /AFPBBNews=뉴스1
한국 야구 대표팀이 일본에 발목을 잡히며 2019 프리미어12를 아쉽게 준우승으로 마쳤다. 이제 내년 8월 열리는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 8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17일 일본의 우승으로 끝난 프리미어12도 마찬가지였지만 도쿄 올림픽에서도 한국의 가장 큰 경쟁국은 일본이다. 더구나 일본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 2020시즌 일본프로야구(NPB) 정규시즌까지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야구는 세계 최정상의 위세를 떨쳤다. 2006년과 2009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각각 4강과 준우승을 차지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서는 9전 전승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대표팀은 무엇보다 수비와 주루 등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6 WBC 당시 박진만(43·현 삼성 코치)처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내야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KBO리그는 그렇지 않다. 세밀한 야구가 사라졌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올 시즌엔 팬들로부터 '저질 야구'라는 혹독한 비난을 듣기도 했다.

17일 열린 결승전에서도 한국 야구의 허점은 여실히 드러났다. 주루와 수비에서 일본에 완전히 밀렸다. 3회 김하성(24·키움)이 김재환(31·두산)의 외야 플라이 때 2루로 뛰다 상대 좌익수의 호송구에 걸려 아웃됐고, 5회에는 선두타자 김상수(29·삼성)의 좌익선상 2루타성 타구가 상대 호수비에 막혀 단타에 그쳤다. 김상수는 1사 후 김하성의 삼진 때 도루를 시도하다 런다운에 걸쳐 횡사해 공격의 맥을 끊었다.

또한 KBO 리그 최정상급 타자에 속하는 올해 홈런왕 박병호(33·키움), 타격왕 양의지(32·NC), 지난해 홈런왕 김재환 등은 낯선 일본 투수들의 세밀한 투구를 공략해내지 못했다.

일본 야구의 전설이자 재일동포인 장훈(79)은 17일 TBS 방송 선데이 모닝에 출연해 "결승서 한국 대신 일본이 우승할 것"이라며 "이렇게 서툰 한국 대표팀은 처음 본다. 4~5년 만에 경기를 봤는데 수비에서 너무나 좋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실제 한국은 장훈의 지적처럼 좋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야구는 '디테일'한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았다. 결국 지도자들과 선수들이 각성하는 자세로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지도자들은 당장 눈앞의 성적보다 선수들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선수들도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보다 시야를 더 넓히고 실력을 키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을 넘고 또 한 번 금메달의 영광에 도전해 볼 수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